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1일 수요일

북한산둘레길(산너미길-송추마을길)

재작년까지는 주말마다 열심히 애들 데리고 서울둘레길-북한산둘레길을 돌아다녔었는데, 서울둘레길 완주증명서를 받은 이후, 애들의 주말학원 등 일정에 겹쳐서 요새는 시험이 끝나는 주말에나 한번씩 북한산둘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북한산둘레길 스탬프북에 도장을 다 받는 것이 목표이기는 한데, 1년에 한번씩 가니 작년에 갔는지 몇년전에 갔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서 갔던 코스를 한번더 걸어보게 되었습니다. 가기로 한 날 둘째는 중간고사가 끝나고 첫째는 그 다음주가 중간고사라, 둘째만 데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갔던 북한산둘레길(산너미길) 은 양주에서 의정부 안골계곡 쪽으로 넘어오는 코스였는데, 이번에는 의정부 안골계곡쪽에서 양주쪽으로 넘어가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가파른 산길과 계단을 오르면서 아뿔사 했지요. 저번에는 오르막이 완만해서 힘이 덜 들었는데, 이번에는 초반 오르막이 엄청 심해서 급탈진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이제 중2보다 못한 체력 ㅜㅜ). 일년 정도만에 걷는 난이도 상의 둘레길 코스의 위력이 상당했습니다. 정상 이후 완만한 내리막과 거의 도로옆 평지를 걷는 송추마을길은 체력적 부담이 덜했지만 오랜만에 8.2km를 걸었더니 정강이에 알까지 박여서 귀가길에는 카카오택시 이용 ㅎㅎㅎ

북한산둘레길(산너미길-송추마을길)
일시 : 2017. 9. 23. 
경로 : 안골계곡 - 원각사입구(산너미길) - 북한산오봉탐방지원센터 - 우이령입구(교현리)
거리 : 8.2km
소요시간 : 2시간 6분 

 음료수는 충분히!

 배낭 안에는 초코렛과 물
 이건 초반일 뿐
이 경치를 보려면 상당히 고생을 해야 함

 내려오는 길은 완만
 산너미길에서 송추마을길로
 송추마을길은 대 부분 외곽순환 옆 도로

 물론 가끔 산길로 들어갔다 나옴

 저 멀리 보이는 오봉

 우이령입구(교현리) CU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마무으리

집에 가자!


2017년 9월 22일 금요일

학폭위 사건 "조치 없음" 결정


지난 주말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을 위한 의견서 작성을 위해서 보냈고, 그렇게 작성된 의견서가 보호자를 통해 월요일에 열렸던 학폭위에 제출되었는데요. 오늘 아침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이 "조치없음" 결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조치없음"은 형사사건에서 검찰의 혐의없음 처분과 유사한 결정으로, 제 사건에서는 지목학생의 행위와 피해학생의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학폭위"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고등학교 내에서 학생 사이에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잘못을 한 학생에게 징계를 부과하기 위해서 열리는 절차입니다. 학교폭력으로 규정되어 있는 내용이 형법상 범죄인 "상해, 폭행, 모욕, 명예훼손" 등도 있지만 강제적인 심부름,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등 신체, 정신, 재산상 피해를 주는 행위로 넓게 규정되어 있어서 범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학교폭력에는 해당할 가능성도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학생측에서 지목학생을 신고하면서 학폭위의 개최를 요구하면 무조건 개최되어야 하는 구조이고, 법원의 재판과 달리 법에서 정한 학폭위 위원들이 징계여부 및 징계수위를 결정하며, 학폭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일정한 방법으로 불복이 가능하며 최종적으로는 법원에서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으로 다투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노심초사하셨던 보호자분으로부터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으니 아침부터 상쾌하네요.

2017년 9월 15일 금요일

장안의 화제 카카오 체크카드

요새 공인인증서 없는 인증방식과 파격적인 미끼금리를 이용해서 그리고 체크카드의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보았습니다.


