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9일 화요일
2018년과 친숙해지기
2018년이 된지 열흘이 되었습니다.
2018년이 되었다고 해도, 문서에 날짜를 쓸 때 아직도 2017년이라고 무심코 적는 실수를 하곤합니다. 이런 실수를 더이상 하지 않게 되는 것은, 큰 실수를 해서 크게 각인되거나, 한 3개월 정도 지나서 익숙해지거나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3개월 정도가 되기 전에 2018년에 익숙해지는 좋은 방법이 또 하나 있습니다. 연하장을 쓰는 것입니다. 요새는 카톡이나 문자 등으로 새해인사를 하고 심지어 청첩도 온라인으로 하는 게 대세인 것 같기는 하지만, 오히려 시류가 이렇게 바뀌고 나니 연하장을 받으신 분들이 굳이 한번 더 제게 연락하게 되는 좋은 효과도 생기기도 합니다. 올해도 연하장에 간단한 새해인사와 날짜를 써넣으면서 2018년이라고 백번 넘게 썼으니, 왠만해서는 2018년을 2017년으로 잘못쓰는 실수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오랜만에 북부지방법원에 오전 오후 재판이 하나씩 있어서 점심을 먹고 북부지방법원 후문 쪽에 cafe malo 라는 곳에 와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주변에서 두런두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포스팅 작성하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포스팅을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기쁜 일만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018. 1.
고재현 배상
2017년 7월 21일 금요일
우럭매운탕과 업무방해
오늘 북부지방법원에서 국선변호를 한 사건에 대해서 무죄선고가 내려졌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습니다. 올들어 두번째 무죄네요.
첫번째 무죄사건은 자동차 휠을 청소용 쇠집게로 흠집을 냈다는 것에 대한 손괴죄 사건이었는데, 제 차에다가 실험을 한 동영상(청소용 쇠집게로 휠을 두드려도 흠집은 안난다는 취지)을 참고자료로 제출하였었는데, 선배 변호사님께서 페북에 소개해 주셔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황규경 변호사님 페이스북 포스팅). 그게 지난 달 일이었군요.
오늘 사건은 횟집에서 우럭매운탕을 시켰고, 원래 우럭매운탕에는 "통우럭"이 한마리 다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나온 매운탕에는 이미 해체된 생선만 들어 있는 "서더리탕"이어서 주인에게 항의를 하다가, 손님과 주인이 모두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 후 손님은 횟집 문 앞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하였는데, 경찰이 손님을 현행범체포하고 업무방해로 기소한 사안이었습니다. 공소사실은 음식점 내부에서, 그리고 음식점 입구에서 손님이 업무방해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식점 내외부 모두 CCTV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음식점내부에서 업무방해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CCTV 동영상이 제출된 것이 아니라 CCTV의 캡쳐사진만 증거로 제출되어 있고, 음식점 외부상황에 대해서는 동영상이 제출되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손님은 출동한 경찰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그 동안에 다른 손님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손님이 업무방해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결정적으로, 실제 우럭매운탕을 시켰는데, 우럭이 안들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그 정도 항의를 하는 것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당시 횟집주인과 이 손님은 주방에서 주방장이 우럭을 넣는 모습이 찍힌 주방 CCTV 영상을 보고, 횟집주인은 "이게 우럭을 넣는 모습이다", 손님은 "우럭을 넣는 모습이 없다"고 옥신각신하였고, 출동한 경찰은 횟집주인의 말이 맞다고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경찰과 손님이 횟집 외부에서 대화한 내용을 손님의 일행이 찍은 동영상은 저희 쪽에서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횟집주인과 출동 경찰의 말이 맞다면 공판단계에서 "주방 CCTV"를 제출해서 우럭넣는 모습이 찍혀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손님에게 업무방해가 성립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수사단계에서 우럭을 넣는 것을 찍은 "주방 CCTV"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공판에서도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손님은 얼마나 억울했으면 횟집에서 자신이 주문한 우럭매운탕을 그대로 가져가서 냉장고에 냉동보관하고 있다면서 판사님께서 말씀하시면 가져오겠다고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직 판결문을 본 것은 아니지만, 우럭이 실제로 들어간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손님의 항의가 업무방해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하시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런 스토리를 피고인 본인께서 열심히 몇번에 걸쳐서 서면으로 써서 제출하였지만, 다시 의견서로 정리하고, 제출된 증거물도 다시 번호 붙여서 냈습니다. 공판과정에서는 출동 경찰관과 횟집 주인에 대해서 증인신문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변론종결된 후 피고인에게는 여느 사건과 다름없이 우리나라 형사사건 중 무죄확률은 1%도 되지 않으니 기대는 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렸던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내용 자체가 억울한 케이스였고, 제가 신박한 법논리를 개발해 낸 것은 아니지만, 피고인 본인 분이 내신 서면들을 보면, 왜 변호사라는 전문가가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피고인 본인이 낸 서면은 보기도 불편하고, 헌법소원 관련 내용까지 인터넷에서 복사한 내용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오히려 억울한 피고인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불필요할 뿐 아니라 나아가 피고인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소지도 있었습니다. 사안 자체에 집중해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관련 증거에 대해 분석해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공소사실 입증에 불충분하고, 오히려 피고인의 주장이 더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일반 사람으로서는 이게 매우 어려운 것이니까요.
