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4일 화요일

[책 소개] 2017 제4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구효서 외, 2017 제4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2017)

작년([책 소개] 2016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이어 올해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습니다. 작년(2016년)에 발표된 중단편 200여편 중 예심과 본심을 통과한 여섯편의 작품이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본심의 심사위원은 권영민, 권택영, 김성곤, 윤후명, 정과리의 다섯명인데, 권영민 교수님은 대학 1학년 때 한국현대문학 관련 교양과목의 교수님이셨는데 20년도 지난 지금까지 활동하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업당시 여러편의 소설리스트를 주시면서 그 중 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서평(!?)을 제출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당시 김인숙 작가의 소설을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1993년에 나왔던 <그래서 너를 안는다>였던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김인숙 작가는 2003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네요(바다와 나비).

대상 수상작인 풍경소리는 시점을 넘나드는 형식적 파괴와 불교의 선을 차용한 깨달음을 통해서 논리적인 맥락의 부재를 효과적으로 잘 감추었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들은 그 부분에 또 점수를 많이 준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효서 작가의 자선 대표작으로 실린 "모란꽃"의 가족들마다 다른 기억들과 세월이 흘러 이를 깨닫고 서로 다른 기억들마저 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진술서(직업상 많이 보게 되는 진술서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입니다)의 형식을 빌려서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는 내용의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도 맘에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마뜩찮아 하던 음울한(이라고 생각했던) 분위기의 현실에 적응해서,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된 것은 제가 나이가 든 증거인가 싶어 씁쓸하기도 하네요. 이 책이 2016년 발표된 소설들 중에 선정한 작품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어서 인용해 봅니다.

"국가 차원에서 하지 못한 그 어려운 일을, 분양은 해냅니다."
어딘가 기시감을 주는 말투였는데, 그곳을 벗어나고 나니 출처가 떠올랐다. 얼마전 종영했던 드라마 속에서 송중기가 쓰던 말투였다.

윤고은,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2017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2017), 2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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