계좌개설은 기존 은행계좌가 있는 사람이면 바로 인증해서 가능한데, 미끼금리상품은 다 팔려서 대출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고 하는 전문이...


그래서 애초에 체크카드도 신청하지 않고 있다가, 어랏 체크카드가 캐쉬백이나 할인으로 바로  혜택을 준다는 데 솔깃해서, 무엇보다 라이언이 너무 귀엽기 때문에 발급신청완료!


하지만 발급신청하고 오는데 거의 2주는 걸린 느낌적 느낌!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보낸 것 같지 않게 형형 색색의 캐릭터카드 뒤에 웅앵웅초키포기 이런게 써 있음

어쨌든 라이온 체크카드를 득템하고, 일단 카카오뱅크 계좌에 계좌이체를 한 다음, 10,000원 이상 결제시 4,000원 할인을 해주는 CGV로  출동하였습니다.


1달에 한번이긴 하지만 4,000원 할인은 무시못할 혜택! 내년 1월까지 4번은 더 써먹을 수 있음
이외에도 주유소 5,000원 캐시백, 커피 2,000원 캐시백 마트 3,000원 캐시백 등을 한 달에 한번씩 써먹으면 체크카드 발급한 수고는 보상되고 남을 듯!

혹시 모르셔서 신청 안한 분 있으시면 추천드립니다.




2017년 9월 1일 금요일

[산책길] 녹색길(경부고속도로 옆길)


서초구는 알고 보면  꽤나 녹지가 많아서 공원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구에 속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출발해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 사이의 언덕을 잇는 누에다리와 다리 건너 있는 서래마을, 서리풀공원을 돌아 대법원쪽으로 돌아내려오는 것도 상당한 거리에 높낮이가 있는 산책코스라고 할만 합니다. 서초동에 사무실이 있는 입장에서는 점심시간을 전후해서 시간이 넉넉하기만 하다면 서래마을까지 걸어가서 브루클린버거조인트([맛집 소개] 브루클린 버거조인트 참조- 현재 위치가 약간 변경되었습니다)에서 소모한 칼로리를 보충하고 오는 것도 괜찮은 점심-산책 코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성모병원쪽 차도로 걸어서 서초역쪽으로 넘어오거나, 아예 성모병원뒤쪽 산을 넘어 서울중앙지방법원 예식장 쪽으로 넘어오는 것도 생각함직한 산책코스이지요(봄에 혼밥 후에 했던 산책이 그것입니다 혼밥일기 참조).

반대편으로 교대역에서 강남역으로 이어진 길 중간에 경부고속도로 옆 녹색길도 길 양쪽으로 무성한 나무를 끼고 20-30분 산책을 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렇게 길마중 3교에서 시작해서 양재역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점심시간에는 꽤나 많은 직장인들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는 아파트단지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뚝방길입니다.


이런 길이 양재동 남부순환로 서초구청 입구까지 이어지는데, 빠른 걸음으로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다시 사무실까지 돌아오면 1시간이 조금 안되는 산책코스입니다. 저는 가보지 않았는데, 남쪽으로는 청계산까지 북쪽으로는 한강공원까지 이어진다고 하네요.  더운 여름에는 엄두도 못냈었지만, 시원해진 김에 오랜만에 산책을 하고 왔습니다. 서초동의 대표적인 산책코스로 추천합니다.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만화] 열혈강호


전극진/양재현, 열혈강호 73, 대원씨아이(2017)

찾아봤더니 열혈강호가 처음 영챔프(아 영챔프는 만화잡지였는데 온라인으로 옮겨 2013년에 문을 닫고, 현재 코믹 챔프라는 잡지에서 연재중이라고 합니다)에 연재되기 시작한 것이1994년입니다. 무려 23년동안 연재되고 있는 대한민국 최장수 연재만화가 되었네요.

