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도 줄이고 매너있게…프리 샷 루틴 방법
골프용어 중 프리샷루틴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골퍼들이 스윙을 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을 말하는 것입니다. 골프장에 처음 가서 사람마다 약간씩 다른 프리샷루틴을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 중에 하나이지요. 사실 골프장에 처음 갔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드라이버 스윙을 하려면 장갑, 골프공, 티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장갑을 끼고, 티잉 그라운드에 가서 티와 함께 공을 놓고, 빈스윙을 몇번 한 후 드라이버를 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처음 가서는 이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장갑도 항상 일정한 곳에 두고, 공도 미리 챙겨놓은 다음 자신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프리샷루틴에 따라 스윙을 하게 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 프리샷루틴을 정해 놓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생각을 하였었습니다. 물론 시간단축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골프장의 사정상 각 팀의 티오프 사이의 간격을 여유있게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골퍼가 샷을 하는데 시간을 끌게 되면 뒷팀이 금방 따라와서 눈치를 주고, 그 경우에 통상 아마추어 골퍼들은 동반자들 외에 갤러리가 생겨서 그렇지 않아도 자신없는 샷에 힘이 더 들어가기 일쑤여서 미스샷의 확률이 높아져서 당해 팀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프리샷루틴을 행함으로써 시간단축이 된다는 것은 프리샷루틴을 해야 하는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에 왠만큼 나가본 지금에 와서 "프리샷루틴"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 시간단축 뿐 아니라 프리샷루틴 그 자체로 샷의 일관성과 골퍼의 퍼포먼스에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행위를 반복할 경우에 그 행위가 있을 때마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를 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예비동작을 습관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행위 중에서도 핵심적인 동작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비단 골프 뿐 아니라 어떠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다른 운동에도 적용되고 나아가 일상생활에서도 프리샷루틴에 해당하는 습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아침에 집에서 나올때 항상 네개의 주머니에 네개의 물건을 넣고 그 물건이 들었는지 확인을 합니다. 왼쪽 양복주머니에는 지갑, 오른쪽 양복주머니에는 명함지갑, 왼쪽 바지주머니에는 자동차키, 오른쪽 바지주머니는 핸드폰이 그것입니다. 네군데를 확인해서 빠진 것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현관문을 나서게 되면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지갑을 놓고 왔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도 출근이라는 샷에 대한 프리샷루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써놓고 보니 일상생활도 골프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무엇인가 한가지의 취미에 몰두하는 것도 삶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자기합리화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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