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본인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을 자유' 첫 인정, 법률신문 2021. 1. 6. 기사
대법원이 레깅스 뒷모습 몰카에 대해서 유무죄가 갈렸던 사안에 대해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1. 7. 선고 2019도16258).
눈에 띄는 점은 위 죄의 보호법익에 대해서 설시한 두 가지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카메라 등 이용찰영죄의 보호법익인 성적 자유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하고,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피해감정의 다양한 층위와 구체적인 범행상태에 놓인 피해자의 처지와 관점을 고려해 성적 수치심이 유발되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취지는 공감합니다만, 객관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는지가 범죄성립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서 범죄성립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촬영을 하는 것이 인격권 침해가 되기는 하지만(그래서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지만) 이를 범죄로 처벌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인격권 침해로 인한 피해가 그 침해행위에 대한 보호정도를 침해행위를 금지해서 범죄로 할 만큼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신체부위에 대한 동의 없는 촬영에 있어서는 그 침해행위에 대한 보호정도를 침해행위를 금지해서 범죄로 할 정도이고, 그 보호법익 이라고 하는 것이 성적 자유라고 하는 것은, "성적 자유"는 "인격권"과 달리 절대로 침해당해서는 안되는 상위의 권리 로 인정해 버리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닐까요.
대법원의 판시에서 단순히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의 보호법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에서 나아가, 그 보호법익이 우리 헌법체계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다른 보호법익과 비교하여 더 보호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단순히 그러한 행위로 인해 '여성이 기분나쁘다'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것이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