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10일 수요일

[사용기] 골프존 넥스트비젼



최근 몇년간 제게 무더운 한여름밤의 피서방법 중 으뜸으로 꼽으라면 스크린골프장에서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스크린골프장은 대부분 냉난방 및 환기시설이 잘 되어 있어 한여름 바깥날씨와 비교할 수 없이 시원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스크린골프를 너무 자주 즐기게 되는 단점이 있기는 한데, 덕분에 적어도 스크린골프 실력은 늘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스크린골프 싱글"이라고 농삼아 이야기하곤 합니다. 스크린골프 실력은 골프존에서 골프를 친 결과가 쌓여서 그것을 바탕으로 판단한 것인데요. 골프존이 스크린골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회원들의 기록들을 이용하여 실력을 측정하고 경쟁시키는 시스템도 한몫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골프존에서는 회원의 실력지수를 G핸디라는 점수로 보여주는데, 위 사진에서 제 G핸디는 2.9 정도 되네요. 골프존에서 로그인하여 기록을 남기는 회원들 중에서 118250위(상위 16%) 정도 되는 실력이라고 합니다. 로그인 안하는 수많은 실력자를 감안하면 스크린골프 한국 200,000등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골프에서 핸디라고 하면, 평소에 몇 오버파를 치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가 평균적으로 라운딩을 가서 내는 스코어가 100타라고 한다면, 이븐파인 72타를 기준으로 +28 이 제 핸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제 실제 핸디는 25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당구를 치는 사람들끼리 몇을 치는지 물었을 때 자신의 실력을 300, 200, 150, 100, 80, 50, 30 정도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유사한 기능을 합니다. 실력이 더 좋은 사람에게 실력차만큼의 핸디캡을 주어서 비슷하게 경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G핸디는 스크린골프에서의 스코어를 가지고 골프존에서 일정한 공식으로 만든 것인데, 일반적인 핸디산정방법에 골프존 나름대로 플레이한 골프장의 난이도 등을 감안해서 조정하여 산출한 것입니다. 제 경험상 G핸디가 2.9 정도라는 것의 의미는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에 가서, 평이한 난이도의 골프장을 골라 플레이했을 때 이 사람이 크게 실수하지 않고 플레이하면 3오버파(75타) 정도 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골프장에서 이 정도 칠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네요.  스크린에서 드라이버의 방향도 많이 잡혔고, 숏게임과 퍼팅도 많이 연습이 되기는 하지만, 아직도 실제 필드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제 경우, 실제 필드의 고저차와 잔디가 많고 적음, 채를 잡아당기는 러프의 난감함, 스크린 벙커샷의 쉬운 난이도, 해저드나 오비에 빠졌다가 다시 나올 확률이 높은 스크린의 특성 등 때문에 스크린이 약 10타에서 20타 정도 좋은 스코어가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어제는 작년부터 골프/스크린골프에 엄청나게 빠져들어버리신 R모 변호사님의 초청으로, 골프존에서 새로 나온 "넥스트비젼"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검색해본 결과 서초구에 넥스트비젼을 설치한 매장은 66개 매장 중 2군데 뿐이네요.


골프존이 처음 나올 당시 스크린에 공을 치면 화면에 날아가는 공과 떨어지는 지점을 구현해 주는 시스템의 이름은 골프존 "리얼"이었습니다. 이후 골프공을 자동으로 놓아주는 방식 및 화면의 질감과 사실성을 높인 시스템을 내놓았는데 이것이 골프존 "비젼"입니다. 비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스크린 업주들에게 추가적인 장비도입/고객에게는 추가과금을 하게 되었는데, 현재는 "비젼"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비젼 시스템이 자리를 잡게 되자, 골프존에서는 "넥스트비젼"이라는 시스템을 내놓았는데, 비젼과 구별되는 점은 화면이 정면 스크린 하나에서 티박스에서 스크린으로 연결되는 바닥 부분에도 생기게 된 것입니다. 즉 "화면이 두개"라는 것입니다. 그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4미터 이내의 퍼팅(매장에 따라 화면까지의 거리가 더 멀면 퍼팅거리도 더 길어질지 모르겠습니다)의 경우 정면의 화면이 아니라 바닥의 화면에 홀컵이 생성되어 바닥 화면을 보고 퍼팅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스윙시 채의 궤적을 보여주는 점, 화면/키보드가 아니라 터치스크린으로 조작을 하게 된 점, 투어모드 도입 등도 달라졌지만, 플레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퍼팅이 이원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티샷이나 세컨샷의 경우 바닥화면

*4미터 이내 퍼팅 시에 바닥에 보이는 홀컵

그러나 4미터 이내의 퍼팅이라고 하더라도 공이 바닥에 보이는 홀컵으로 직접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앞에 보이는 칸막이 안으로 들어가고 바닥에 공이 굴러가는 그림이 보이는 형식이었던  것이 아쉬웠는데, 다시금 생각해 보면 그린의 경우에도 빠르기, 경사 등에 따라 속도와 휘는 정도가 조절되어야 하는데, 실제 바닥은 평평하기만 할 뿐이어서 제 생각은 바닥의 경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지 않는 한 해소될 수 없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새로운 것은 스윙궤적을 표시해 주는 것이었는데, 골프레슨을 받으면서 프로들이 말하는 아웃-인 스윙, 인-아웃 스윙, 인-인 스윙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클럽의 헤드가 지나가는 길을 선으로 표시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냥 컴퓨터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는 이 기계가 새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일반모드/투어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투어모드는 골프장에 대해서 야디지북 + 캐디의 10미터 단위의 남은 거리 안내만으로 게임을 하게 하는 상급자용 모드입니다. 투어모드의 퍼팅에서는 그린에 격자 무늬를 없애 격자 무늬로 계산해서 퍼팅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서 실제 필드와 더 유사하게 어렵습니다. ㅡㅡ;





* 결정적으로 넥스트비젼 게임에서는 캐디가 트와이스의 "쯔위"입니다(첫번째 사진 왼쪽 하단의 캐디가 쯔위입니다). 스크린을 즐기는 아재분들도 쯔위는 알아본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트와이스가 골프존 광고를 하더니, 멤버들 사진을 이렇게 사용할 생각이었군요. 버디를 하면 트와이스 "채영"이 축하해 줍니다(쯔위와 채영이 누구인지 궁금할 분들을 위해 사진 첨부합니다). "사나"는 이글이나 해야 볼 수 있는 걸까요 ㅡㅡ;


초대해 주신 R모 변호사님 덕분에 즐거운 게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계셔서 조만간 실력이 추월당할 것 같습니다(이미 G핸디가 저보다 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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