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6일 금요일
포항공대 방문기(feat. 양포삼거리생아구탕)
큰넘이 겨울방학에 포항공대(포스텍) 컴퓨터공학 캠프에 신청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의 일정이라 처음엔 KTX 타고 혼자 다녀오라고 하려 하다가, 아직 혼자서 지방 보낸 적은 없어서, 제가 같이 KTX 타고 내려갔다 오거나(수요일에도 마찬가지) 차로 데려다 주려고 계획을 했습니다. 그런데 수요일에 일정이 생겨서 일요일에는 차로 데려다 주고, 수요일에는 큰넘 혼자서 KTX 타고 올라오는 일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기 전 토요일 날 마눌님께서 같이 데려다 주고 싶다고 해서, 결국 일요일에는 온가족이 포항공대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포항공대 기숙사에 입실하는 것은 오후 2시까지라, 우선 포항에 내려가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는데, 외가가 포항이신 황변호사님께서 적극 추천하시는 "양포삼거리식당"에서 아구탕으로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날이 따뜻하면 미세먼지, 날이 추우면 시베리아 ㅡㅡ;
집을 나선 것은 7시 50분경... 중간에 충주 근처에 휴게소에 들러 아침으로 라면-우동-돈까스로 배를 채우고, 포항 인근의 양포삼거리식당에 도착한 것은 12시를 막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아구탕(대)-40,000원의 위엄
원래는 모듬회나 블로그에서 본 이시가리, 또는 아구수육 등을 시키려고 했지만, 너무나 북적이는 식당 분위기에 포항공대까지 다시 30-40분은 가야 되는 거리라서 '아구탕(대)'와 공기밥만 시켰습니다. 그런데 아구탕(대)의 가격이 4만원 정도 밖에 하지 않은데 비해서 나온 아구의 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원래 서울에서 아구를 먹을 때는 아구탕이 아니라 대부분 아구찜을 먹는데, 콩나물이 3/4 이상이고 아구는 있는지 마는지 했었는데, 아구탕에 든 아구와 내장의 양이 일단 합격점이었습니다. 국물맛도 깔끔해서 밥도둑이었네요.
여기서 얼마나 배가 불렀던지, 큰넘 데려다 주고 마눌님과 둘째에게 저녁 먹으러 부산이나 경주로 가자고 해도 거부당했다는 뒷이야기가...
*은근 정취있는 기숙사 나무들
*기념품으로 개인 쓰레기통 제공
*기숙사 21동-찾기 힘듦
* 생각보다 시설 괜찮은 기숙사
어쨌든 점심 후 넉넉하게 1시 반 정도에 포항공대 기숙사에 도착했습니다. 아마도 포항공대는 전 학생이 기숙사에서 통학하는 것인지, 꽤나 기숙사가 많았고(방학이라 대부분 집에 갔겠죠), 목적지인 21동을 찾느라 약간 해맸습니다. 학기중 매주 가서 보는 큰 넘의 고등학교 기숙사보다 크기도 크고, 시설도 괜찮았습니다. 큰 넘은 그 와중에 기숙사에 랜선 꼽는 곳을 발견하고 거기서 인터넷을 할 생각에 매점에서 랜선을 사달라더군요(그러나 매점은 닫았다는!!).
큰넘의 일정이 2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큰넘과 짧은 작별을 하고, 마눌님과 둘째를 데피고 포항공대 내 기념품점을 찾아갔습니다. 대학에 방문해서 대학노트를 수집하는 것이 하나의 재미이기 때문이었는데요. 일요일이라 닫았더군요. 혹시 기숙사 근처가 아니라 대학강의동 근처 매점이나 기념품점은 열었을까 하고 가보았지만 강의동 근처는 인적 자체가 드물었단다는...
*을씨년스러운 강의동
아직 2시 밖에 안된 시간이라서 경주 불국사나 부산에 가서 바다라도 보고 가자는 저의 제안은 감기기운 있는 마눌님과 어서 빨리 집에 가서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정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둘째의 반대에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서울로 직행했습니다.
추운 겨울 일요일이라 고속도로는 거의 막히지 않았고, 심지어 서울 인근에서도 거의 제 속도를 내면서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큰넘에게 카톡으로 포항공대 노트 좀 사다달라고 부탁했더니, 음... 너무나 공대스러운 실용적인 노트를 사왔네요. 다른 노트에는 포항공대 마크가 없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포항공대를 겉핥기한 목적은 달성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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