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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일 수요일

드래곤 라자 인사말

트위터를 보다가 동아리 선배들의 청첩장 문구에 빵터진 후배의 트윗을 보게 되었습니다.
청첩장 문구에 이렇게 씌어 있었던 것이죠.

아마도 저처럼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드래곤라자"를 읽으면서(관련 포스팅 [책 소개] 파운데이션 참조) 각 집단 소속 사람들이 특유한 인사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던 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이 나서 드래곤 자라의 인사말을 모아놓은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청첩장에 소개된 문구는 그랑엘베르의 인사를 약간 변용한 것이었네요. "마법의 가을"이라는 문구도 소설을 본 사람이었다면 인상적이었을 문구입니다.

오랜만에 책대여점에서 한권두권 빌려보던 만화책, 소설책들이 떠오르는 아침입니다.


그랑엘베르의 인사
Grangelber of Elves and Purity.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May travel happily to the setting sun, with the sunlight shining on your ears.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May return with a smile as you started, and be peace at last.
 
카리스누멘의 인사
Kharis Numen of Dwarves and Fire.
 
카리스누멘의 가호가 있기를
May the protection of Kharis Numen be with you.
 
그 모루와 망치의 불꽃의 정수가 그대에게
May the essence of the fire of the anvil and hammer be with you.
 
에델브로이의 인사
Edelbroy of Cosmos and Storm
 
바람 속에 흩날리는 코스모스를
May the cosmos swaying in the wind be with you.
 
폭풍을 잠재우는 꽃잎의 영광을
May the glory of the petal that hushes up the storm be with you.
 
아샤스의 인사
Asyas of Eagle and Glory
 
영광의 창공에 한 줄 섬광이 되어
Being a light to the sky of glory.
 
그 날개에 뿌려진 햇살처럼 정의롭게
As fair the sunshine falling on the wing.
 
테페리의 인사
Tepery of Hobbits and Branch roads.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을
May a small luck be with you when you need.
 
마음가는 길은 죽 곧은 길
A road of mind is straight.
 
오렘의 인사
Orem of Rose and Justice.
 
정의가 닿는 그 어느 곳에서라도 피어 오르는 장미를
A rose that blooms everywhere the justice can reach for you.
 
열정의 꽃잎처럼 불타는 마음을
The glowing mind like the petal of passion for you.
 
레티의 인사
Letti of Swords and Destruction.
 
칼날 위에 실을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이름의 영광에 의지하여
Depending on the glory of the greatest name which can be put on the blade.
 
창조가 닿을 수 없는 미를 찬미하며
Praising the beauty that the creation cannot reach.
 
닐림의 인사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는 단 하나의 쇠사슬
The only chain that is chosen by its own will.
 
나를 묶어 모든 이 앞에서 당당하게 한다.
Binds me to be dignified in front of every one.
 
콜리의 인사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눈이 그대의 꿈을 보리니
 
어둠속의 꿈이라 해도 그대만의 것은 아니다

2014년 5월 9일 금요일

[책 소개] 파운데이션




아이작 아시모프, 파운데이션, 황금가지(2013)

작년(2013년) 한해동안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감명깊었던 책을 꼽으라면, 저는 파운데이션 7부작을 꼽고 싶습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번역되어 있었던 것을 모아서 다시 번역하여 나왔기에 SF 소설을 나름 좋아한다고 했지만 들춰보기에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었던 파운데이션 씨리즈를 독파해 보기로 마음먹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감명깊은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20대 초반일 당시 이영도 작가가 "드래곤라자"라는 소설로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의 서막을 열었을 때, 그가 이 소설을 참조했구나 하는 것을 거의 20년이 지나서나마  깨달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소설의 각 장을 "---사전"에서 인용하는 형식을 드래곤라자에서 처음 보았고 매우 맘에 들었었는데, 이런 형식은 이미 1960-1970년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에서 쓰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세계 자체를 통째로 창조해 내는 것, 창조해낸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발전상을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이를 통해서 우리가 살 미래는 어떨 수 있겠다고 예측해 보는 것(그리고 작가가 창조해 낸 것과 비교하는 것) 모두 이 책을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감흥들입니다.

6부의 아래 부분을 읽을 때는 소름이 돋았는데,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될테니 자제하겠습니다. SF 거장의 수십년에 걸친 창작의 결과물은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셀던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포옹했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그녀에게 가까지 가져갔다. 그녀가 외면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고 있었다. 
도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천천히. 부드럽게. 그러다가 아주 정렬적으로. 그러자 그녀의 팔이 갑자기 그를 꽉 끌어안았다.
그가 입술을 떼자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한 번 더 해주세요. 해리."

아이작 아시모프, 파운데이션의 서막(파운데이션 시리즈 6권), 63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