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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7일 목요일

[판결] 레깅스 뒷모습 몰카도 성적 수치심 유발


[판결] '본인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 되지 않을 자유' 첫 인정, 법률신문 2021. 1. 6. 기사

대법원이 레깅스 뒷모습 몰카에 대해서 유무죄가 갈렸던 사안에 대해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1. 7. 선고 2019도16258).

눈에 띄는 점은 위 죄의 보호법익에 대해서 설시한 두 가지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카메라 등 이용찰영죄의 보호법익인 성적 자유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를 의미하고, 성적 자유를 침해당했을 때 느끼는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분노, 공포, 무기력, 모욕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피해감정의 다양한 층위와 구체적인 범행상태에 놓인 피해자의 처지와 관점을 고려해 성적 수치심이 유발되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취지는 공감합니다만, 객관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는지가 범죄성립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서 범죄성립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촬영을 하는 것이 인격권 침해가 되기는 하지만(그래서 민사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되지만) 이를 범죄로 처벌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인격권 침해로 인한 피해가 그 침해행위에 대한 보호정도를 침해행위를 금지해서 범죄로 할 만큼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신체부위에 대한 동의 없는 촬영에 있어서는 그 침해행위에 대한 보호정도를 침해행위를 금지해서 범죄로 할 정도이고, 그 보호법익 이라고 하는 것이 성적 자유라고 하는 것은, "성적 자유"는 "인격권"과 달리 절대로 침해당해서는 안되는 상위의 권리 로 인정해 버리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닐까요.

대법원의 판시에서 단순히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의 보호법익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에서 나아가, 그 보호법익이 우리 헌법체계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다른 보호법익과 비교하여 더 보호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단순히 그러한 행위로 인해 '여성이 기분나쁘다'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것이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2019년 10월 8일 화요일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


*공항철도에서 인명구조한 경찰관

세상에 나쁜 뉴스만 넘쳐나는 것 같아도,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입니다. 오늘 국선변호는 맡은 사건의 피해자측에 연락을 했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여서 보호자인 아버님께 연락을 드려서, 피고인이 반성하고 사죄하고 있으니 처벌불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할수 있게 작성해 주십사 연락을 드린 것이었는데요. 어느 정도 배상금을 받으시고 작성을 해주셔도 되는데 보상이나 배상 없이 흔쾌히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처벌불원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없던 사건이 되는 것이 아니고, 벌금 감경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긴 해도 타인에게 그것도 자신에게 잘못한 타인이 반성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그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는 것, 그것도 처벌불원서 작성과 인감증명서의 우편제출이라는 귀찮은 일을 감수하는 것은 피해자분의 성숙한 인격을 잘 나타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 보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이 자리를 빌어 피해자 아버님께 감사드립니다.

2015년 9월 22일 화요일

피해자의 정보권


범죄피해자는 형사사건의 진행 및 결과에 대해서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단계에서 피해자는 "고소인" 내지 "참고인"에 불과한 지위를 가질 뿐 수사의 주체는 수사기관(경찰, 검찰)이고, 형사재판단계에서도 피고인의 상대방은 검사이지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진술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 "증인"이 되지 않는 한 특별히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를 소환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피해자의 권리보호 및 지위강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형사소송법에 피해자의 형사절차에서의 참여권이 인정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형사소송법도 피고인에 대한 형사재판절차에서 진술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나아가 피해자에 대한 검사의 처분결과통지(형사소송법 제259조의 2), 공판기록열람 등사권(형사소송법 제294조의4)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피해자의 정보권"이라고 합니다. 수사중에 수사기관에서 자신이 진술한 내용만을 열람등사할 수 있는 것보다 범위가 더 넓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① 소송계속 중인 사건의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하거나 그 심신에 중대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포함한다), 피해자 본인의 법정대리인 또는 이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피해자 본인의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변호사는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재판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②재판장은 제1항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그 취지를 통지하여야 한다.
③재판장은 피해자 등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범죄의 성질, 심리의 상황,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 또는 등사를 허가할 수 있다.
④재판장이 제3항에 따라 등사를 허가하는 경우에는 등사한 소송기록의 사용목적을 제한하거나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⑤제1항에 따라 소송기록을 열람 또는 등사한 자는 열람 또는 등사에 의하여 알게 된 사항을 사용함에 있어서 부당히 관계인의 명예나 생활의 평온을 해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
⑥제3항 및 제4항에 관한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할 수 없다.


2015년 2월 27일 금요일

형사공탁시 피해자 인적사항 몰라도 공탁

성폭행 피해자 인적사항 몰라도 공탁할 수 있게, 법률신문 2015. 2. 26.자 기사

대법원이 공탁규칙을 개정하면서 '형사공탁'과 관련 조항(제80조 형사공탁)을 신설하였는데, 지금까지는 공탁의 경우 예외없이 피공탁자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었으나(공탁규칙 제20조 제2항 제5호) 형사공탁의 경우에는 공탁서 기재사항의 예외를 인정해서, 피공탁자의 인적사항 대신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중인 법원과 사건번호, 공소장에 기재돼 있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공탁원인사실은 피해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만을 특정해 기재하게 하고, 피공탁자의 주소를 소명하는 첨부서면은 형사재판이 계속중임을 증명하는 서면과 공소장 사본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됩니다. 입법예고된 공탁규칙 개정안의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탁관이 형사공탁을 받게 되면 법원에 피해자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요청하여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네요. 형사공탁이 계속중인 형사재판의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으므로 형사재판 이전의 수사단계에서는 이러한 특례를 이용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개정 공탁규칙에 대하여 3월 27일까지 의견수렴뒤 대법관회의의 규칙개정을 거쳐 7월 6일경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입법예고안은 다음 링크 참조).

