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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7일 금요일

[책소개] 나는 대한민국의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이인규, 나는 대한민국의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조갑제닷컴(2023)

거의 일년동안 특별히 책을 구입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유튜브+넷플릭스에 매몰되어 있다고 느끼던 중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한 책입니다. 이미 십년도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에 대한 오랜 기간에 걸친 비판, 비난, 매도가 있었지만, 그 반대편에 있었던 검찰의 입장은 전무하다시피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당시 검찰측의 주장과 그에 대한 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책 내용 중 절반은 이인규 검사 자신이 맡아서 진행했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처리과정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에 대한 수사 전후 및 그 경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 하나만 하더라도 책 한권은 충분할 것 같은데, 그 앞에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주요한 사건들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은, 그 주요한 사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인규 검사는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이전에 여야 가릴 것 없는 대선자금수사를 진두지휘한 실무자이면서 대선자금 주고받은 기업인, 정치인들을 상당수 감옥에 넣은 장본인이었습니다. 그 많은 정치적 사건들을 처리한 것들을 읽고 있자니... 거의 격동의 현대사의 산증인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인규 전 검사가 하고 싶은 말은 검찰 수사가 아니라 당시 노무현의 등을 떠미는 진보언론이 노무현을 자살로 몰아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사실관계 자체가 묻혀버리면서 노무현이 살아서 재판을 받고 진보진영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흠집이 생기는 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노무현의 자살로 진보진영이 기사회생한 경험은 정말 나쁜 선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진보진영은 자신의 모순된 행태를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모순된 행태가 드러난 정치인이 자살하거나(노회찬, 박원순), 모순된 행태가 드러나도 아예 사실은 함구/부정하고 선전선동하는 것을 우선하게 되었고(조국사태), 급기야 자신들의 범죄행위등을 감추고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국가기관의 힘을 빼고(형사수사권조정) 법제도를 뜯어고치는(검수완박) 형태로 흉물스럽게 변해버렸습니다.

물론 이인규 검사의 수사가 완벽히 불편부당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이 책에서도 많이 드러납니다. 기업의 대선자금 수사를 하면서, 대선자금 뿐 아니라 당해 기업의 분식회계 등에서 드러난 약점을 물고 늘어져서 자백을 강요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은 엄밀히 말해 별건수사를 통해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 아닌지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인 타격이 된 "논두렁시계" 사건이 검찰쪽에서는 공개할 생각이 없었으나 검찰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청와대쪽을 타고 국정원이 일부 조작한 정보로 선정적인 보도가 되어서 그 점에 대해서 이후로도 자료를 수집해서 확인하려는 노력을 하였더군요.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대통령 사건에 대한 개요 및 주요 증거에 대해서 부록으로 정리까지 해놓았고, 수사기록은 영구보존시켜 놓았다고 하므로 이인규 검사는 자신이 주장하는 내용이 잘못되었다면 검증해 봐라 하고 작심하고 책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은 사자명예훼손죄로 이인규 검사를 고소할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한다는 말이 "어디 함부로 고인을 입에 놀리느냐"(이재명) "파렴치한 행태 불순한 의도와 배경 궁금"(전해철) 등의 반응입니다. 사실관계를 다툰다고 하는 순간 아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범죄사실이 수면위로 올라오기 때문에(논두렁 시계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ㅡㅡ) 별 언급하지 않고 묻으려는 의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대방의 구체적인 주장과 근거에 대해서 반증을 들거나 사실관계를 다투어서 확인하자는 말은 전혀 없고 상대방에 대해서 도덕적(인 것으로 보이는) 비난만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나아진 것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인규 검사의 억울함에 대한 토로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컴팩트하게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한 특수통 검사가 정리한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에 대한 사료로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하고, 논두렁 시계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보고싶다면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2월 22일 화요일

[책소개] 법정에서 못다한 이야기

 



박형남, 법정에서 못다한 이야기, 휴머니스트(2021)

박형남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님은 사법연수원 당시 지도교수님이셨습니다. 책에 나오는 "민사재판에서 사람을 흥부로 보는가, 놀부로 보는가?"라고 묻곤 하셨을 때, 놀부라고 답하면서 얼굴을 붉힌 마음씨 착한 제자들 후보군 중에 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그런데 그런 질문을 받은 기억이 없는 것은 너무 오래 되었기 때문일까요...). 2018년 [책소개] 재판으로 본 세계사 에 이어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서 판사라는 직업과 그와 관련된 오해를 풀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판사라는 직업을 선망하거나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추천하고 싶네요.  2022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로 선정될 만큼 술술 읽히는 분량이 매력적입니다.

다음은 제가 인상깊게 보았던 구절들입니다.

-법조문상 처벌대상은 넓지만 실제 처벌은 선별적으로 집행되면서, 시민의 준법정신은 약화되고 법의 실효성은 의심받으며 범죄 예방과 억제기능은 사라진다(27면).

- 법리적으로 무죄를 선고하면 '국가형벌권을 동원할 사안이 아님'을 선언한 것이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으로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27면).

- 법조계에서 흔히 하는 말대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사건 당사자가 제일 많이 알고, 그 다음은 변호사이며, 가장 사건을 모르는 판사가 결론을 내린다(42면).

