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도 못한 국회의원들, 무슨 낯으로 세비 올리나, 동아일보 2014. 10. 2.자 사설
아무래도 서서히 변해온 것이겠지만 요새 사회분위기를 가만히 살펴보면 공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직역이나 지위 등에 인정되어 왔던 좋은 대우나 처우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일반적인 생활인 수준 이상의 대우나 처우를 받는 것에 대하여 반대의견이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일간신문의 사설에서 공무원연금 삭감 논의나 국회의원 세비인상에 반대하는 논조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복지부동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공무원들이 국민연금보다 훨씬 조건이 좋은 공무원연금을 받는 것은 불평등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것도 일리가 있고, 세월호 참사 이후 국회가 보여준 헛발질과 무능을 생각하면 세비인상을 반대하고 세비를 깎자고 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공무원에게 안정적인 임금과 노후를 보장하고, 국회의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세비를 지급하고 물가에 연동해 인상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그들은 성과에 따라서 성과급을 받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이 일을 잘한다 잘못한다를 기준으로 처우를 달리하려 하는 시도를 하게 되면, 민간회사와 같은 부패나 불평등한 처우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결과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무원과 국회의원은 사회의 유지와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대우하는 분위기가 필요한 측면도 있습니다. 공공의 일을 한다는 자긍심, 우리 지역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자존감과 같은 것은 소위 '정신승리'같은 것만으로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에 상당한 경제적 지원은 그것을 받는 당사자들이 소리내어 요구할 수 없는 것이지만, 경제적 지원이 사라졌을 때 사회구성원들은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에게 "불편부당하게 일처리해 달라", "국가의 대사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할 근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도 하나의 생활인이므로 그들로부터 기존에 보장받던 경제적 혜택을 하루아침에 박탈한다는 것은 생계를 위협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고통분담"일 뿐이라면 그것은 그저 사회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를 하자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의원 세비삭감 관련하여 읽어볼만한 트윗(엄청난 대하트윗임)을 소개해 봅니다.
의원 세비삭감 얘기가 다시 나오면서 스웨덴 등 북유럽 국회의원들이 모범사례로 소개되는데 일단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은 업무 영역이 다르고(우리나라는 입법, 지역민원, 당무 등 다양하고 범위 넓음) 인구(스웨덴 950만) 또한 크게 차이난다.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국회의원들 보니까 새누리건 어디건 일단 국회의원 하려면 부지런 해야 하더라. 인성이야 천차만별이지만 게으르고 일 머리 없으면 최소한의 의원 노릇 힘들다. 지역 있으면 있는대로, 지역 없는 비례면 그 나름대로 엄청나게 일정이 많고 읽을 것도 많더라.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국회의원 쉴드? 아니다. 내가 왜 미쳤다고 ㅋㅋ 가까이서 본 바 그렇다는 거다. 정치적 입장 차이는 있겠지만 새누리건 새민련이건 정의당이건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기 신념에 따라 열심히 일한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꽤 있고 그런 사람들이 두드러지지.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의전실 사용이나 잡스러운 특권들은 사실 없어도 되긴 하다. 그런 건 의원 업무에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고 괜한 위화감과 비난만 사게 마련이라. 사실 의전실 같은 자잘한 특권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거보고 찔리는 당신 말임. 응? ㅋㅋ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북유럽이나 스위스는 국회의원의 업무영역이 더 좁고 입법지원 시스템이 훨씬 잘 되어있다더라. 물론 국가 규모도 적고 우리나라 처럼 복잡하지 않다. 특권 폐지? 할 건 해야 하나. 외국과 무조건 비교하지 말고 일을 더 잘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모 뉴스에서 국회의원 특권과 1년 소요비용을 조목조목 깠는데 아쉬운게 스웨덴이랑 비교하면서 정작 스웨덴이랑 우리나라랑 국가 규모나 의원업무가 뭐가 다른진 안 깜. 키 150인 사람이 100킬로 인 거랑 2미터인 사람이 100 킬로인 거랑 비교하면 됨?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그리고 정말 분통 터지는 건 새누리 이정현이 세비 삼백 얼마 담은 봉투 흔들면서 '나 이거 못 받겠다 국민에게 반납~' 이러는 건데. 이게 바로 정치혐오 조장하고 정치의 근본문제 해결 막는 아주 나쁜 물타기임. 그 행위엔 어떤 진정성도 없음. 왜냐면.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까놓고 새누리의 많은 의원들은 세비 별 거 아님. 