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9일 월요일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점
오랜만에 일요일에 마눌님께서 외출일정이 있으시다며 제게 둘째를 데리고 저녁까지 해결하라는 특명을 부여해 주셨습니다.
큰넘 학원 라이딩을 하고 6시간 정도 남는 시간동안 둘째와 저녁을 먹은 다음 학원에서 큰넘을 픽업해서 귀가하면 되는 일정입니다.
큰넘이 학원에 있는 동안 둘째와 사무실에 있어야 했는데, 마냥 사무실에 있을 수는 없어 강남역 CGV에서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영화 보기 전에 시간이 남아 강남역 CGV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는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책 소개] 기사단장 죽이기) 특히 2권이 엄청 많았던 것이었습니다.
작년 조선일보 올해의 책 베스트 10 중에서 구입하지 않은 책들은 찾을 수 없었고, 2018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아직 발간이 안된 것 같으니 중고서점에는 더더욱 없을 것이었고, 역대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찾아보니 2011년이 가장 최근 것인데, 80년대 후반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대상을 받을 때의 작품집부터 90년대 작품집이 한권씩 눈에 뜨이더군요.
그 중에서 그래도 최근에 인상적이었던 김연수 작가([책 소개] 소설가의 일)가 대상을 받았던 2009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골라들었습니다. 둘째는 읽고 싶은 책이 없느냐고 물어보면 고개를 가로젓네요. 제가 중학생 때는 책 하나라도 더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요새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에 볼거리 읽을거리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정가 11,000원의 책을 4,200원에 구입해서 한동안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7년 2월 14일 화요일
[책 소개] 2017 제4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구효서 외, 2017 제41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2017)
작년([책 소개] 2016 제40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이어 올해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었습니다. 작년(2016년)에 발표된 중단편 200여편 중 예심과 본심을 통과한 여섯편의 작품이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본심의 심사위원은 권영민, 권택영, 김성곤, 윤후명, 정과리의 다섯명인데, 권영민 교수님은 대학 1학년 때 한국현대문학 관련 교양과목의 교수님이셨는데 20년도 지난 지금까지 활동하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수업당시 여러편의 소설리스트를 주시면서 그 중 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서평(!?)을 제출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당시 김인숙 작가의 소설을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1993년에 나왔던 <그래서 너를 안는다>였던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김인숙 작가는 2003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네요(바다와 나비).
대상 수상작인 풍경소리는 시점을 넘나드는 형식적 파괴와 불교의 선을 차용한 깨달음을 통해서 논리적인 맥락의 부재를 효과적으로 잘 감추었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들은 그 부분에 또 점수를 많이 준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효서 작가의 자선 대표작으로 실린 "모란꽃"의 가족들마다 다른 기억들과 세월이 흘러 이를 깨닫고 서로 다른 기억들마저 포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진술서(직업상 많이 보게 되는 진술서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입니다)의 형식을 빌려서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는 내용의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도 맘에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마뜩찮아 하던 음울한(이라고 생각했던) 분위기의 현실에 적응해서, 소설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된 것은 제가 나이가 든 증거인가 싶어 씁쓸하기도 하네요. 이 책이 2016년 발표된 소설들 중에 선정한 작품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어서 인용해 봅니다.
"국가 차원에서 하지 못한 그 어려운 일을, 분양은 해냅니다."
어딘가 기시감을 주는 말투였는데, 그곳을 벗어나고 나니 출처가 떠올랐다. 얼마전 종영했던 드라마 속에서 송중기가 쓰던 말투였다.
윤고은,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2017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2017), 206면.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책 소개] 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2014)
몇년전인가 첫째 동생이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저런 형태로 발표되는 소설을 읽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소설을 선택의 기준이라고 해봤댔자 베스트셀러로 주위의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어서 대화주제에 참견하려면 필요한 경우, 신문의 책소개 코너에 기자가 하는 평이 맘에 드는 경우 등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직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소설의 모음집을 읽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왜 이상문학작품집을 읽느냐는 제 질문에 첫째 동생은 쿨하게 "재밌어~"라고 대답했던 걸로 기억나네요. 그리고 다 읽었다던 그 작품집을 -물론 하나하나의 소설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훍어보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특별히 수상작품집을 읽어볼 기회나 생각이 특별히 없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겨울에 아들놈들에게 맨날 책 읽으라는 잔소리만 해대면서 아빠란 작자는 스마트폰만 들여다 본다는 와이프의 비난에 대한 방탄막으로 책을 사면서 특별히 손길을 끄는 책이 없던 차에 첫째 동생이 생각나 골랐던 것이 이 책입니다.
읽는데 거의 3-4개월 이상이 걸리긴 하였는데 의외로 재미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전에는 평론가들의 평론이 소설을 읽으면 다 알 수 있는 내용을 현학적으로 페러프레이즈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소설집의 평론들을 읽으면서 소설과 연관되면서도 그 소설과는 구별되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평론도 충분히 가치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소설을 읽는 눈이나, 소설 속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 같은 것이 예전같지는 않은 것일 테지요. 매양 어둡고 불편한, 가족 중 누구는 병을 앓고 있거나 불편한 관계에 있고,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도 삐걱대는 그런 현실을 묘사하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쾌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우리가 부딪히는 생활의 일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거부감이 훨씬 덜하고 오히려 그것이 소설을 판타지가 아니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세월이 흘러간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아직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깔끔한 결말이 맘에 드는 젊은이 독자라면 조금 있다가, 넓은 세상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들을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이 보고 싶어진 독자에게는 지금에라도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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