- 따라서 실체적 진실은 적법절차라는 틀 속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주장하고 반박하며 판사가 판단하는 과정에서, 진실에 가깝게 재구성될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온당하다(43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는 판사에게 익숙한 사실인정과 법리의 영역이지만, 양형은 판사가 잘 알지 못하거나 꺼리는 감정과 윤리의 영역이다(54면).

- 법리와 판례를 판사의 고유영역이라며 도외시하는 태도는 사법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포기한 것이다(86-87면).

- 다시 말해 법치주의는 권력자가 시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이 권력자에게 법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147면).

- 법률가는분쟁을 만나면 그에 맞는 공구를 꺼내 처리한다. 이런 점에서 요건사실은 법률가까리 통용되는 프로토콜(protocol)'이고, 법률가와 시민 사이에 가로놓은 진입장벽이다(166면).

- 전관을 선임했다고 해서 이길 사건이 지고 질 사건이 이기지는 않지만, 재판받는 사람이 절차적으로 전관이 배려받는다고 느끼는 경우는 있을 것이다(192면).

- 드라마를 보면 판사가 사무실에서 검사나 변호사와 전화하거나 함께 식사하며 유무죄나 형량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런 일은 현실에서 결코 없다(197면).

-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생각과 주장을 바꿀 수 있고 바뀌어야 하는 '카멜레온'이다(198-199면).

- 개인과 집단이 나름대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가치를 일원화하고 법으로 굳혀버리는 모습은 민주주의의 다양성에 반합니다(220면).



2019년 1월 23일 수요일

[문영호의 법의 길, 사람의 길] 판사와 검사, 왜 함께 가야 하나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형사절차에 대한 이해 없이는 쓸 수 없는 글.
문영호 변호사님은 검사장 출신 태평양의 고문변호사이시군요.

[문영호의 법의 길, 사람의 길] 판사와 검사, 왜 함께 가야 하나, 중앙일보 2019. 1. 23.자 칼럼

"판사의 우위에 눌려 지낼 것 같은 검사에게도 숨통이 트여 있다. 그게 없다면 누가 검사의 길을 택하겠는가. 정제된 진실이 아닌 생생한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은 검사의 특권이다. 사건 발생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 법대 위에서 접하는 진실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도중 짜장면을 함께 먹으며 범죄자의 인생 역정을 듣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검사만이 가능하다."



2018년 7월 16일 월요일

[책 소개] 검사내전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아마도 황정민, 강동원 주연의 "검사외전"이라는 영화가 상당히 히트를 치자, 실제 검사는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작명일 것으로 추측되는 제목의 현직 검사의 에세이입니다.

일반적인 독자의 관심을 끌만한 사건을 앞쪽으로, 약간은 법적인 지식이나 성찰이 필요한 무거운 주제는 뒤쪽으로 배치하기도 했고, 이 검사님의 말빨이 상당한 수준이어서 꽤나 복잡한 사실관계일 것으로 보이는 사건의 핵심이 너무나도 쉽게 파악되는 것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물론, 범죄에 대하여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을 금과옥조로 하는 천상 검사로서의 일면과 사건의 이면에 놓여있는 서민들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인간으로서의 애정, 생활형 검사로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검사의 소임을 다하는 데서 오는 떳떳함까지 이 책을 기획한 출판사의 의도에 200% 부합하는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 검사가 아니라 십수년전 이야기 속에서나 나오는 검사를 갑자기 현재로 소환해서 언제적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시나리오에 짜증만 났었던 영화 "검사외전"보다는 검사 나아가 법률가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을 기반으로 한 증거들이라는 것을 실제 예를 통해서 보여주시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구입한지 꽤 되었지만, 술술 읽히는 책이라서 잡은 다음 끝까지 독파하는데 사흘도 걸리지 않았네요. 다음은 인상적인 구절입니다.

"매달 300만원씩 꾸준히 수익이 나는 가게는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아. 그런 거라면 집에서 놀고 있는 자기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창업 브로커들이 너한테 친절한 이유는 딱 하나야. 네가 호구이기 때문이지. 네가 건네주는 권리금의 일부는 창업 브로커 몫이야. 창업 브로커가 권해주는 점포를 물려받는다면 네가 꽃다운 청춘이라고 주장하는 시간들의 대가로 받은 알량한 명예퇴직금을 전 점주와 창업 브로커 그리고 임대인에게 건네주는 꼴 밖에 안 돼"
제대로 충고하려면 애정을 빼고, 주저하지 말고, 심장을 향해 칼을 뻗듯 명확하고 고통스럽게 해야 한다. 듣는 사람의 기분까지 감안해서 애매하게 할 거면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96면.

그러나 사건들은 시나리오처럼 뚜렷한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이, 원인과 결과가 그렇게 쉽게 구분될 수 없다. 만약 쉽게 구분된다면 그건 감정 탓이다. 감정이 이끄는 결론과 확신은 편하지만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112면.


푸는 방법은 늘 그렇듯 간단하다. 누구나 알듯이 오래된 복사기는 일정한 줄을 남긴다. 드럼이나 카트리지의 홈 때문인데, 마치 지문처럼 복사기마다 고유한 줄을 가지고 있다. 부장이 보여준 복사본을 보니 다행히 그런 줄이 있었다. 어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복사본의 줄과 일치하는 줄을 만들어내는 복사기만 찾아내면 된다. 30대의 복사기에서 모두 복사를 해오게 했다. 그리고 유출된 복사본의 줄과 대조해보니 6층쪽 복사기의 줄과 일치했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251면.


