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9일 금요일
[안혜리의 직격인터뷰] "정권과 시민단체의 권력,이권 나눠먹기가 윤미향 사태 낳았다"
[안혜리의 직격인터뷰] "정권과 시민단체의 권력, 이권 나눠먹기가 윤미향 사태 낳았다", 중앙일보 2020. 5. 29.
조국사태 를 분기점으로 진영논리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 이전에는 법원의 판단 이전에 사회의 기본적인 도덕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공직에 나섰을 때, 그러한 행동이 밝혀지면 부끄러움을 알고 취임 전이든 후든 직을 고사하는 것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암묵적인 사회적 합의였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행동을 밝혀내는 쪽은 김경률 회계사가 십수년간 몸담았던 참여연대 와 같은 시민단체였습니다.
하지만 조국사태를 기점으로 참여연대조차도 자정능력이나 참여연대 출신 또는 같은 정치성향의 관련자들에 대해서 비판을 하지 않고 입을 닫게 되었고, 시민단체조차 진영논리에 부역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점에 대해서 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자신은 그에 부합하는 도덕률과 행동기준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정치성향이나 직업, 그리고 비판을 하는 사람이 개인이든 단체든 관계없이 가져야 하는 상식이지요.
이러한 상식이 부서진 정치상황에서 홀로 이러한 상식을 지키자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2020년 4월 28일 화요일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개정)
민식이법이라고 불리는 법은 2020. 3. 25.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문기사 등을 통해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사고가 가중처벌된다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의 설치 및 무인카메라 등 시설, 제한속도 관련 내용입니다.
핵심은 특정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에 신설된 내용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이하 같다)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일단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운전자가 대상이고 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에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한다고 규정했는데, 자전거까지 포함하였다면 이를 명시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 제3항으로 정한 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의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할 의무가 운전자에게 부여되고, 그 의무로 가장 주요한 것은 시속 30km 이하로 서행운전할 의무일 것입니다. 서행운전의무를 위반한 경우 과실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의 죄는 교통사고로 인한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죄입니다.
그리고 대상이 어린이로 만 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을 때 어린이가 사망에 이른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어린이가 상해에 이른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신문기사에 민식이법을 촉발시킨 40대 남성에 대한 1심 판결선고(중앙일보 기사)가 있었는데, 금고 2년이 선고되었다고 하네요. 민식이법이 적용된 것이 아니지만 민식이법이 적용되더라도 법정형 하한인 징역 3년의 경우 집행유예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형을 피할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식이법을 촉발시킨 40대 남성에게는 금고 2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는데, 민식이법에서 정한 법정형 하한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하면서 집행유예까지 선고하는 것에 대해 판사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어린이 사상사고에서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처벌을 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점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2020년 3월 2일 월요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와 재석방
보기 힘든 재판을 보다보니 평소에는 신경쓰지 않던 법조문을 근거로 보기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보석 또한 취소되어 법정구속되었는데요. 법정구속 후 6일만에 다시 석방되었는데, 일반 형사범의 경우 그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석방된 경위를 살펴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시 구속된 이유는 재판기간동안 신병을 구속하지 않는 보석결정이 취소되었기 때문입니다. 2심인 고등법원의 보석결정에는 원칙적으로 항고할 수 없고 다만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법률, 명령 또는 규칙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는 때에 한하여 대법원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18조). 재항고는 법적성질이 즉시항고입니다.
즉시항고는 보통항고와 달리 제기기간 내에 그 제기가 있는 때에는 재판의 집행은 정지됩니다(형사소송법 제410조). 항고장을 받은 원심법원(이 사건에서는 고등법원)은 결정으로 항고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집행을 정지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09조).
이명박 전 대통령 측(변호인)은 즉시항고 제기기간(결정일로부터 7일) 내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였습니다. 신문기사([권석천 논설위원이 간다] "전직 대통령이 도주?"... 법정구속 관행이 한방 맞았다, 2020. 3. 2.자)를 보았을 때, 변호인측의 항고이유는 재항고 제기기간이 지나기 전에 구속집행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된다는 것입니다. 즉, 보석결정에 대한 재항고는 즉시항고이기 때문에 7일이라는 제기기간이 지나면 확정되어 불복할 수 없게 되는데, 제기기간이 지나기 전에 구속집행을 하게 되면 보석취소결정의 확정 이전에 바로 집행하는 것이어서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 것이죠.
