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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3일 수요일

선고기일 법정출석의무


대표적인 보수논객(으로 불리는) 변희재씨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놓고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법원, 변희재 구속영장 발부... 변대표 해명 들어보니, 동아일보 2014. 8. 12.자 기사

민사소송의 경우 원고나 피고의 법정출석여부는 원칙적으로 자유입니다. 보통의 경우에는 자신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할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므로 민사소송의 당사자에게 굳이 법정출석을 강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선고기일에는 재판결과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면 특별히 원피고가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판부는 지방에서 올라와야 하는 사정이 있는 당사자들에게 판결문을 보내주므로 굳이 선고기일이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친절히 안내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물론 피고가 답변서도 제출하지 않고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여 무변론 패소판결을 당하거나 원고가 2회 이상 불출석하여 소취하의 효과가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형사소송의 피고인의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선고기일을 포함한 모든 공판기일에 출석할 의무가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77조에서 피고인이 예외적으로 불출석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출석을 요하지 아니한다. 이 경우 피고인은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다.
1. 다액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
2. 공소기각 또는 면소의 재판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
3. 장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다액 500만원을 초과하는 벌금 또는 구류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피고인의 불출석허가신청이 있고 법원이 피고인의 불출석이 그의 권리를 보호함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여 이를 허가한 사건. 다만, 제284조에 따른 절차를 진행하거나 판결을 선고하는 공판기일에는 출석하여야 한다.
4. 제453조제1항에 따라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의 청구를 하여 판결을 선고하는 사건

변희재씨가 밝힌 바에 따르면 변희재씨는 자신의 사건이 형사소송법 제277조 제4호에 해당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도 무방한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변희재씨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가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하였는데, 통상적인 경우 법원은 검사의 구약식청구에 따라서 약식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 약식사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가 바로 형사소송법 제453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 정식재판의 청구를 한 사건에 해당하게 됩니다. 이 때 사건번호는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고정00000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이런 으로 붙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선고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하더라도 판결을 선고할 수 있고(일정한 요건이 갖춰지는 경우 공판기일에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궐석재판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피고인이 지방에 거주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 판사가 선고기일에 나올 필요가 없으며 재판결과를 그 다음 날 정도 확인하라는 취지의 안내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검사의 구약식청구에 대하여 변희재씨 사건은 약식명령-정식재판청구-정식재판의 형식으로 재판하기에 적당하지 않은(한마디로 "벌금형과 같은 경한 형으로 다스려서는 안되는 중한 범죄에 관한") 사건으로 판단하고 통상재판에 회부(이를 줄여 '부통상'이라고 합니다)하였습니다. 이 경우 사건번호는 "서울서부지방법원 2014고단00000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이런 식으로 부여됩니다. 변희재씨의 사건은 피고인의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할 수 있는 경미한 사건이 아니므로 피고인은 모든 공판기일(선고기일 포함)에 출석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의 출석권(형사소송법 제276조)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출석 없이는 개정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의 변희재씨 사건 담당 판사는 2회의 선고기일에 변희재씨가 출석하지 않자, 더 이상 피고인의 불출석으로 기일을 공전시킬 수 없으므로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변희재씨의 선고기일의 출석을 강제하게 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명예훼손으로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법원이 이 사건을 통상재판에 회부한 것은 수사과정에서 밝혀진 사실 이외에 특별히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없는 한, 약식명령과 유사한 수준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전망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명예훼손죄로 실형 선고하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아마도 재판부는 1년 미만의 징역형에 집행유예 정도를 선고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비방하거나, 자극적인 언사로 특정 인사들에 대한 공격을 한 결과는 본인이 고소를 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입장에서는 통쾌할지 몰라도, 당하는 입장이 되면 어떨지 심사숙고해야할 필요성을 온몸으로 보여주시느라 고생하신다는 말씀 덧붙여드리고 싶네요.

2014년 6월 30일 월요일

듣보잡 블로거의 좌절



이 블로그에 영업일 기준으로 매일 꾸준히 글을 써온지가 4개월여가 되어갑니다. 글도 100개 이상 쌓였고, 모두 법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잡다하게 이것저것 기록하고 싶은 것을 남기는 것이 재미도 있었고, 나중에 쉽게 찾아볼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나름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구글검색으로 "고변"이라든지 "신변잡법"을 치면 제 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네요 ㅎㅎㅎ 그래서 네이버랑 다음에 가서 같은 검색어로 검색을 하여 보았습니다. 검색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상에 있지만 일반인은 찾기 힘든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 글이 쌓인 블로그라면 다음이나 네이버도 검색에 반영시켜 놓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도 하였구요. 하지만 일 방문자 100명을 넘지 못하는 군소블로그에 "네이버"님께서 알아서 검색에 노출하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더군요. 다음에 검색해 보았더니 딱 하나의 글(전관예우금지법)만 검색되더라구요.

일단 네이버의 검색에 노출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검색담당자에게 제 블로그를 알리고 검색결과에 노출시켜 달라고 신청(문의)을 하면 네이버 담당자가 찾아가 보고 검색에 포함시킬지를 판단한다고 하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답변이 온 것이 위의 사진입니다. 이 블로그는 무려 "정보성"이 없다고 합니다.

뭐 법률신문에 문제가 된 판결이나 이슈 등에 대해서 몇가지 다른 관점이나 견해, 제가 아쉽게 생각하는 점을 덧붙인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팻투바하가 갔던 음식점 다시 찾아가 보고 맛있더라 하는 것이 뭐 새로운 것이 있겠느냐 생각할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독후감을 올리기도 하는데 딱히 인상적이지도 않군 하고 생각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검색서비스라면 "그런 판단을 직접해서 검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정보로서의 가치를 도대체 어떻게 네이버가 결정해줄 수 있다는 것인지, 밖으로 밝힐 수 없는 기준이 있다고 하는데 그 기준에 맞추면 만사형통이라는 것인지 알수가 없는 노릇이죠. 적어도 구글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네이버에서 만든 것이든, 다음에서 만든 것이든 차별없이 검색해 줍니다. 네이버나 다음이 검색을 방해하지 않는 한 말이죠. 그래서 점점 네이버와 다음은 검색의 갈라파고스제도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영문검색은 애초에 국내 검색엔진을 사용하지 않아왔지만 이젠 국문 검색도 그냥 구글을 사용하는 것이 정답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검색 담당자는 하루에도 이런 신청(문의)을 수십수백건 받을 터이니 블로그의 글 하나 하나 꼼꼼히 읽고 판단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하지만 어쨌든 네이버 검색담당자에게 제가 "듣보잡" 취급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좋진 않네요.


*사진의 의미를 모르시는 분께서는 개별적으로 답글 내지 이메일해 주시면 친절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초딩부터 무개념 키보드워리어들이 수없이 꼬일 여지가 있으니 네이버에서 검색하지 않아주는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아니겠느냐" 하며 위안을 삼기로 했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제 블로그가 검색되지 않아도 당황하지 마시고 구글로 검색을 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잘 검색됩니다.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