그래서 나는 검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바라지 않는 답을 말해준다. "검사가 되려면 시험을 잘봐서 좋은 대학을 가고, 대학에서 높은 성적을 받아 로스쿨에 들어가고, 거기서 역시 높은 성적을 받아야 합니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253면.


앨빈 토플러는 세상이 복잡해지고 정보가 폭증하면 그것들을 미처 분석하지 못한 채 자신의 편견을 강화하는 정보들만 선택하여 세상을 단순하게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을 '정보과부하'라고 표현했다. 인터넷은 대표적인 정보과부하의 세상이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257면.


변호사가 늘어나면 누구나 손쉽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서비스의 가격을 떨어지지 않았다. 엄청난 수익으로 질시의 대상이 되었던 일부 변호사들은 변호사 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약오르지만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른다. 수해가 나면 가장 귀한 것이 먹는 물이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282-283면.


부도덕과 불법은 다르다. 모든 부도덕을 불법으로 만드는 사회는 결국 전체주의 국가나 신정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다에시나 보코하람, 마녀사냥, 주홍글씨 모두 같은 연장전상에 있는 것이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325면.


그럼 왜 최선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투표를 하자는 말이 나올까? 그것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가 하자 있는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뜻 구매하지 않으려고 하는 손님에게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고 꼬이는 것이다. 그 결과 지지율의 함정이 발생한다. 실제보다 높은 지지 속에 당선되었다고 믿는 착시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로 인해 국민의 대의가 자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견강부회하면서 독점적인 권력행사를 당연하게 여긴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343-344면.


갑질하는 사회라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뒤돌아서면 마트 주차 관리인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여성 운전자에게 아무렇지 않게 갑질한다. 완장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완장이 적은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347면.


무엇보다 형사법으로 도덕과 청신한 기상을 되살리지는 못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법률에 의해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달성하려고 하는 것은 왜곡된 공리주의의 잔재이다. 이러한 사고는 결국 국가가 개인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은 옆으로 제쳐둔 채 다수가 좋아한다면 법률이라는 어느 정도 정당성을 내포하고 있는 수단은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는 것으로, 이는 기본적으로 폭력적이다. 이러한 공리주의와 정책적 효율 만능주의는 궁극적으로 사회구조에 복종적인 법률과 법 실무가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349면.


너무 잦은 형사처벌은 법의 규범력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불신을 가져온다. 규범을 지키는데 필요하다 하더라도 예외적인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김웅, 검사내전, 부키(2018), 374-375면.


2018년 6월 4일 월요일

직업인 초청강연


지난 금요일은 둘째가 다니고 있는 상명중학교에 가서 직업인 초청강연 이라는 걸 하고 왔습니다. 이미 2014년경 첫째가 다닐 때도 해본 경험이 있는 터라, 컴퓨터에도 그 때 썼던 ppt 자료도 남아있었고, 날짜 등의 내용만 약간 고쳐서 다시 한번 특강을 하였네요. 큰놈 때 특강을 들었던 친구들은 이미 고등학생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같은 내용이지만 부담은 없었습니다.

 
아침에 안내된 장소에 가니 미리 감사장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더불어 샤오미보조배터리는 저리가라할(2박 3일동안 버틴다네요) 보조배터리가 감사선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몇년전에는 교통비를 봉투에 넣어주셔서 바로 지하 매점에 가서 음료수 30개 사서 아들넘 반에 친구들 하나씩 먹으라고 가져다 주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침부터 왔다고 간단한 핑거푸드(라고 하기엔 양이 되네요)가 있어서 아침은 안먹는 편이지만 감사히 먹었습니다.

직업인 초청강연은 2, 3교시 두시간이었는데 2교시는 둘째놈 반 친구들에게, 3교시는 변호사에 대해서 강연을 듣고 싶은 친구들에게 각각 45분씩 특강을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놈은 두번째 시간은 다른 직업 특강을 찾아가 들을 줄 알았는데, 두번째 시간에도 같은 자리에 앉아 제 특강을 듣더군요.

변호사는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종류의 변호사가 있는지, 관련해서 민사소송/형사소송은 어떻게 구별되는지, 변호사가 좋은 점은 무엇인지 말하다보면 끝이 없을 수 있는 이야기를 때로는 장황하게, 때로는 간략하게 설명하다 보니 시간은 정말 빨리 갔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이 관심없는 친구들에게는 무지하게 졸린 사회선생님의 설명과 비슷하기 때문에 엎어져 자는 친구들도 물론 꽤 되어서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사가 가장 좋은 점은 이 블로그에도 써 놓았던 "프로페셔널"이라는 점(진로의 날 특강 참조)을 설명하다 보면 거의 마칠 시간이 되곤 했습니다.



강의를 마친 후에는 담당 선생님께서 상명중학교의 자랑 급식을 맛보고 가라고 하셔서, 오랜만에 식판에 밥을 담아 먹고 왔습니다. 간이 약간 심심한 것을 제외하면 괜찮은 식사였습니다. 제가 평소에 맵고짜게 먹는 탓이었던 것 같네요. 이제 둘째놈도 3학년이라 졸업하면 더 이상 직업인 초청강연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강의 끝나고 나서 둘째놈이 강의해 주셔서 고맙다고 하는 걸 들으니 그것보다 더 큰 선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졸지 않고 재미있게 들어줘서 고맙다!!!'