이에 2심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즉시항고 제기 2시간만에 보석취소결정의 집행을 정지한 것입니다. 2심 재판부로서도 형사소송법 제409조에 따라 집행정지를 하고, 대법원의 즉시항고에 대한 판단을 받아서 보석취소여부(구속여부)가 결정나게 된 것이고, 2심재판부가 종국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석방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법원이 즉시항고에 대한 판단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고심 심리기간 중에 먼저 하게 되면, 그에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병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입장에서 구설에 오르지 않으려면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와 상고심의 심리를 같이 진행하고, 같은 날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굳이 상고심 진행 중에 보석취소결정을 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이 옳다고 손을 들어서 이 전대통령이 다시 구속된다면, 그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대법원이 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심 재판부가 유죄판결을 하더라도 신병을 구속하지 않고 상고심으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비슷한 결과가 되었네요.
위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의 기사에서는 불구속재판이 원칙이니 2심재판부가 '인신구속사무의 처리에 관한 예규' 제57조에 따라 유죄 피고인을 법정구속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예규가 헌법이나 법률위반 임이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단정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잣대로 구속재판여부를 판단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이 신변경호까지 받기 때문에 도주가능성이 거의 없는 경우가 예외적인 상황인 것이지, 일반 형사피고인들의 도주가능성은 지난 달 일본의 '카를로스 곤' 탈출사건에서 보듯 상당히 높다고 보는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2020년 2월 27일 목요일
[근황] 조정위원 지명장과 감사장 수령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 상근조정위원 그리고 2018년부터 임대차전문 조정위원으로 활동해 왔는데요. 이번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그간의 활동에 대한 감사장과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다시 상근조정위원 활동을 지명하는 지명장을 보내주셔서 받아보았습니다.
원래는 일주일 전 정도에 감사장 수여식에서 받을 예정이었는데, 요사이 공식행사는 되도록 피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우편으로 받아보게 되었네요.
책장 위에 전시해 보았습니다. 사무실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서 의외로 관심을 보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앞으로 1년도 임대차전문 상근조정위원으로 열심히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2월 19일 수요일
야간에 검은옷 무단횡단 보행자 친 운전자.. 대법 "과실 없다"
야간에 검은옷 무단횡단 보행자 친 운전자.. 대법 "과실 없다" 2020. 2. 19.자 한국일보 기사
교특법위반(치사)죄 관련 해서 원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나왔던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무죄판결로 뒤집혔던 사안인데,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확정되었다는 것이네요.
블랙박스 영상 등에 따르면 제동하기 어려워 보였던 사정+ 피고인이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은 점 등이 고려요소가 된 것 같습니다.
2020년 2월 12일 수요일
[선우정칼럼] "보수가 권력을 잡으면 뭐가 달라지는데?"
조선일보 2020. 2. 12. [선우정 칼럼] "보수가 권력을 잡으면 뭐가 달라지는데?"
보수 야당에 바라는 것은 좌파의 뒷전에서 벌이는 욕설의 성찬이 아니다
사람들은 미래를 묻는다… 답할 실력이 없다면 권력도 주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께서 유명 소설가인 것으로 잘 알려지신 분의 일갈
ㅂㅂㅂㄱ
2020년 2월 6일 목요일
[공유] 너무나 연애하고 싶어서
너무나 목적있는 글들만 난무하는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다닐 때 이맘 때에는 다음 학년의 새 교과서들을 받아들고 이런 게 있구나 하면서 특히 국어책을 탐독하면서 재밌어 했었고, 피천득 씨의 "방망이깎던 노인"이었던가를 보면서 왠지 모를 만족감, 그 정도 나이가 되면 나도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이나 동경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도 같습니다.
문득 트위터에서 "간장 종지"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던 조선일보 한현우 부장의 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5년전 글이더군요. 새 국어책에서 피천득 수필을 발견한 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그런 감정을 느껴지게 만드는 글이어서 소개해 봅니다.
조선일보 2015. 12. 26.
문득 트위터에서 "간장 종지"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던 조선일보 한현우 부장의 글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5년전 글이더군요. 새 국어책에서 피천득 수필을 발견한 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그런 감정을 느껴지게 만드는 글이어서 소개해 봅니다.
조선일보 2015. 12. 26.
[마감날 문득]
대학 4학년 때 학교 후배에게 고백했다. 나, 너 좋아한다. 그녀가 말했다. 알아, 형이 나 좋아하는 거. 아니, 그거 말고. 좋아하는 거 말고. 사랑한다고. 형 왜 그래? 이상해, 형이 그러니까.