공탁규칙 개정안

제80조(용어의 정의) “형사공탁”이란 소송계속 중인 형사재판의 피고인 또는 그 대리인이 피해자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이 공개되지 않아 이를 과실 없이 알지 못하는 경우에 피공탁자의 인 적사항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하는 것을 말한다.

제81조(공탁서의 특례)
① 형사공탁의 공탁서에는 제20조제2항제5호의 피공탁자 인적사항 기재를 대신하여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 원과 사건번호, 공소장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할 수 있다.
➁ 형사공탁의 공탁원인사실은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만을 특정하여 간략하게 기재할 수 있다.
➂ 공탁금의 회수에 조건을 붙이거나 이를 제한하는 경우에는 공탁 서에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 한다.
➃ 형사공탁의 공탁서는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관에게 제출할 수 있다.

제82조(첨부서면의 특례) 형사공탁의 경우 제21조제3항의 피공탁자의 주소를 소명하는 첨부서면은 형사재판이 계속 중임을 소명하는 서 면과 공소장 사본을 첨부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제83조(피해자정보 제공의 요청 등)
➀ 공탁관은 형사공탁의 공탁서를 접수한 경우 지체없이 형사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에 공탁서 부본을 첨부하여 피해자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이하 “피해자 정보”라 한다 )를 요청하여야 한다.
➁ 공탁관은 형사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으로부터 피해자 정보를 제 공받은 경우 그 내용을 전산등록한 후 공탁절차를 진행한다.
➂ 제2항의 경우 피해자의 주소가 관할구역 안에 없는 때에는 공탁 자에게 그 사실과 관할법원을 통지하고, 대법원 예규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탁기록을 관할공탁소로 송부하여 처리한다. 다만, 공탁자가 관할공탁소 송부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014년 10월 7일 화요일

공탁절차에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



공탁이란 공탁자가 법령에 따라 공탁원인에 따른 금전이나 유가증권, 그 밖의 물품을 공탁소에 맡기고 피공탁자 등 일정한 자가 공탁물을 받게 해 법령에 정한 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가장 흔하게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일정 금원을 지급하고 합의를 시도하였는데 피해자와의 적정 합의금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에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피해자에게 피해변상을 위하여 노력을 하였다는 것을 (법원 내지 수사기관에) 보여주기 위하여 일정 금액을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공탁하는 경우에 접할 수 있습니다.

공탁을 하려면 공탁자의 관할법원에 가서 공탁신청서 등을 작성하여 공탁관에게 제출하여야 하는데, 공탁관은 첨부서류로서 공탁자의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장(형사사건의 경우)과 피공탁자의 주민등록등(초)본을 첨부할 것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사건에 대한 공소장은 법원이 송달해 주는 것이므로 사본을 첨부하는데 문제가 없는데, 피해자인 피공탁자가 합의도 안해주는 터에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해 달라고 하면 순순히 발급해줄리 만무하기 때문에 이것은 공탁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공탁자가 피공탁자의 주민등록등(초)본의 첨부 없이 공탁신청을 하면, 공탁관은 "보정서"라는 것을 내어줍니다. 피공탁자의 주민등록등(초)본이 빠졌으니 붙여서 가져 오라는 취지입니다. 공탁자가 이 보정서를 들고 피공탁자(피해자) 소재지 주민센터에 가서 공탁 목적의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신청을 하면, 주민센터에서는 타인의 주민등록등(초)본을 발급해 주므로, 이렇게 발급받은 주민등록(초)본을 보정서와 함께 공탁관에게 제출하여야 합니다. 보정서에서 보정하라고 한 내용이 보정되었기 때문에 공탁관은 공탁서를 수리하고 "공탁을 수리한다는 내용과 사건번호 및 공탁물 납입기일"을 기재하여 공탁서를 공탁자에게 교부하여 줍니다.

공탁자는 공탁서에 기재된 공탁물보관자(대부분 신한은행 법원지점일 것입니다)에게 납입기일까지 공탁서를 제시하고 공탁물(대부분 금전일 것입니다)을 납입하여야 하며, 이렇게 납입이 되면 공탁물보관자는 공탁서 말미의 "영수증"란에 공탁물을 납입받았다는 내용을 기재하여 다시 공탁자에게 교부하여 줍니다.

이렇게 공탁절차가 끝난 공탁서를 자신의 형사사건 담당 재판부에 제출하면 합의서만큼은 아니더라도 피고인이 공탁을 통해서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정상참작을 받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