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금요일

[책 소개] 캐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김미정 역, 캐롤, 그책(2016)

영화 캐롤의 흥행으로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된 (것으로 보이는) 동명의 원작 소설 캐롤을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원래 책을 사 놓은 것은 영화가 흥행한 직후인 4-5월달이었는데, 중반까지 책장을 넘기기 힘들다보니 7월이 되어서야 다 읽게 되었네요.

소재가 파격적(1950년대 미국이라는 배경에서)이어서 그런지 작가도 처음 출판할 때는 필명을 사용하였다가 시간이 지나서야 실명을 밝힐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요새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1950년대 미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영화화와 함께 흥행을 하지 않았나(영화를 보지는 못하였지만 영화평도 좋은 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생각합니다. 미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법화 결정(미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  포스팅 참조)이 우리에게도 시사해 주는 바가 컸던 것도(그러나 아직 갈길은 멀어보입니다) 하나의 이유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설 자체는 파격적인 소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사건도 많지 않고,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주된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점에서 교과서적인 연애소설이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교과서적인 소설들과 다르게 현실의 암울함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열린결말식 해피엔딩이라는 점이 약간 다른 느낌이기도 합니다. 막장 드라마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전개와 반전에 익숙해 있는 아저씨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아저씨가 너무 나이들어 버린게 아닐까요.

2016년 7월 21일 목요일

[책 소개] 운동미니멀리즘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짐마일로라는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트레이너가 자신의 운동/헬스/피트니스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은 글입니다. 원래는 3월경에 제 몸매를 적잖이 걱정한 친구가 선물해준 책인데, 헬스나 피트니스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생기지 않아서 책장에 잠자고 있다가 눈에 띤 김에 통독을 하게 되었네요. 내용 자체는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것이지만, 새롭게 알게 되거나 역시나 직업인으로 일을 하게 된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생각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너무 늦게 읽은 것에 대해서 선물해 준 친구에게 미안함과 함께 뒤늦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부분들입니다. 특히 인용한 마지막 부분은 샷을 할 때 "이 공이 제대로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면 여지없이 미스샷이 나는 골프와도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소득을 늘립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조건들이 모두 같다면 대부분의 면접관은 더 나은 건강과 외모를 가진 사람을 뽑습니다. 그래서 지원자들의 스펙이 비슷해 변별력이 떨어질수록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해온 사람이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23면.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몸매는 원시시대의 생존과 번식에 적합(Fit)했던 몸매입니다. ... 그리고 그러한 몸매는 오늘날 우리가 '피트니스(fitness)'를 통해 추구하는 몸매와 다르지 않습니다. 적합함이라는 뜻의 'fitness'가 체형 개선을 위한 운동을 뜻히가도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기원, 운동 미니멀리즘, 올림(2013), 50면.


단순히 먹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를 이용한 다이어트로는 빠질 때 근육이 빠지고, 찔 때 지방이 찌게 되는 것입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85면.


몸이라는 자동차는 움직일 때보다 시동을 켠 채로 '대기하며' 버리는 기름이 가장 많은 것입니다. 따라서 몸의 출력량을 늘리려면 몸 자체를 '연비가 나쁜 자동차'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 역할을 하는 것이 근육입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90면.


몸을 만드는 것은 비디오게임을 배우는 것과 같아서 처음 한두 판을 연습으로 '죽어보면' 더 쉽게 요령을 터득할 수 있습니다. 그 후부터는 소소한 변수들에만 잘 대응하면 몸의 변화가 지속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101면.


주기적으로 운동해서 잊을 만하면 또 괴롭혀주고, 나을 만하면 부숴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몸이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무인도 같은데 떨어졌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원시밀림의 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112면.


어떤 동작에서 우리가 낼 수 있는 힘은 약한 고리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람은 약점만큼만 강한 것입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160면.

2009년 미국인들은 책을 사는 데 쓰는 돈의 세배에 가까운 72조달러의 돈을 운동 관련 용품을 사는 데 소비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인 것입니다.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169면.


결국 웨이트트레이닝을 잘하는 사람은 수백 가지의 운동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몇 가지 핵심 운동을 정확한 자세로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적은 것이 많은 것입니다Less is more.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173면.

슈워제네거는 역기를 보는 순간 10분의 1초라도 '못들지 몰라'라는 의심이 스쳐 가면 들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운동철학으로 늘 이 한 문장을 꼽았습니다. "마음이 우리를 돕게 하라. 방해하게 하지 말라Make your mind work for you - not against you."
-이기원, 운동미니멀리즘, 올림(2013), 228-229면.