그놈의 빌어먹을 형 소리. 아무리 1990년대였지만, 응답해야 마땅한 그 이상한 시대였지만 계집애가 사내놈한테 형이 뭐냐, 라고 말하진 않았다. 오빠도 좋아하기 힘든데 형을 좋아할 수 있겠냐, 하고 속으로 구시렁댔을 뿐이다.
그녀에게 차인 뒤 자취하던 친구 집에 가서 밤새 술을 마셨다. 친구는 소주 세 병 정도 마실 때까지만 상대해주더니 곯아떨어졌다. 안주라곤 자취방 냉장고에 있던 멸치와 김치뿐인데도, 혼자 마시고 또 마시면서 또 간혹 훌쩍거리면서 밤을 새웠다. 연애하고 싶어서, 너무나 연애하고 싶어서 그랬다.
지난번 눈 온 다음 날 아침 식탁에서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말했다. 아빠, 제 친구들은 다 연애하거든요. 근데 저는 남자친구가 없어요. 저도 너무 연애를 하고 싶은데, 저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없어요. 그래서, 그래서, 운동장에 나가서 눈을 막 먹었어요.
나는 이와이 슌지를 낳았다. 어쩌면 김남조나 문정희를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달랑 초등학교 6학년인 주제에 너무나 연애하고 싶어서 눈을 막 먹었다는 내 딸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하마터면 그날 결근계를 낼 뻔했다. 얼마나 연애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으면 눈을 막 먹었을까. 내 안의 열이 너무 뜨거워서 그걸 식히려고 눈을 먹었을까. 아니면 비든 눈이든 우박이든 심지어 번개라 할지라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 무엇을 한껏 삼켜야 내 안의 텅 빈 구멍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일까.
사랑하기 좋을 때다. 특히 연인이 없어 늘 미열(微熱)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체온이 0.5도씩 상승하는 때다. 집구석에 있지 말고 나가라. 나가서 연애를 하라. 연애 못하겠으면 그냥 헤매라. 헤매다가 운이 좋으면 내리는 눈이라도 한껏 삼키라. 그게 멸치 안주에 소주 마시면서 징징거리는 것보다 오 만배 낫다.
그놈의 빌어먹을 형 소리. 아무리 1990년대였지만, 응답해야 마땅한 그 이상한 시대였지만 계집애가 사내놈한테 형이 뭐냐, 라고 말하진 않았다. 오빠도 좋아하기 힘든데 형을 좋아할 수 있겠냐, 하고 속으로 구시렁댔을 뿐이다.
그녀에게 차인 뒤 자취하던 친구 집에 가서 밤새 술을 마셨다. 친구는 소주 세 병 정도 마실 때까지만 상대해주더니 곯아떨어졌다. 안주라곤 자취방 냉장고에 있던 멸치와 김치뿐인데도, 혼자 마시고 또 마시면서 또 간혹 훌쩍거리면서 밤을 새웠다. 연애하고 싶어서, 너무나 연애하고 싶어서 그랬다.
지난번 눈 온 다음 날 아침 식탁에서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말했다. 아빠, 제 친구들은 다 연애하거든요. 근데 저는 남자친구가 없어요. 저도 너무 연애를 하고 싶은데, 저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없어요. 그래서, 그래서, 운동장에 나가서 눈을 막 먹었어요.
나는 이와이 슌지를 낳았다. 어쩌면 김남조나 문정희를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달랑 초등학교 6학년인 주제에 너무나 연애하고 싶어서 눈을 막 먹었다는 내 딸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하마터면 그날 결근계를 낼 뻔했다. 얼마나 연애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으면 눈을 막 먹었을까. 내 안의 열이 너무 뜨거워서 그걸 식히려고 눈을 먹었을까. 아니면 비든 눈이든 우박이든 심지어 번개라 할지라도,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 무엇을 한껏 삼켜야 내 안의 텅 빈 구멍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일까.
사랑하기 좋을 때다. 특히 연인이 없어 늘 미열(微熱)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체온이 0.5도씩 상승하는 때다. 집구석에 있지 말고 나가라. 나가서 연애를 하라. 연애 못하겠으면 그냥 헤매라. 헤매다가 운이 좋으면 내리는 눈이라도 한껏 삼키라. 그게 멸치 안주에 소주 마시면서 징징거리는 것보다 오 만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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