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다가 건물 관리사무소장님께서 붙여놓은 공고문이 한자투성이라 마치 고시공부 처음 시작할 당시 "곽서"를 보는 듯하였다는 소회가 문득 곽서에서 보았던 한 단어를 생각나게 하였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4-5학년때부터 신문을 탐독하였었기 때문에(당시는 국한문 혼용이라 한자를 모르면 신문을 읽을 수 없었음) 대학교 입학 당시 왠만한 한자는 다 읽을 수 있었는데, 1학년 겨울 곽서를 읽으면서 "앗 내가 모르는 한자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한자를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中樞(중추)이 글자였던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민법총칙에서였을 텐데, 어떠한 제도 내지 개념이 "...에 있어서 中樞" 라는 취지의 문장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문장은 홀랑 기억이 안나고 단어만 어려웠기 때문에 바로 읽지 못하고 표시해 두었다가 옥편에서 찾아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고시공부 이후 거의 방치하다가 이번에 큰맘먹고 장만한 "곽윤직/김재형 공저 민법총칙 9판, 물권법 8판"책은 갑, 을, 병을 제외한 모든 표현을 한글로 바꾸고 가끔 개념이나 중요용어만 괄호 안에 한자를 혼용하는 정도로 한자 사용이 줄어들었습니다. 어떠한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 나아가 정보를 독점하였던 시대에서 모든 사람이 너무 많은 정보에 어쩔줄 몰라하는 시대로 너무도 빨리 숨가쁘게 변해왔구나 하는 소회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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