어쨌든 형사사건을 진행하는 변호사로서 피고인의 무죄를 받아낼 수 있는 기쁜 날이었기 때문에, 법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같이 고생한 사무실 직원들분들에게 카페라리에서 초콜렛치즈 케익을 사서 돌렸습니다. 무죄 턱을 낼 일이 더 많아 졌으면 좋겠네요.
2017년 3월 16일 목요일
[맛집 소개] 어랑 생선구이
어랑 생선구이
주메뉴 : 생선구이, 탕, 조림
주소 : 서울시 도봉구 도봉로 170길2 도봉역
전화 : 02-955-7026
주차 : 가게 앞 또는 북부지방법원내(3시간)
요즘 빅데이터분석에서 많이 나타나는 검색어 중 하나가 "가성비"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싸고 좋은 것을 더 많이 찾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어랑 생선구이는 가성비 뛰어난 음식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하면 일산이나 대구 수성구에 있는 어랑 생선구이가 뜨는데,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추천하는 어랑 생선구이는 서울시 도봉구 도봉역 고가철로 아래에 있는 집입니다.
처음 가본 것은 몇년전 북한산둘레길을 아버지를 모시고 두 아들넘들과 함께 가서 점심을 3대가 함께 먹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도 인기 있는 식당이었고, 특히 도봉역은 인근 도봉산 등산을 하려는 또는 마친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으로, 이 식당은 등산객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식당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착한 가격과 구이로 나오는 생선이 생각보다 크고 양이 많았었기 때문에 몇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북부지방법원에 갈일이 생긴 김에 점심식사를 하러 들러 보았습니다.
12시 반 정도 되었는데 이미 만석으로 대기팀이 3팀 정도였습니다. 대기표를 받아 1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납니다.
도봉역에서 북부지방법원방향으로 뚤린 굴다리에 위치하고 있고, 출입구가 큰길 인도방향과 굴다리쪽으로 하나씩 두개가 있습니다.
오늘 주문한 메뉴는 고등어조림과 임연수구이입니다. 예전에 나오던 크기와 양 거의 그대로 같네요. 가격은 1인분에 8,500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가성비를 따라올 만한 곳이 거의 없겠다 싶습니다. 맛은 점심시간마다 꽉 들어차는 어르신들만 봐도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밑반찬도 정갈하고, 양도 푸짐해서 본전 생각 나지 않을만한 맛집으로 추천합니다. 북부지방법원 부근에 가실 기회가 있으면 꼭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2014년 12월 1일 월요일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
지난 주에는 복대리사건이 있어서 서울북부지방법원에 갔었는데, 복대리사건을 보면서 새로이 알게된 것이 있었습니다.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확정된 판결은 기판력이 있기 때문에 변론종결 전의 사유를 청구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없는데 반해 지급명령의 경우에는 확정되더라도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지급명령 확정 전의 사유를 청구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는 차이가 있더군요.
독촉절차에 따른 지급명령은 금전 등의 지급을 구하는 채권자에게 통상의 소송절차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강제집행에 필요한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약식의 민사분쟁해결절차입니다. 민사소송법 제474조는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법원의 지급명령이 있었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서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지급명령을 가지고 채무자의 재산에 집행이 가능하게 됩니다.
판결이 확정된 청구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로 민사집행법은 '청구이의의 소'라는 것을 마련하고 있는데, 청구이의의 소는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것을 이유로 해야 하는 제한이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 그런데 민사집행법은 지급명령과 관련해서는 특칙을 정하여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는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58조 제3항). 따라서 확정된 지급명령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에서는 변론이 종결된 뒤에 생긴 사유 뿐 아니라 지급명령 발령 전에 생긴 청구권의 불성립이나 무효 등의 사유를 그 지급명령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2014년 2월 8일 토요일
성북구의 관할법원
성북구, 내년엔 서울북부지법 관할로
2013. 3. 13.자 법률신문 기사
법원에 다녀오다가 현수막을 보고 처음 알았네요. 관련기사를 검색해 보니 이미 2013. 3.경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이 변경되었고 그 시행이 2014. 3. 1.자였던 것입니다.
이제 2014. 3. 1.부터 성북구의 분쟁의 1심 관할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니라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변경됩니다. 검찰청법상 검찰청 관할구역도 지방법원 관할구역을 따르게 되어 있으므로 성북구에서 발생하는 형사사건에 대한 관할검찰청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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