2016년 7월 20일 수요일

피치마크 수리방법


초보 때 골프 라운딩에서 같이 치는 동료가 피치마크를 수리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보 때는 자신이 피치마크를 만들 수가 없으며, 그린에 공을 올리기 위해서 그린 주변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바빠서 그런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웬만하면 90대 스코어를 치기 시작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가졌던 것도 잠시([골프] 80대 진입 참조), 요새 피치마크를 수리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나마 피치마크 수리방법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아래 동영상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피치마크 뒤에 수리기를 꼽은 다음 마크 방향으로 밀어야 하는 것이었네요. 저같은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동영상도 첨부합니다. 알려주신 마인드골프님께 감사드리고(마인드골프님의 페북 포스팅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어설픈 수리로 망친 그린들에게 미안함을 전합니다.



2016년 7월 18일 월요일

시효중단사유인 승인을 할 수 있는 자


매출채권 보증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매출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질의가 들어와서 찾아보았습니다.

소멸시효란 채권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일정한 기간동안 당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하는 제도로서 민법상 일반적인 권리의 소멸시효는 10년, 상사채권 등에 대한 적용되는 상사소멸시효는 5년, 특별히 그보다 단기의 소멸시효를 적용할 필요가 있는 단기소멸시효는 3년, 1년 등입니다. 소멸시효는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의 사유에 의하여 중단되는데, 그 중에서 시효의 이익을 받을 자(채무자)가 시효에 의하여 권리를 잃게 될 자(채권자)에 대하여 그 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승인을 할 수 있는 자는 시효이익을 받을 자 또는 그 대리인이고, 그 이외의 제3자가 승인을 하였더라도 시효이익을 받을 자에 대한 관계에서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채무불이행에 대비한 보증보험에 있어서 채무자의 보험회사가 보증보험금을 채권자에게 지급한 것만으로는 채무자가 채무를 승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게 됩니다(서울고법 1979. 11. 13. 선고 79나1618 판결,민법주해 3권, 533면 참조).

2016년 6월 27일 월요일

[은어] 빻다

*'시간을 달려서'로 세번째 곡까지 히트시킨 걸그룹 '여자친구'입니다. 포스팅과의 관련성은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요새 인터넷을 보다 보니 "빻다"라는 표현을 많이 보게 됩니다(찾아보니 이미 작년부터 쓰이고 있었네요). 원래 사전적인 의미는 "(절구 등에 넣고 공이로) 짓찌어서 가루로 만들다"라는 뜻인데, 외모나 성향을 비하하는 형용사 같은 용법으로도 쓰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의미불명의 문자열(예컨대 ㅇㅇㅋ굳ㅋ)에 의미를 부여하여 쓰는 단계에서 나아가 기존에 있던 단어를 재발견(?!)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덧붙이거나 줄임말로 강력한 어감을 가진 말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용법 - 마늘을 빻다.
은어적 용법 - 외모(와꾸)가 빻은 00

국어선생님께서 들으시면 언어생활을 파괴하는 것이므로 지양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기 딱 좋은 은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욕"과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오지다", "지리다"도 유사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 아이들을 이해해 주는 국어선생님 일화도 재밌습니다. 그러나 제 나이 또래에서 따라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2016년 6월 21일 화요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위촉


지난 금요일, 2018. 2.까지의 위촉기간동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민사재판의 경우 판결이 아니라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화해나 조정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판사가 아닌 직업을 가진 조정위원이 조정을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사회경험을 가진 조정위원이 당사자 사이에 조정안을 도출시켜서 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 조정 이후 당사자 사이의 관계나 감정 등을 고려할 때 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중책을 맡겨주신 뜻을 잊지 않고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6월 1일 수요일

[책 소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현대문학(2016)

무라카미 하루키[이미 그가 "여자 없는 남자들"이라는 책을 냈을 때 이미 그에 대해서는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쓴지 35년이 다 되었다고 합니다. 소설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그와 비견할 만한 성공을 거둔 소설가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자신의 직업과 관련한 자전적 에세이를 냈네요.

저야 대학생 이래 하루키의 팬이었는데,  본인도 세계 여러곳의 독자들에 대한 생각들을 알 수 있어 흥미진진했네요. 지금이야 문단의 (질투섞인) 비평을 부담없이 흘려낼 위치에 있지만, 오히려 기성 문단으로부터의 홀대가 하루키를 세계적인 작가로 키워낸 것 같기도 하다는 본인의 분석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키워낸 원인을 우연으로부터 꾸준한 육체와 정신의 단련과 노력으로 설명하는 것도 꽤나 설득력 있습니다.

어떤 직업이든 일가를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 근성과 끈기의 표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도 김연수라는 소설가가 쓴 책도 있으니 비교해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책 소개] 소설가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