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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4일 월요일

범죄단체와 범죄집단

 


[판결] 대법원, 중고차 사기단에 '범죄집단' 첫 인정... 관련 법리 제시, 법률신문 2020. 8. 20.자 기사

형법 제114조가 2013년경 범죄단체 뿐 아니라 범죄집단 을 구성요건으로 추가한 이래, 범죄집단 을 인정한 첫번재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고 합니다.

형법 제114조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이라는 제목으로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 '

개정전 조항은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한다. 단,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었는데 2013년 개정형법은 범죄단체의 목적되는 범죄를 제한하면서, 범죄단체 뿐 아니라 범죄단체보다 조직성이 덜한 범죄집단을 구성요건으로 추가하는 것이었네요.

범죄집단의 성립에 대해서 대법원 판례에서 법리를 설시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범죄집단'은 '범죄단체'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출 필요는 없지만, 범죄의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며 "외부 사무실에 근무한 직원들의 수, 직책 및 역할 분담, 범행수법, 수익분배 구조 등에 비추어 보면 외부 사무실은 특정 다수인이 사기범행을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구성원들이 대표, 팀장, 출동조, 전화상담원 등 정해진 역할분담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사기범행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를 갖춘 결합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형법이 정한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해당한다"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마시던 찻물을 상대방의 얼굴에 끼얹는 행위는 폭행


막장 드라마(시크릿가든이 막장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만..)에 클리셰처럼 나오는 장면 중에 맘에 안드는 며느리감에게 예비시어머니가 또는 불륜녀에게 본처가 커피숍에서 물컵에 담긴 물을 상대방에게 끼얹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크릿가든에서는 하지원이 이걸 살짝 피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현실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물을 끼얹은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마시던 찻물 상대방에게 끼얹는 행위는 폭행에 해당", 연합뉴스).

이유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폭행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형법상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라고 규정(형법 제260조 제1항)되어 있지만, 폭행의 범위는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념상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광의의 폭행"으로서 사람에 대한 직접, 간접의 유형력의 행사를 말하고, 폭행죄의 폭행은 "협의의 폭행"으로서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일응 구별이 가능합니다. 즉, 타인의 집 마당에 인분을 던지거나, 방문을 발로 차는 것만으로는 폭행죄의 폭행이 되지 않지만,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는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경우 즉 "사람에게 돌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거나, 침을 뱉거나, 손이나 옷을 잡아당기거나 미는 경우는 물론 모발이나 수염을 자르는 것"도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하게 됩니다.
- 이재상, 형법각론, 57-58면, 박영사(1998) 참조.

(사람에게) 침을 뱉는 것이 폭행에 해당된다면 마시던 찻물을 뿌리는 것 또한 폭행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겠지요. 특히, "시비가 붙어 멱살을 잡은 정도가 무슨 폭행이냐"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멱살을 잡아 폭행하였다는 이유로 50-1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되는 일은 흔한 일이니 다른 사람과의 시비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2014년 6월 24일 화요일

모욕죄나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죄(형법 제307조)이며,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죄(형법 제311조)입니다. 두 죄 모두 "공연성"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들은 사람이 한사람인 경우에는 공연성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판례는 전파성의 이론을 받아들여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여도 이로써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합니다.

결국 특정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적시는 비밀이 보장되거나 전파될 가능성이 없는 특수한 경우에 공연성이 부정되는데, 그 예로 피해자의 친척 한사람에게 피해자의 불륜관계를 이야기한 경우, 피고인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감추려고 하면서 집안관계인 사람들 앞에서 사실을 적시한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와 동업관계에 있고 친한 사이인 사람에게만 피해자의 험담을 한 때 등에는 그것이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공연성이 부정됩니다.

법률신문을 읽다가 공연성이 부정되는 사안을 발견하여 찾아본 것인데, 오늘 본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고인이 동료 경찰관 3명만이 있는 지구대에서 그 중 경찰관 1명에게 욕설을 하였다는 이유로 모욕죄로 기소된 사안에서, 나머지 경찰관 2명이 그 욕설을 전파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이 부정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청주지법 2014. 5. 23. 선고 2013노941 판결). 공연성이 부정되는 사안으로 "경찰관들만이 있을 때"를 추가해 놓아야 겠네요.

* 이재상, 형법각론, 박영사(1998), 171-172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