거기 진짜 부자 많음. 간담회에 깔리는 간식 퀄리티 부터 다름. 그러나 다른 당 대다수 의원들은 돈 없음. 세비 받아서 여기 저기 후원하고 세미나 온 사람들 대접하고 지역 사무실 인건비에 임대료에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좀 학구적인 의원들은 입법 위해 외부 학자나 연구소에 연구용역 같은 것도 맡기는데 그러면 기본 돈 천이 우습게 깨짐. 지역 있으면서 당무 하나 맡아버리면 돈이 줄줄 샘. 사람 만나는데 밥 안 먹고 차 안 마심? 의원들은 그런 일정 또한 어마무지.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의원 세비가 적냐 많냐의 문제가 근본이 아님. 언론도 일 잘하는 의원들은 칭찬해 주고 일 못하는 의원들을 분별해서 대차게 까야지 '니네 대체로 일 못하고 티비에 쌈질하는 것 만 나오니 돈 토해 내' 이건 우리 정치 문제의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함.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그렇게 되면 이정현 같은 박통 십상시가 "예산폭탄" 같은 소리하면서 다시 의원되어 우리 앞에서 돈 삼백 봉투 흔들며 '국민께 돌려드림' 같은 쇼를 하는 꼴을 보게 됨. 그 쇼의 의미는 이것임 '노예들아 정치를 더 미워해라, 우리가 다 해 먹게'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어려운 회사가 두 개 있다 치자. 그래도 살아날 회사는 사람에 투자하지만 망할 회사는 월급 깎고 비용처리 늦어지다가 결국 복사용지, 생수 먹는 거 까지 간섭하더라. 정치도 마찬가지. 정치인 일 시키는 문제를 비용 깎아서 해결하려는 건 생뚱맞은 해법.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국회의원 쉴드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그럴이유도 없고. 특권 폐지? 업무에 반드시 필요 없는 건 안 하게 만들면 되고 세비 삭감? 깎으면 된다. 대신 다른 나라랑 업무 영역과 국가 규모 등 실정 세세히 비교해서 알아보고 깎아야 말 된다.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정말 걱정되는 건 국회의원 세비 논쟁을 이용하는 이들이다. 앞장서는 척 하면서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이들. 정말 중요한 문제를 덮기 위해 세비 이야기를 꺼내는, 사실은 세비 따위 껌인 사람들. 자기 이미지 정치의 수단으로 이를 이용하는 이들.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국회의원들 일 못하니 세비, 특권 폐지하자' 는 말은 단순하고 쿨하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일 잘하는 의원들 분별해서 알아주고 일 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하자' 는 말은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대부분 전자에 혹하게 마련이다.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하지만 정말로 정치가 걱정된다면,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저들이 정직하기를 바란다면 세비 논쟁 뒤에 무엇이 숨어있는지를, 북유럽이랑 비교하기 전에 그들과 우리 실정이 어떻게 다른지를, 혐오를 넘어 객관을 볼 때 개선도 된다는 걸 알면 좋겠다.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다 썼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만. 국회의원 일 잘하게 만들려면 입법을 자문하는 국회의 입법조사처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미 의회조사국 따라서 만든 건데 미국은 800 여명의 최고 전문가들이 있는 반면 우리는 적은 인원이 지나치게 많은 일 하고 있더라.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거의 박사급 전문가들인데 상임위 별로 수십개 의원실에서 너무 많은 자문을 의뢰하니 거기 일하는 사람들은 다들 시들시들. ㅜㅜ 저녁이 있는 삶 따위는 전혀..새벽이 있더라. 아무튼 입법조사처가 제 기능 다 하려면 인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봄.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그럼 이제 저는 밥을 하러 가겠음. 아 젠장 왜 사람은 하루 세끼를 먹는 거임. 하루 세끼 먹는 거 인간의 특권임. 삭감해야 함. ㅜㅜ 여보 우리 짜장면 시켜먹자.
— 김선 (@twittingsunny) October 3, 2014
공무원 복지에 관한 읽을만한 트윗도 소개합니다.
나도 공무원이 디게 아니꼽지만 그렇다고 공무원의 급여나 복지를 줄이는 건 절대 반대입니다. 공무원에 대한 취급은 일반 근로자의 취급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는 거예요.
— 사랑은빠바박(loveispbb) (@loveispbb) September 19, 2014
까놓고 말해서 공무원의 칼퇴근에 대해 관공서나 높으신 분이 콧방귀 뀌고 무시하고 무한의 야근으로 연결하게 되면 일반 근로자에 대해선 기업들이 더더욱 눈치 안보고 지옥같은 야근 러쉬가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하죠.
— 사랑은빠바박(loveispbb) (@loveispbb) September 19, 2014
대체 휴일이나 주5일제 같은 것도 관공서부터 시행되는 거 다들 아시죠? 만약 정부의 높으신분이 '안되겠다, 다시 주 6일로 컴백' 하게 만들면, 일반 기업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슬금슬금 주6일로 돌아갈겁니다. 물론 추가 임금따윈 업ㅋ엉ㅋ
— 사랑은빠바박(loveispbb) (@loveispbb) September 19, 2014
재벌2세도 아닌 이상 과연 그렇 게 잘 살지도 않는 사촌 땅 빼앗으면 나중엔 나 자신의 차례가 되지 않을거라고 장담할 수 있을지 불안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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