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퀼리브리엄,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모두 스포일러 주의!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소개하고자 하는데, 최근에 "다이버전트"라는 영화를 보고, 전에 본 영화들이 떠올라 끄적끄적대 봅니다. 제 영화취향은 "매우" 대중적이며, 액션, 로맨틱코미디를 특히 좋아라 하고, 공포물은 싫어하는 편입니다.
이퀼리브리엄(2002)
감독: 커트 위머
주연: 크리스천 베일
3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사람들이 프로지움이라는 약물로 감정을 엄격히 통제받는 사회에서 약물투입을 거부하고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려 하는 반역자들의 색출하는 최고 요원인 "존 프레스턴"이 동료의 자살, 아내의 숙청 등의 사건을 괴로운 감정을 갖게 되고, 투약을 중단하면서 감정의 세계에 눈을 뜨면서 자유를 위해 싸우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미래사회를 종교사회로 그리면서 신정일치 사회가 어떤 위험성을 갖게 되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가공의 무술인 건카터를 멋있게 묘사해낸 것도 이 영화를 높이 평가할 부분입니다. 크리스천 베일의 액션배우로서의 가능성이 증명해냈다고 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하겠습니다. 뭐 다른 부분은 다 차치하고 건카터 액션 만으로도 고등학교 남학생 정도인 제 안목을 충분히 만족시킨 영화입니다.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2012)
헝거게임 :캣칭파이어(2013)
감독 : 게리로스
주연 : 제니퍼 로렌스
독재국가 판엠에서 12개 구역에서 2명씩 선발된 남녀로 하여금 주어진 무기로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생존경쟁을 벌이도록 하는 '헝거게임'에 동생 대신해 지원하여 출전하게 된 '캣니스'가 전 구역으로 생중계되는 게임현장에서 살아남고, 그와 동시에 판엠 독재 체제에 대한 봉기의 중심으로 나서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원작소설 3부작 중 2부작까지 영화화된 상태이므로 1편을 보지 않고 2편을 보게 되면 약간 이해가 어려운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독재국가의 중심부의 귀족 비슷한 계층과 12구역에서 착취당하며 거주이전이 불가능한 상태로 통제당하는 대다수 대중의 대립구도에서 대중의 희망으로 체제를 전복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퀼리브리엄에서 존 프레스턴이 건 카터의 달인이라면, 헝거 게임에서 캣니스는 활의 달인입니다. 제니퍼 로렌스의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액션 및 숨가쁜 스토리 전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혹평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다이버전트(2014)
감독 : 닐 버거
주연 : 쉐일린 우들리, 테오제임스
근미래의 시카고가 배경인데, 잦은 전쟁과 자연재해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인류는 다섯개의 분파로 나뉘어 자신의 분파의 행동규범을 철저히 따라야 하는 통제된 사회에서 살게 됩니다. 이 사회에서 16살이 되면 어느 분파에 속하게 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치게 되는데, 테스트과정에서 원래 부모님의 분파가 이타주의적인 "애브니게이션(ABNEGATION)"인 주인공 트리스는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진 "다이버전트"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분파로 군대/경찰을 담당하는 분파인 "돈트리스(DAUNTLESS)"를 선택하여 훈련을 받게 됩니다. 트리스는 훈련과정에서 과학자집단 분파인 "에러다이트(ERUDITE)"가 돈트리스 수뇌부와 결탁하고, 실질적으로 행정을 담당하는 애브니게이션을 축출하기 위해서 돈트리스의 의식을 조종하여 애브니게이션 학살작전에 이용하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트리스와 그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던(물론 티격태격하다가 로맨스에 빠지는 건 기본) 훈련교관 포는 "다이버전트"였기 때문에 의식조종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학살작전에서 애브니게이션의 지도자급인 트리스의 부모님을 찾던 트리스와 포는 다이버전트라는 사실이 밝혀져 돈트리스 수뇌부에게 붙잡히는데, 트리스는 (아마도 다이버전트였던) 어머니의 희생으로 달아나서 에러다이트와 돈트리스 수뇌부의 만행을 저지한다는 내용입니다. 주연배우들은 유명하지 않으나, 애슐리 저드, 케이트윈슬렛 등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 팝콘취향의 귀에 달달한 OST도 마음에 들더군요.
세 영화들은 모두 일종의 우화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억압하는 독재나 신정일치 사회, 분파라는 시스템에 대항하는 개인이 우연한 기회에 자유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체제를 전복하는 이야기이자 영웅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 이래 영웅이야기의 오랜 전통은 SF 영화에도 남아있는 것일 테지요. 누구든 사회의 시스템으로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 혹시 자신이 그러한 시스템을 강제하려고 할 때(우리 헌법은 그 한계를 제37조 제2항에서 애매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영화들이 무의식중에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 자체로 재미있는 볼거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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