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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2일 목요일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른 경찰의 수사종결 후 절차

 


2020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경 수사권조정이 입법화됨에 따라 검사의 일반 사법경찰리에 대한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경찰의 1차적 수사종결권이 인정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경찰의 수사종결 이후 절차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경찰 1) 송치결정(혐의인정)-사건 송치 --> 검사 보완수사요구(직접보완수사)-기소여부 결정

경찰 2) 불송치결정(그밖의 경우)-기록송부--> 검사 기록반환(재수사요청)

         2-1) 재수사-사건송치--> 검사 기소여부결정

         2-2) 재수사-통보(기존불송치결정 유지)--> 검사 예외적으로 송치요구(위법부당)

         2-3) 불송치결정 통지(기록송부로부터 7일 이내, 고소인 등에게)-->고소인등 이의신청(이의신청 제한기간 없음)-->사건송치--> 검사 기소여부결정

아마도 고소인 입장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은 경찰의 불송치결정 통지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하면 기록만 검사에게 가 있는 상태에서 사건 자체가 검찰에 송치되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경찰의 불송치결정 통지에 불송치 취지와 이유가 상세하지 않거나 예전에 비해 기소여부 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거나 경찰의 업무부담 과중으로 수사가 부실화되거나 형사사건에 제출할 증거수집을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민사사건의 형사화"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패하기 쉬운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제한하기 위해 검찰의 수사권을 약화시키는 것을 검찰개혁으로 포장하고 나니 실제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역량이 떨어져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결과가 될 것 같다는 우려가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네요. 

2020년 8월 11일 화요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하는 개혁위 권고안 등, 학계와 사회 각계 논의 수렴해 재고해야 한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에서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거치지 않고 고검장 등을 통해 사건을 직접 지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개혁위 권고안 에 대해서 반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법무부장관의 검찰 직접지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을 막기 위한 기존 법제도의 입법취지가 무엇이었는지만 생각해 보면, 권고안이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지요. 권력을 잡은 일당이 국가의 모든 중대사-결국 사소한 것까지 모두-를 결정하는 나라가 어떤지는 북한과 중국만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국형사소송법학회의 의견을 지지합니다.




2019년 2월 27일 수요일

형사절차 종합선물세트



변호사로 개업을 하면서는 로펌에서 주로 했던 일들이 민사-상사 관련, 특히 금융-부동산이었기 때문에 형사사건을 그렇게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선사건을 비롯해서 형사사건을 하나 둘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거의 햇수로 4년을 끈 형사사건이 확정되어 끝났습니다. 가히 제가 해 본 형사사건의 A부터 Z는 아니고 한 X까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본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후로도 이렇게 형사사건의 초기부터 재판과정까지 도맡아 한 사건이 있을까 싶어서 기록으로나마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경찰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상담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멀쩡히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회사의 대표가 투자금을 수년간 돌려막기하고 있었던 사실이 대표의 잠적으로 드러나게 되자, 상당한 투자금을 유치하는 업무를 해온 의뢰인이 대부분 투자자인 피해자들이 대표 뿐 아니라 회사에서 투자유치업무를 한 의뢰인까지 고소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상담을 해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사 이전부터 변호인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는데, 이후 이 의뢰인과는 형사절차에서 거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의뢰인을 변호하면서 거친 절차를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수사전 상담
2. 고소 후 경찰수사
3. 경찰수사 중 영장실질심사 :  영장기각
4. 검찰송치 후 검찰수사
5. 검찰의 무혐의 결정
6. 검찰 무혐의 결정에 대한 피해자의 항고
7. 고등검찰청의 재기수사명령
8. 검찰의 불구속 기소
9. 법원의 1심 재판 : 1심 무죄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포스팅 참조)
10. 검사 항소
11. 법원의 2심 재판 : 2심 항소기각
12. 검사의 항소포기로 판결 확정

사건에 따라서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결정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수사받다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되자 뒤늦게 변호인을 찾는 경우도 있고, 재판절차에 와서야 변호인을 찾는 경우도 있으며, 중간에 의뢰인인 피고인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변호인을 교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수사 전부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수사단계 변호인, 영장실질심사 변호인, 공판단계 변호인(심지어 1, 2심 모두)을 맡아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는 제 짧지 않은 변호사 경력에도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만약 2심에서 검사가 상고해서 대법원까지 갔다면 명실상부한 형사절차 개관이 될 뻔했지만, 대법원까지 가지 않고 끝난 건 마음고생하는 의뢰인에게는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뢰인과 감정적으로 동조하지 않으려고, 되도록 객관적이려고 노력하는데, 아무래도 의뢰인의 승소가 기쁜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은 실형이 나올지 몰라 노심초사했지만 집행유예의 선처를 받은 의뢰인이 감사하다며 술 한병 들고 오셨네요. 좋은 자리에 들고 나가봐야 겠습니다.





