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처음 시작하면 이것저것 마련할 것도 많고 골프장에 한번 가려면 챙겨야 할 것도 굉장히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보티를 벗지 못했을 때에는 티박스에 서기 전에 장갑이 없다든지, 티가 없다든지, 모자에 달려있어야 할 마커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너무 볼을 많이 잃어버려 필드에서 주운 공을 친다든지 동반자에게 볼을 빌리는 것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재작년쯤 되어서야 골프장을 1달에 1-2번 이상 나가면서 준비에 익숙해 져서 백에 넣어가야 할 옷과 양말, 파우치에 항상 들어 있어야 하는 골프용품들, 캐디백 안에 여벌의 골프화와 충분한 골프공 등 넣어두는 등 필드에 나가서 허둥지둥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여유가 생기자 단순히 골프라는 운동을 즐기는 것을 넘어, 동반자가 입고온 골프복장도 유심히 살피게 되고, 동반자가 쓰는 채도 관심이 가게 되고, 제 채나 복장을 꾸미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드라이버 커버를 구입할 때 제조사에서 주는 커버가 아닌 커버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드라이버 커버를 독특한 것으로 쓰는 유명한 선수로는 타이거우즈와 로리맥길로이를 들 수 있는데요. 타이거우즈는 그 이름대로 호랑이 커버를, 로리맥길로이는 강아지 커버를 쓰고 있죠. 그래서 나이키에서는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 타이거의 호랑이커버나 로리의 강아지커버를 함께 넣으면서 짱짱한 가격을 부르는 마케팅([프로모션] 타이거의 베이퍼 스피드 TW 드라이버 출시, [이벤트] 메이저 기념 로리 RZN 특별 패키지 이벤트)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 사진은 로리와 타이거의 드라이버 커버
제가 처음 샀던 드라이버 커버는 재작년 일본 골프여행에 가서 샀던 코끼리 헤드커버입니다. 색깔도 어둡고 해서 때도 잘 안타고 귀여워서 애용했었습니다.
그리고 올초에는 스크린골프를 자주 즐기다 보니 골프존에서 이벤트가 당첨되어 병아리 헤드커버가 와서 교체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후배들과 춘천의 더플레이어스 GC에 라운딩을 나갔는데 그날따라 마음이 편했는지 큰 실수를 많이 하지 않아서 87타의 라이프베스트 기록을 세웠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보기플레이를 한 것이죠. 같이 갔던 후배가 8자를 그린 것을 축하한다며 드라이버커버를 선물해 주어 세번째로 드라이버커버를 바꿨습니다. 백호 드라이버커버인데, 이제 육식동물 커버로 바꾼 것이 실력향상에 더 효험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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