2018년 1월 28일 일요일

당신이 판사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양형체험프로그램  "당신이 판사입니다"라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누구나 재판 사례를 가지고 판결을 내려보고, 자신의 양형과 실제 재판에서 내려진 선고형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PC와 모바일 어디서나 가능하고, 실제 사안을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통해 동영상으로 접하고(형사님 설명 ㅎㅎㅎ), 검사의 구형, 변호인의 변론, 피고인의 최후변론까지 재판절차에서 판사가 접하게 되는 내용을 모두 시청한 다음 자신이 생각하는 판결을 내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납니다.

두가지 사건에 대해서 판결을 해 볼 수 있는데 술취해서 어머니에게 행패 부리는 아들을 말리던 아버지가 목졸라 죽인 "살인" 사건에 대해 체험을 해 보았습니다. 변호사 아니랄까봐 판사님보다 더 너그러운 형을 결정하더군요.

신문기사만 보고 판사의 판결결과를 오늘은 칭송하고, 내일은 비판하는 세태에 대해서 판사들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어떻게 판결을 내리는지 보여주는 것은 멀리 보았을 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으로 뽑혔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필히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2016년 7월 27일 수요일

밥줄끊는 사회


요즘 사회 전체적으로 너무나 힘든 분위기다 보니, 어떠한 사건에 대한 반응이 너무나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오늘자 경향신문의 사설([사설]인터파크 회원정보 대량유출, 보안 실패 기업 문 닫게 해야, 경향신문 2016. 7. 27.자 사설)은 인터파크 개인정보유출사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손해배상을 충실히 하도록 해야 한다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운동으로) 해당 기업을 "문 닫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직장을 잃게 해야 한다, 밥줄을 끊어야 한다, 해고/해임해야 한다는 방안이 그것입니다. 또 오늘자 기사([속보]평검사의 자살... 부장검사의 폭언 있었다. 대검찰청 '해임'요청, 2016. 7. 27.자 경향신문 기사)로 자신의 휘하에 있는 검사가 업무상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한 남부지검의 부장검사에게 폭언이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대검찰청에서 해임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비근한 예로 교육부 관료인 나향욱씨의 '개돼지'발언이 보도된 이후, 교육부에서는 나향욱씨를 파면하기에 이르렀습니다(관련기사 '막말 파문' 나향욱 파면확정... 교육부는 내부 공직기강 단속돌입, 서울신문 2016. 7. 25.자). 넥슨의 게임에 참여했던 한 성우는 메갈리아(일베를 미러링하는 단체)를 후원하는 취지의 티셔츠를 SNS에 인증했던 것이 밝혀져 넥슨으로부터 계약종료를 당한 것이 밝혀졌고(관련기사 넥슨, '메갈리아'후원 티셔츠 입은 성우 퇴출 논란, 한겨레신문 2016. 7. 19.자 기사), 그로 인하여 넷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아직 한창인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경향이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데, 회사의 문을 닫는다거나, 해고, 해임, 파면,  고용계약 종료 등의 조치는 그 당사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정도의 극단적인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의를 일으킨 사람/단체에게 어느 정도의 잘못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책임지는 방법에도 여러가지 단계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인데, 하나같이 당사자의 밥줄을 끊는 방안만이 해결책으로 제시된다면, 그 사회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공포스런 사회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물론 기업이 개인정보를 확실히 관리하지 못한 것이 중대한 과실이고, 부장검사가 휘하 검사에게 폭언을 한 것도 잘못된 행동이고, 나향욱씨가 '개돼지'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 사석에서 한 것이긴 하지만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킬만큼 기분나쁜 행동입니다(메갈리아 티셔츠를 인증한 것은 앞의 세가지 예와 동일시할만한 잘못인지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이것은 개인의 신조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인데, 설사 잘못이라 해도 그로 인한 넥슨의 처사는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점에서는 앞의 사례와 궤를 같이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개인/단체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정도의 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기업이 원전을 운영하다가 운영상 잘못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다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든지, 공직자로서 수백억에 달하는 뇌물을 받고 이를 자신의 축재의 수단으로 삼았다던지, 게임회사의 게임개발에 참여하면서 게임의 버그 등을 발견하고 고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게임 출시 후 1달간 수많은 버그를 고치지 않아 게임사용자로부터 너무나 많은 클레임을 받았다던지 등 이러한 것들이 바로 회사의 문을 닫는다거나 공직자나 게임에 참여한 사람을  해고, 해임, 파면하는데 상당한 사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나 국가나 회사에 실질적인 손해와 해악을 끼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할 때 "개인정보 유출"이, "휘하 검사에 대한 폭언"이, (듣는 개돼지 입장에서는 매우 기분이 나쁘지만 소위) "막말"이, "일정한 의미를 지닌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를 SNS에 인증하는 것"이 과연 회사나 개인의 사회적/경제적 파멸을 가져올 처분을 받을 만한 상당성이 있는 것일까요. 이러한 상당성은 물론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대체적인 찬성을 받는 경우 획득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지만, 적어도 건강한 사회라면 잘못의 정도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지, 극단적인 해결책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 내지 비례원칙이 규정되어 있는 취지가 아닐까 합니다.

