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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9일 화요일

오토바이 단상


요새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급정거를 해서 사고를 면하는 경험을 몇번 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들께서 오토바이를 탈 생각도 없는 자녀들에게 "오토바이는 타지 말라"는 말씀을 왜 그렇게 하셨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한 장면은 어제 퇴근길에 집 근처에 다 와서 신호등에서 출발하고 난 직후 오토바이 운전자(심지어 뒷좌석에 한명을 더 태운채)가 갑자기 왼쪽 차선에서 제 차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기를 해서 깜짝 놀라 속도를 줄이는데, 다시 제 왼쪽 차선에서 달리는 차 앞으로 또 끼어들기를 하는 식으로 곡예운전을 계속하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끼어드는 차선에 있는 차로서는 바로 옆 또는 사각에서 앞으로 나가는 오토바이라서 인지를 하고 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앞서 가는 차량과 간격이 넓어서 속도를 내는 순간이었다면 바로 오토바이를 추돌하는 사고가 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또 한 장면은 오늘 아침이었는데 주택가 도로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꺾어지려는데, 갑자기 오른쪽 사이드미러에 오토바이가 있는 걸 발견하고 급정거를 한 것입니다. 직진을 하려했던 그 오토바이는 우회전하려는 제 차가 진행방향을 막았다고 생각했는지 클랙션을 울리고, 더불어 입모양으로 확연히 보이는 불쾌한 말을 내뱉고 갈 길을 갔는데요. 우회전이 수시로 나오는 골목에서 진행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는 앞차가 우회전을 하는 것을 보면 기다렸다가 직진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우회전하는 차량이 오토바이의 직진을 막았다고 하여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생각이 들면서도, 사고가 안나 다행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네요.

이런 장면들을 보니, 오토바이의 사고발생 가능성이 일반 차량보다 더 클 것이라고 추측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아들놈들에게도 절대로 오토바이는 타지 말라고 말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2014년 3월 25일 화요일

박카스 유감

언제부터인가 버스나 지하철 특히 지하철을 이용할 때 노약자석 이용행태를 살펴보면 뭔가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정신 없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전동차 안에 사람이 별로 없을 때에도 젊은 축의 사람들은 거의 노약자석에 앉지 않습니다. 노인분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은 이 박카스 광고에서 젊은이가 "우리 자리가 아니잖아"하면서 앉지 않는 모습이 매우 호의적으로 그려진 이후에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광고의 목적이 좋다는 것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닌데, 이 광고 이후 젊은이들이 노약자석에 앉는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노약자석이 아닌 다른 좌석에서 젊은이들이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 매우 드물어진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노인들은 노인석에 앉을 수 있으니 다른 좌석에서는 그런 말 하지 마시라"란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광고의 문제가 웃어른을 공경하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노인공경도 딱 정해진 만큼만 하면 되는 것이라는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노인을 노약자석으로 소외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국 젊은이들은 젊은이들 좌석, 노인은 노인좌석 이렇게 나누어 노인들은 이리 오지 마시오라고 하는 무언의 압력이 되지 않을까요?

반대로 때때로 노약자석에 젊은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노인분이 호통을 치시는 것을 보는데 저는 이게 그렇게 안좋아 보일 수가 없습니다. 젊은이도 몸이 안좋을 때가 있고, 정말 피곤해서 앉아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노약자석에 앉는 것이 무슨 큰 죄가 되는 양, 노인이라는 것이 무슨 권리인 양 그 자리를 요구하는 것은 정말 불편하더군요. 대중교통에서 웃어른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공중도덕"이라고 할 것이지, 그것을 지킬 것을 타인에게 요구할 "권리"는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종종 노인분들, 나아가 우리 부모남들께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우리와 같이 젊은 시절을 거쳤으며,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사실, 우리와 같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보통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우리는 노인분들을 심하게 말하면 이제 몸에 힘이 다 빠져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잉여라고 취급하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저도 이걸 깨달은게 몇년 안됩니다. 이걸 깨닫고 나서 제가 처음 한일이 2G폰 쓰시는 부모님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린 겁니다. 처음에는 부모님들께서는 전화가 전화만 되면 되지 스마트폰이 뭐가 필요하냐며 손사래를 치고, 나중엔 쓸데 없는데 돈쓴다고 화까지 내시려고 하셨죠. 그래도 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꿋꿋이 부모님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습니다. "저보다 사실 날 얼마 안 남았으면, 저보다 더 좋은거 더 맛있는거 많이 쓰고 드셔 봐야죠.  스마트폰이 화면도 커서 익숙해지면 더 편해져요. 원래 기계는 만지작하다 보면 다 쓸데가 생기는 거에요." 막 이러면서요.

지금은 3-4년 스마트폰을 쓰셨는데 어머니께서는 스마트폰으로 맞고, 애니팡하시는 것을 즐기시고, 저한테 카카오톡으로 이모티콘 문자 날려주시고, 아버지께서는  TED 동영상에 좋은게 많다며 열심히 보시고, 유튜브랑 네이버 블로그에 산에 가서 찍으신 영상과 주변 분들한테 이메일 등으로 받은 좋은 글들 올려서 한 번 보라고 제게 카톡 보내 주십니다. 아이폰 사고 나서 컴퓨터랑 동기화 한번도 안하고 쓰는 막내동생보다 훨씬 나은 수준입니다. 이런 것 보면 부모님들께서 "나이 들어서 뭐 이런걸" 하시는 거 다 뻥입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부모님께서 조금이라도 체력이 되실 때 해보시라고 권하고, 같이 즐겨보세요.

이야기가 돌아왔는데, 그래서 전 지하철 탔는데 노약자석에 자리가 나면 가서 앉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 또래 이상 되는 노인분들이 앞에 오시면 가끔 자리를 양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앉아 있습니다. 또 너무 피곤해서 못참겠다 싶으면 잡니다. "우리 자리가 아니잖아"? 우리와 노약자는 다른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게 노약자와 우리를 구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노인이 됩니다. 저는 노인이 되어서 그런 취급 받길 원치 않습니다. 노인분들도 똑같을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