제가 대학 입학하기도 전에 나온 이 무협만화의 주인공 한비광은 아직도 모험중입니다(신지에서 빠져 나와서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하네요). 어제 저녁먹으러 갔다가 들린 서점에서 무심코 가격이 4,500원 밖에 하지 않아 집어들었는데... 아씨 72권도 아직 안본 것 같습니다.

처음 연재되고 "붉은매"나 "용비불패" 등과 자웅을 겨루다가 경쟁작이 나가 떨어지는 동안, 너무나 느린 진행이 장수의 비결이 되어 버린 듯 하네요. "용비불패"의 작가는 네이버 웹툰 별점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고수"를 최근 연재하면서 다시 인기몰이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사무실의 대리님께 이 만화를 아시냐 물어보았더니, 이 만화 너무 오래된 데다가 권수도 엄청나게 많아서 시작할 엄두가 안나셨다고 ㅎㅎㅎㅎㅎ

어쨌든
1) 주인공의 엄청난 잠재력과 성장
2) 기연을 통한 무공습득
3) 정파와 사파의 대립구도라는 (무협으로서) 클래식한 세계관
4) 구운몽을 방불케하는 주인공의 여자관계(물론 담화린 쪽으로 정리중이긴 하네요)
5) 주인공 뿐 아니라 사연 있는 악역들 또는 선악구분이 어려운 인물들의 매력

등 매력포인트가 넘쳐나는 만화입니다[아재의 취향인가 (먼산)]
20년 넘은 아재취향이 두렵지 않다면 시도해 보시길!!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책 소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기간 있었던 대법원 판결들과 그에 얽힌 뒷이야기들. 그래도 이슈가 되었던 대법원 판결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도, 이 책에서 요지를 처음 접하는 대법원 판결이 있을 정도로 많은 대법원 판결들이 내용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김영란 대법관님께서 집필하셨던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와 겹치는 판결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이용훈 대법원장과의 인터뷰를 기초로 하여 씌어진 책이니만큼 사건 수에서도, 그 뒷이야기도 더 많은 편입니다.

저자는 오랜기간 중앙일보-JTBC의 법조/사회 담당에 있었기 때문에 대법원의 구성변화와 대법원 판결의 변화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무래도 소수의견을 대변하는 박시환 대법관과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했기 때문에 적어도 진보적인 입장표명에 대해 관대했던 이용훈 대법원장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지만, 대법원 다수의견의 입장은 그 자체로 규범력이 있어서 소홀히 다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대법원 다수의견에 동조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책을 읽을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에게는 관심도 없고 생소한 대법원의 구성이나 임명절차, 그리고 그에 얽힌 법원 고위 판사들 사이 또는 그들과 청와대, 검찰과의 줄다리기가 대법원장/대법관 입장에서 그려지고 있는 것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나 내용이 아닙니다. 아마도 이 정도로 자세히 그려낸 것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신동아나 월간조선에 분석기사로 실리는 글들 정도에 단편적으로 나타난 적이 있었을까요).

어쨌든 기본적인 법조 관련 경험과 지식이 있다면 "헉 이런 내용까지" 하면서 읽을 만한 내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법사회학적으로 대법관들의 경향이나 판결내용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책이나 기사가 미국 등에 비해 너무 부족한 우리 법조에 기념비적인 저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물론 그럼에도 내용 때문에 선풍적인 인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이용훈 대법원장 시대에 우리 대법원의 주요 판례를 모르고 있었던 변호사/법조인은 꼭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박시환/전수안 대법관이 대법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부분입니다.

양승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국가/상급 지방자치단체의 감독원 행사에 대해 "국법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는 국가 등의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충의견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이러한 사건에서 국가의 부당하 ㄴ간섭을 걱정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권 일탈/남용을 방지하는 것을 훨씬 더 걱정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양승태의 법논리가 국법질서와 국가(중앙정부) 우위의 관점에 서 있다는 점은 이용훈 코트의 뒤를 잇는 양승태 코트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153면.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말한다. "요즘 법정에서 논리를 제시하면 '대법원 판례가 이렇다'고 제지하는 판사들이 있다. 대법원 판례만 따라간다면 전국에 그 많은 판사들이 왜 필요한가." 판사가 사건에 대한 열정과 고민 없이 대법원 판례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173면.