2015년 3월 18일 수요일

선고와 구형


일반인이 흔히 혼동하는 법률용어로 "선고"와 "구형"이 있습니다(피의자와 피고인의 구별도 비슷합니다). 평생 자신이나 주위 사람이 경찰/검찰의 수사, 형사재판에 연루되는 것을 한두번 보는 사람이 이것을 구별하고 잘 알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을 유심히 보면 기사에서 선고와 구형은 확실히 구별되어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일반인 같은 기자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기사를 보면 기자가 선고와 구형을 혼동하여 검사의 구형을 선고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송대관 200억 빚지고 부동산 사기로 결국엔..., 한국경제, 2014. 9. 3.자 기사

이에 반해 연합뉴스는 제대로 구형이라고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요.

검찰, '투자 사기' 가수 송대관씨에 징역 1년6월 구형, 연합뉴스, 2014. 9. 2.자 기사

형사재판 관련 기사를 볼 때 구형은 검찰, 선고는 법원 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혼동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고와 구형은 모두 형사재판에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형사재판은 검사가 법원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검사의 이러한 청구를 "공소"라고 하고 검사가 공소를 구하는 행위를 "공소제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형사재판의 진행에 따라 검사는 판사(법원)에게 공소제기된 피고인에 대하여 어떠한 형(징역형 또는 벌금형 등)이 적당하니 이 정도의 형을 내려달라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을 "구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판사(법원)가 형사재판의 최종결론으로서 피고인에게 형을  내리는 것을 바로 "선고"라고 합니다. 판사(법원)은 검사의 구형에 구속되지 않고 판단할 수 있으며, 검사는 판사의 선고형량보다 중하게 구형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예외적으로 검사가 경하게 구형하였으나 판사가 중하게 선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적대적인 언론은 검찰의 구형을 대서특필하여 피고인이 엄청나게 잘못하였다는 취지로 기사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인들은 선고와 구형을 혼동하여 검찰의 구형이 중하면 피고인에게 (이미) 중한 형벌이 선고된 인상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형을 강조하였던 피고인에게 예상외의 경한 형이 선고되었더라도 피고인에게 적대적인 언론들은 경한 형의 선고를 구형과 같이 큰 제목으로 뽑지 않고 단신 비슷하게 처리합니다. 그러면 신문을 열심히 읽는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당해 피고인에 대해서 중한 형의 구형만 기억에 남고 경한 형의 선고는 기억에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구형과 선고 라는 용어만 구별할 수 있어도 언론의 입맛에 맞는 보도에 휘둘리지 않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물론 언론은 송대관씨에게 적대적이었다기 보다는 송대관씨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 뿐이기 때문에 송대관씨 관련 기사는 구형과 선고 모두 비슷한 분량과 비중으로 보도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4년 11월 17일 월요일

판검사 정원


5년간 검사 350명, 판사 370명 늘린다, 연합뉴스 2014. 11. 14.자 기사

위 기사를 읽고 검사정원법, 판사정원법이라는게 있구나(저 변호사 맞나요) 하고 찾아보았습니다. 헉! 정말 있네요. 다만 판사정원법의 정식 명칭은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입니다. 검사정원법은 1956년 제정, 판사정원법은 1963년에 제정되었습니다.

검사정원법

[시행 2007.12.21.] [법률 제8716호, 2007.12.21., 전부개정] 공포법령보기
법무부(검찰과), 02-2110-4210
조문체계도버튼        「검찰청법」 제36조제1항에 따라 검사의 정원을 1,942명으로 한다.
조문체계도버튼        제1조의 검사 정원의 검찰청별 배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이 법 시행 당시 법률 제7733호 검사정원법 일부개정법률에 따라 증원된 검사정원 220명 중 시행되지 아니한 140명과 이 법에 따라 증원되는 검사정원 135명을 합한 275명 중 85명의 증원은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95명의 증원은 200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며, 95명의 증원은 2010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각급 법원 판사 정원

[시행 2011.4.12.] [법률 제10574호, 2011.4.12., 일부개정] 공포법령보기
대법원(법원행정처), 02-3480-1100,1114
조문체계도버튼연혁  「법원조직법」 제5조제3항 본문에 따른 각급 법원 판사의 수는 2,844명으로 한다.
[전문개정 2011.4.12.]
조문체계도버튼연혁  삭제  <2007.5.1.>

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용시보 전설


현직 부장판사가 술값시비하다가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현직 부장판사, 술값 시비 끝 술집 종업원 경찰 폭행, 경향신문, 2014. 3. 21.자)이 올해 초에 있었는데, 1심판결이 선고되었네요('술값난동' 전 부장판사 벌금 500만원, 연합뉴스, 2014. 10. 30.자). 10년 전만 해도 판검사를 경찰이 입건하는 것을 생각하기 어려웠었는데, 세태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전에는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지휘하기 때문에 상하관계에 있다는 생각이 강했고, 법원은 수사내용을 가지고 기소를 하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곳이기 때문에 경찰이 판검사들을 입건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십년 전에는 지방공항에서 비행기 시간에 늦자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비행기를 뜨지 못하게 했다는 "용시보"의 무용담이 법조인들 사이에 농반진반으로 전해 내려왔었습니다. 시보는 판검사로 임관되기 이전의 사법연수생 등에게 붙이는 명칭인데, 법원/검찰에서 실무수습중이던 용시보라는 분이 수습지 지방공항에서 뜨려던 비행기를 세웠다는 것이지요. 구전으로 전해오던 용시보 전설의 주인공은 용태영 변호사라고 하는데(제가 인터넷에서 검색으로 찾아낸 것은 서울공고 홈페이지의 용태영 변호사 소개 정도인데, 시보때 소문날 기행을 하기는 하셨네요), 아쉽게도 비행기를 세운 에피소드가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현직 판검사조차도 경찰에게 입건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었으니 매우 공정한 사회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가 점점 떨어져 간다는 생각에 일견 씁쓸하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15일 화요일

