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3일 금요일

[책 소개] 한국인의 거짓말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책을 좋아하는 친구로부터 선물받아 최근에 읽은 책입니다. 한국인의 거짓말은 다른 외국의 사례나 거짓말과 다른 특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 딱 좋은 제목과 주제입니다. 사기나 거짓말 관련하여 지금까지 나왔던 설득력 있는 이야기들과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나타나는 신체적인 특징을 한국인들로부터 수집/분석한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냈다는 데 의의가 있어 보입니다. 선행 문헌들로부터 꽤나 괜찮은 의견이나 지식을 모아서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신체적인 특징들을 분석하여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실험적 결과분석을 맹신하지 않는다면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검찰청이 공개한 범죄 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범죄 가운데 사기 사건은 27만 4,086건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의 3만 8,302건보다 7.2배 더 많은 수치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22-23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거짓말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짓말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거짓말에 대한 가해자는 증발된 채 피해자만 남는 지금 여기 한국의 사회 분위기는 '거짓말은 나쁘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교육을 거짓말로 만들고 있다. 한국을 거짓말 공화국으로 만든 바탕에는 이러한 우리의 분열적인 모습이 있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27면.


누군가는 한국인이 거짓말을 잘한다는 근거로 멀리는 하멜의 조선인 평가부터 가까이는 도산 안창호의 지적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인물들의 입을 빌리기도 한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28-29면.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조선인들에게는 '히라누마 도쥬'와 같은 일본식 이름이 거짓말이었고, 동시에 '김철수'라는 한국식 이름도 거짓말이었다. 이어서 맞았던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대립된 이념들도 그랬고, 산업화의 모순으로 반복해서 경험해온 참사들에서 어김없이 나온 국가의 거짓말이 그랬다. 그러나 시대를 살기 위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거짓말들에 속아줘야 했다.

한국인에게 현대사란 그 자체로 거대한 거짓말과 같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거짓말들에 위협을 받았던 시대였으며,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고 아직도 생존해 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거짓말을 배우고, 누군가를 일단 의심할 것을 배운 자녀들이 지금 한국 인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장년층이 되었다.

적자생존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면, 우리는 속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동시에 속여서 살아남았던 거짓말쟁이들의 후손인 셈이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속은 놈이 바보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지금의 세대에는 이와 같은 거짓말에 대한 우리의 역사 속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30면.


욕심 때문에 거짓말에 말려드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법칙에 걸리기 때문이다. ... 호감의 법칙 ... 권위의 법칙 ... 희귀성의 법칙 ... 상호성의 법칙 ... 사회적 증거의 법칙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32-33면.


한국인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37면.


사기꾼들은 눈치가 빠르다. 그들은 사기 대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자리를 턴다. 큰 노력을 기울여 의심받는 상황을 극복하느니 새로운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 사냥에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39면.


직관에만 의존하다가 잘 속는 사람들에게는 다섯가지 특징이 있다. ...과도한 자신감... 눈 맞춤을 못한다... 공감 능력의 부족함 ... 언어 중심의 소통 방식...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41-42면.


거짓말에 관해서는 대표적으로 세가지 이론이 있다. 첫번째는 의도적 통제이론이다. ... 의도적 통제 이론과 관련된 거짓말 단서로는 짧은 대답, 많은 정보 제공, 무표정, 거짓미소와 미소, 말의 내용에 일관성이 없는 모순 등이 있다.

거짓말과 관련된 두번째 이론은 감정이론이다.... 감정이론과 관련된 거짓말 단서로는 미세표정, 안면비대칭, 눈 깜박임 증가, 입술 꽉 다물기, 몸 앞뒤로 움직이기, 아래턱 위로 올리기, 침 삼키기, 입술에 침 바르기, 의자 흔들기, 목소리 톤의 변화, 몸 좌우로 움직이기, 코 만지기, 콧구멍 넓히기 등이 있다.

인지부하이론은 거짓말과 관련된 세번째 이론이다. ... 인지부하이론과 관련된 거짓말 단서로는 눈동자 좌우이동, 발화, 질문 일부 반복, 말실수, 긴 침묵시간, 늦은 응답시간, 갑작스런 말의 멈춤 등이 있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48-49면.


'헐~'은 온라인상에서 쓰이던 감탄사가 널리 유행하면서 오프라인으로까지 나온 표현으로 한국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발화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76면.


누군가에게 질문을 했을 때 그 사람의 눈동자가 좌측 상단에 위치해 있다면 과거의 이미지에 대해 회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우측 상단에 위치하면 상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78면.


지금까지 바디랭귀지 전문가들은 거짓말을 할 때 미세표정이 나타난다는 것을 강조했었지, 진실을 말할 때에도 미세표정이 나타난다는 것을 말하지는 않았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86면.


질문에 짧게 대답하면서 무표정을 짓는 여성이 반드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96면.


거짓말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전달받은 정보의 사실여부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건네는 말의 흐름에 대해서도 기억해 둬야 한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111면.

거짓눈물을 흘리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단서를 찾기가 어렵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117면.


거짓말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많이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거짓대답, 그리고 평소에도 자주 했던 거짓말에서는 거짓말의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거짓말은 인간의 도덕성이나 또는 지성과는 상관없이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는다.
- 김형희, 한국인의 거짓말, 추수밭(2016), 121면.

한가지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머릿말과 앞 부분에 나오는 거짓말에 대한 꽤나 설득력있는 일반론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실험결과들과 분석인지 약간의 미진함이랄까 찜찜함이 남는다는 점을 지적해 두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거짓말과 실제 재산범죄인 거짓말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거짓말에 대한 한국인의 사기나 거짓말에 대한 실증적인 사례들이라고 한다면 황규경 변호사님의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 쪽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