2007년 12월 2년만에 법원조직법을 재개정해서 다시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대법관회의 의결권이 없는 법원행정처장이 사법행정을 주도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보다 대국회 창구가 비대법관출신 법원행정처장으로 바뀐 뒤 국회의원들의 불만이 계속됐다는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186면.


대법원의 공소장 일본주의 판결은 이후 재판에서 폭넓게 활용되지 않았다. 일부 재벌사건이나 정치인 사건에서 주장됐을 뿐이다. 변호사들도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앟았고, 판사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획기적인 판례가 나오더라도 현장의 법조인들이 경각심을 갖고 분발하지 않는다면 '종이 호랑이'에 불과함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181면.


젊은 판사들의 장래 희망이 '공보담당판사 -> 법원행정처 심의관 -> 고등법원 부장판사 ->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정상이 아니다. 법원행정처, 대법관을 목표로 재판하는 판사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중앙집권적인 관료사법을 수술하는 것을 검찰개혁과 함께 할 또 하나의 과제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191면.


이용훈은 강일원에 대해 "생각은 조금 보수적이지만 민주주의 원리나 법치주의, 법관의 품성에 있어 깊이를 가진 판사"라고 평가했다. "듣기 싫은 소리를 기분 나쁘지 않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일원은 이광범-김종훈 팀이 사라진 이용훈 코트 후반기 사법행정을 이끌었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246면.


긴급조치 판결이 '박정희 시대'의 대표적 과오에 대한 것이라면 조봉암 재심 판결은 '이승만 시대'의 대표적 과오에 대한 것이다. 지체된 정의의 해악은 정의가 아니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체된 정의는 악을 조장하고 방치한다. 그 악을 바로잡는 데 몇 배, 몇십 배의 에너지가 소모된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276-277면.


"신영철은 자신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던 이들도 자신들의 말을 더이상 입에 올리지 않았다. 어떤 이는 그게 큰 일이냐고 했고, 어떤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어떤 이는 속았다고 했다. 잘잘못을 가리고 책임을 묻는 일을 하는 법원과 판사들이 정작 자신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모두가 부끄러워야 했지만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315면.


법무법인 바른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 강훈 법무비서관 등 소속 변호사들이 정부에 들어가면서 각광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는 법무법인 화우, 이명박 정부는 법무법인 바른'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급성장의 배경을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서만 찾는 것은 무리가 있다. 최종영 전 대법원장, 박재윤 전 대법관, 김동건 전 서울고법원장, 명로승 전 법무차관, 문성우 전 대검차장,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등 법원/검찰의 고위 전관들이 대거 영입돼 '송무로펌'으로 자리를 잡았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325면.


정의는 법논리와 법 감정, 머리와 가슴 사이에 있다. 맥락을 끊어낸 법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법이 형식논리의 포로가 된다면 기득권의 편법과 탈법, 불법을 눈감아주는 결과를 낳는 것 아닌가. 재벌 사건에서 대형 로펌 변호사들이 벌이는 화려한 법 논리의 향연은 돈 없고 힘없는 시민들의 박탈감만 더할 뿐이다. 집행유예로 빠져나가는 재벌 회장들의 휠체어만큼 사법 신뢰를 위협하는 것은 없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355면.


그러나 이길 수 없었다고 해서 패배한 것은 아니다. 철수했다고 해서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이 다시 세운 나라다. 패배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정의를 위해 스스로와의 싸움을 멈추지 않는 순간 우리는 정의롭다. 정의는 명사가 아니다. 살아 움직이는 동사다.

권석천,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창비(2017), 47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