법조인 수난시대



너무 제목이 거창하긴 한데, 요즈음 들어 판검사들이 예전이었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사안들로 형사처벌 내지 징계를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바로 생각나는 사건들만 해도 박인비 아버지 사건, 에이미 검사 사건, 이정렬 전 판사 변호사 입회 거부 사건, 부장판사 술집난동 사건, 영장 찢은 검사 사건 등이 있습니다.

박인비 아버지 사건(박인비 아버지, 구속 영장 기각…"체육 훈장 받은 딸 얼굴 먹칠")은 박인비의 아버지가 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이 되어 경찰이 검찰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담당 검사가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건입니다. 그런데 어제 대검에서 박인비 아버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검사를 감찰하겠다고 하였네요(대검, 박인비 아버지 구속영장 신청 기각한 검사 감찰). 공무원에 대한 범죄에 대한 엄정대처방침에 반한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이 직접 지시하였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총수가 개별 사안에 대해서 일일이 지시하는 것은 조직 전체에 이롭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총수는 굵직굵직한 방침이나 방향을 보여주고, 구체적인 실행과정에서의 재량은 아래쪽으로 위임되어야 합니다. 대신 실행과정에서의 잘못은 실행하느라 고생한 실무자가 아니라 위쪽의 지시자가 책임을 져야죠. "권한은 밑으로, 책임은 위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질 때 그 조직이 단단해지고 조직원들의 자부심도 강해집니다. 검찰이 이런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에이미 검사 사건은 너무도 유명해서 잘 아시겠죠.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에이미를 피의자로 수사하던 검사가 에이미와 연인관계로 발전하여, 에이미와 성형수술 후유증 등으로 갈등관계에 있었던 병원 원장을 업무상 지위를 이용하여 협박한 사건([디브리핑] '막장 끝판왕' 에이미 '해결사 검사' 사건의 전말)입니다. 현직검사가 이례적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정렬 판사는 SNS에서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사진을 올려 유명세를 탄 분인데, 이미 그 이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 등으로 진보적 판사로서 어느 정도 유명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정렬 판사는 창원지법 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두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하나가 법원조직법상 외부로의 공개가 금지되어 있는 판사들 사이의 합의내용을 공표한 것이고, 두번째는 이웃과의 다툼으로 인해 이웃의 차를 손괴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입니다. 합의내용의 공표로 인하여 이정렬 판사는 법원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정렬 판사는 서울에서 변호사개업을 하기 위해 서울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위 두 사건에 대하여 상세히 소명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정렬 판사 측에서 이에 충실히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정렬 판사의 입회를 거부하였습니다(서울지방변호사회, ‘가카새끼 짬뽕’ 이정렬 변호사 등록 거부). 하지만 변호사 등록여부 결정의 최종권한은 대한변호사협회에 있고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대한변호사협회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이정렬 판사의 변호사 등록을 받아들이는 경우(아직 대한변협은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이정렬 판사의 입회를 거부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장판사 술집난동 사건('술값 시비 난동' 부장판사, 창원지법 전보 발령)은 술값이 시비되어 술집에서 다툼을 하던 수도권 현직 부장판사가 경찰관을 때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었고, 그에 대한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창원 지방법원으로 전보된 사건입니다.

영장 찢은 검사 사건은 경찰관이 지휘를 받기 위해서 의정부지검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가져 왔는데, 검사는 영장이 자신이 지시한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경찰관이 가져온 영장을 찢어버린 사건입니다. 이것이 언론이 보도되면서 대검은 결국 해당 검사를 공용서류 손상죄로 약식기소하기로 하고, 이에 더하여 검사는 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대검, 구속영장 찢은 검사 약식기소키로). 종전에는 검사들은 아무리 젊어도 영감님으로 불리면서, 경찰들 기합을 주기도 하였다는 말도 전해졌었는데, 이젠 경찰을 지휘하면서 잘못 화를 냈다간 본인이 화를 입는 지경이 되었네요.

