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무죄
형사판결에서 "무죄"판결은 죄가 없다는 뉘앙스를 주지만 실제로는 검사측에서 제출한 증거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다"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절차를 통해서 피고인이 유죄라고 주장하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판사에게 유죄라는 심증을 형성하기에 충분한지, 그렇지 않은지 변호인으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해서 "무죄"라는 결론을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건현장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는 하늘과 당사자만 아는 것이고, 사후에 조사된 사항들과 증인들의 증언이 이를 간접적으로 추정하게 만들어줄 뿐이기 때문에, 이 정도를 가지고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증거들에 유죄판결이 나오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피고인들에게도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지요. 오랜만에 내심 무죄라고 생각하였지만 피고인에게도 재판결과는 모른다고 말씀드렸던 사건에 오늘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벌금 30만원의 구형에도 시시비비를 가려서 판단해주는 법원의 세심함이 일반인의 사법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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