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수사지휘전담검사


검찰 '수사지휘 전담팀' 20일부터 일제히 가동 법률신문, 2012. 2. 12.자 기사

2012년 2월의 기사이니 이미 2년도 넘은 제도이긴 한데,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수사지휘를 전담하는 검사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지휘검사가 수사지휘하는 사건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수사지휘를 한 검사가 모두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경찰에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면 송치된 사건을 기소여부를 결정할 검사에게 재배당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 경우 고소인에게 "협의완료를 이유로 사건이 재배당"되었다는 통지가 발송됩니다.

이걸 확실히 알고 있지 못했었네요. 모르던 사실을 배워가는 하루하루입니다.

2014년 2월 9일 일요일

흔히 혼동하는 법률용어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법정장면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깝게 작년에 개봉하였던 "7번방의 선물"이라든지, 배우 이보영이 국선변호사로 출연하였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만 보아도 법률용어가 매우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업이 직업이라서 그런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법률용어를 실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면 무언가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대폭 떨어집니다. 서면에서 오타를 발견하였을 때 느끼는 낭패감 또는 오타가 난 제 서면을 판사나 상대방이 볼 때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불쾌감 같은 거랄까요?

영화나 드라마 만들때 중요한 장면도 아닌데 단역 판사배우가 말실수 한번 한 것을 가지고 다시 테이크를 가거나 재녹음하는게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본단계에서 감수하는 법률가들이(끝나고 자막 보면 꼭 나오더군요 ㅎㅎ)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두개씩은 꼭 나오는 혼동하는 법률용어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접한 혼동례는 "피고"와 "피고인"을 혼동하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피고인은 "범죄의 혐의를 받아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자"를 말하고, 피고는 형사소송이 아닌 다른 소송에서 청구의 상대방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형사재판의 판사님들이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죠. "피고 최후변론하세요" 이 말을 들으면 저는 갑자기 드라마나 영화에서 확 깹니다. 아 이거 진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어버리죠. 실제로 판사님들은 거의 절대 "피고"와 "피고인"을 혼동하시지 않습니다.

형사소송과 다른 소송의 또 다른 점 중 하나는 당사자를 대리 또는 변호하는 변호사에 대한 명칭입니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형사소송이 아닌 소송에서 원고나 피고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소송대리인"이라고 하며 "변호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변호사는 변호인이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 것이고 소송에서의 지위는 피고인의 변호인, 원고 또는 피고의 소송대리인인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이것을 구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고인에는 변호인이 따라다니고 원고 또는 피고에는 소송대리인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시면 혼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일반인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 법률용어로 "구형"과 "선고"가 있습니다.
다음 트윗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법률지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현재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사건들인데,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을까요. 두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판단은 별론, "황당한 사법부의 상상과 추정으로 20년형을 구형" 이 부분이 잘못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구형은 형사소송에서 수사와 기소의 책임을 맡고 있는 검사가 판사에게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다음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사의 구형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의 피고인에 대한 판단으로서 행정부의 판단이지,  판사가 속한 사법부의 판단은 아닌 것이죠.

형사소송에서 판사의 최종적인 판단은 "선고"입니다. 국정원 수사은폐 김용판 사건에서는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만, 내란음모죄로 기소된 이석기 의원에게는 검찰의 "구형"만 있었을 뿐 재판부의 선고는 없는 상태입니다. 위 트윗을 올린 분도 선고와 구형을 구별하고 있습니다만, 구형이 검찰의 판단이지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앞으로 신문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실 때 작가가 이런 실수를 하는지를 주의깊게 보시면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법률감수를 하는 변호사분들은 미리 원고를 달라고 해서(쪽대본이라 받지 못하셨겠죠 ㅎㅎㅎ) 피고와 피고인은 구별해서 고쳐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