그러다 보니 오늘자 세계일보에서는 "율사망국론" 이라는 제목으로 법조 전체가 부패했다는 취지의 칼럼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칼럼을 쓴 사람 자신이 직접 사건을 취재한 결과도 아니고(문화평론가 라고 하는 사람이 법조에 대해서 얼마나 정통한 사람인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이러저러한 소문이 있으니 율사 때문에 나라 망한다"는 논리의 전개도 허술해서 정색하고 반박하기도 뭣합니다만, 제목이 선정적이어서 클릭수는 많아지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판검사 중에도 일탈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사소한 일탈행위라도 판검사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 업무의 중요성에 비추어 더 엄격히 처벌되어야 할 것입니다. 종전에 관행상 문제삼지 않았던 일들이 문제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더 투명하고 수평적으로 변해가는 표지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일면 환영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일탈행위를 저지른 판검사의 행태를 전체 판검사 나아가 법조 전체에 일반화시키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결론입니다. 다음 재판을 준비하기 위해 야근이 생활화된 판사친구와 월말미제에 노심초사하는 검사친구에게 얼토당도 않은 말이니까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이런 때 쓰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2014년 3월 14일 금요일

수사 잘 받는 방법

몇년 전 금태섭 검사란 분이 한겨레신문에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 잘 받는 방법"이라는 칼럼을 쓰기로 하고 첫회분이 게재되었었는데 검찰조직 내부에서부터 논란이 일어났고 결국 칼럼 연재를 정지하기로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그분은 검사직을 그만 두고 변호사로 활동 중이시죠. 책도 몇권 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그 신문 칼럼 자체가 논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칼럼 자체를 본 적이 없어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크게 두가지 내용이네요.
1) 본인이 유리하게 (꾸며내려고) 주장하지 말라. 2) 변호인에게 맡겨라.

이후에 10번에 걸쳐 자세한 내용을 쓰려고 하셨는데 못 썼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위의 한편의 칼럼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현직 검사가 글을 쓴 것 때문에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것이지 그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  피의자의 정당한 권리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일 뿐 "계좌추적을 피하는 법, 완벽하게 증거를 인멸하는 법, 시시각각 좁혀져 오는 체포를 피하는 방법과 같은 것은 여기에 소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있으니 오해의 소지도 별로 없을 것이었겠구요.

문제가 있었다면 저는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 수사를 하는 검사가 말해주는 노하우라면 금태섭 전 검사님의 의도가 무고한 피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유고(有辜)한 피의자들의 수사가 어렵게 되는 것도 당연히 예상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내용에 대해 보충하자면 "수사받을 당시 자신의 입장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말하고, 자신이 말한 것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 조서에 지장을 찍으시라"는 것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나오듯이 감금되어서 고문을 받은 후에 작성되거나 변호인과 자유롭게 접견하지 못하거나 변호인의 정당한 참여가 배제되거나, 조사의 내용에 비추어 합리적인 조사기간을 넘어서 조사가 이루어지는 등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이를 줄여 "특신상태"라고 합니다)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아닌 한, 본인이 지장을 찍고 나온 경찰이나 검찰에서의 수사결과와 다른 주장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나중에 자신이 이야기한 것과 달리 조서가 작성되어 있다고 항변해도 일단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내용(그것도 자기가 이야기한 내용)을 뒤집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2월 19일 수요일

전관예우금지법

신문에 종종 퇴임한 판검사에 대한 특혜가 존재하므로 "전관예우금지법"이 생겼다는 기사가 나오곤 합니다. 실제로 법 위반이 문제가 되기도 하네요. 전관예우금지법 위반 변호사 11명 무더기 적발-조선일보 2014. 1. 27. 기사

기사만 보면 "전관예우금지법"이라는 법령이 실재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어제 다음과 같은 법률신문 광고를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광고를 하신 변호사님께서는 광고 효과가 많이 나기를 원하셨을 것이니 이름과 경력 등은 굳이 지우지 않겠습니다) 광고 내용에 굳이 "소위 전관예우금지법"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전관예우금지법이라는 명칭을 가진 법이 존재하지 않고, 신문기사 등에서 그 내용을 파악하기 쉽도록 붙인 명칭이기 때문에 붙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위"는 "(사람들이) 이르기를" 이런 뜻이기 때문이죠.

전관예우금지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변호사법 제31조 제3항에 다음과 같이 규정된 조항을 의미합니다.

③ 법관, 검사, 장기복무 군법무관, 그 밖의 공무원 직에 있다가 퇴직(재판연구원, 사법연수생과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군인·공익법무관 등으로 근무한 자는 제외한다)하여 변호사 개업을 한 자(이하 "공직퇴임변호사"라 한다)는 퇴직 전 1년부터 퇴직한 때까지 근무한 법원, 검찰청, 군사법원,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관서 등 국가기관(대법원, 고등법원, 지방법원 및 지방법원 지원과 그에 대응하여 설치된 「검찰청법」 제3조제1항 및 제2항의 대검찰청, 고등검찰청, 지방검찰청, 지방검찰청 지청은 각각 동일한 국가기관으로 본다)이 처리하는 사건을 퇴직한 날부터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다. 다만, 국선변호 등 공익목적의 수임과 사건당사자가 「민법」 제767조에 따른 친족인 경우의 수임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신설 2011.5.17, 2013.5.28>

판검사 뿐 아니라 금융위, 공정위, 경찰 등에 근무하던 공무원도 규제를 받는다는 점도 눈에 띄네요. 판사로 근무하다가 개업을 하여 "퇴직 1년전부터 퇴직때까지 근무한 법원의 사건을 퇴직한 날로부터 1년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변호사법상 규제를 소위 "전관예우금지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변호사수임이 제한되어 있다가 이것이 해제되었다고 해서 광고를 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아 한번 소개해 보았습니다.

김균태 변호사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14년 2월 9일 일요일

흔히 혼동하는 법률용어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법정장면을 삽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깝게 작년에 개봉하였던 "7번방의 선물"이라든지, 배우 이보영이 국선변호사로 출연하였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만 보아도 법률용어가 매우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직업이 직업이라서 그런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법률용어를 실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면 무언가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대폭 떨어집니다. 서면에서 오타를 발견하였을 때 느끼는 낭패감 또는 오타가 난 제 서면을 판사나 상대방이 볼 때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 불쾌감 같은 거랄까요?

영화나 드라마 만들때 중요한 장면도 아닌데 단역 판사배우가 말실수 한번 한 것을 가지고 다시 테이크를 가거나 재녹음하는게 무리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본단계에서 감수하는 법률가들이(끝나고 자막 보면 꼭 나오더군요 ㅎㅎ)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두개씩은 꼭 나오는 혼동하는 법률용어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접한 혼동례는 "피고"와 "피고인"을 혼동하는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피고인은 "범죄의 혐의를 받아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자"를 말하고, 피고는 형사소송이 아닌 다른 소송에서 청구의 상대방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형사재판의 판사님들이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죠. "피고 최후변론하세요" 이 말을 들으면 저는 갑자기 드라마나 영화에서 확 깹니다. 아 이거 진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들어버리죠. 실제로 판사님들은 거의 절대 "피고"와 "피고인"을 혼동하시지 않습니다.

형사소송과 다른 소송의 또 다른 점 중 하나는 당사자를 대리 또는 변호하는 변호사에 대한 명칭입니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변호사를 "변호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형사소송이 아닌 소송에서 원고나 피고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소송대리인"이라고 하며 "변호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변호사는 변호인이나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 것이고 소송에서의 지위는 피고인의 변호인, 원고 또는 피고의 소송대리인인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이것을 구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피고인에는 변호인이 따라다니고 원고 또는 피고에는 소송대리인이 따라다닌다고 생각하시면 혼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일반인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 법률용어로 "구형"과 "선고"가 있습니다.
다음 트윗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법률지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현재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사건들인데, 어느 부분이 잘못되었을까요. 두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한 판단은 별론, "황당한 사법부의 상상과 추정으로 20년형을 구형" 이 부분이 잘못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구형은 형사소송에서 수사와 기소의 책임을 맡고 있는 검사가 판사에게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다음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검사의 구형은 법무부 소속 공무원의 피고인에 대한 판단으로서 행정부의 판단이지,  판사가 속한 사법부의 판단은 아닌 것이죠.

형사소송에서 판사의 최종적인 판단은 "선고"입니다. 국정원 수사은폐 김용판 사건에서는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만, 내란음모죄로 기소된 이석기 의원에게는 검찰의 "구형"만 있었을 뿐 재판부의 선고는 없는 상태입니다. 위 트윗을 올린 분도 선고와 구형을 구별하고 있습니다만, 구형이 검찰의 판단이지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앞으로 신문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실 때 작가가 이런 실수를 하는지를 주의깊게 보시면 또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법률감수를 하는 변호사분들은 미리 원고를 달라고 해서(쪽대본이라 받지 못하셨겠죠 ㅎㅎㅎ) 피고와 피고인은 구별해서 고쳐주면 좋겠습니다.

2014년 2월 6일 목요일

법조인이 되는 방법

법조계에서 종사하지 않는 분들과 말씀을 나누다 보면 많이 나오는 주제 중 하나는 "판사, 검사, 변호사"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신문에도 자주 나오고, 로스쿨 도입 당시에는 여기저기 시끄러웠기 때문에 아는 분도 많을 것이지만, 세상사 자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면 정확히 알기는 어려우므로 실제 "변호사"로 업무하고 있는 사람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셔서 많이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학교 입학하기 직전 고3과 그 학부모가 대학입시에 대하여 제일 잘 알듯 현재 법조인 양성시스템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분들 또는 로스쿨 입학을 준비하는 분들 및 로스쿨에 재학하고 있는 분들이고, 이미 그것이 자신의 직업이 되어버린 판사, 검사, 변호사들(일부 사법제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을 제외하고)은 법조인 양성시스템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한도 내에서 아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법조인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세상이 매우 좋아져서 인터넷을 서치하면 법조인이 되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정리해 둔 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더군요. 일단 법무부 사법시험 홈페이지, 위키백과에서의 사법시험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학적성시험(LEET)에 대한 설명을 훑어보면 현재 법조인 선발시스템의 대략을 알 수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나라는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을 받고 변호사가 배출되기 전까지는 조선변호사시험, 고등고시 사법과를 통하여 법조인을 선발하거나(1963년 이전),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을 사법연수원에서 교육하고, 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에게 변호사자격을 부여하며 그 중에서 판검사를 우선 임용하였었습니다(1964년 이후). [예외적으로 군법무관시험을 통하여 군법무관으로서 10년 이상 복무한 자에게도 변호사자격이 부여됩니다(군법무관 임용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신문에서 법조인의 프로필을 소개할 때 처음에 사법시험 0회, 사법연수원 0기라고 나오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것으로 그 분이 언제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조경력을 시작하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된 지금은 이를 대신해서 변호사시험 1회,  2회 와 같이 경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서 법조인 양성-선발체계는 소위 "미국식"으로 변경되는 과정에 있습니다.[2017년 이후에는 거의 미국식 체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식 체계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수료한 자 중에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 변호사자격을 부여하고, 판사와 검사는 변호사자격이 있는 자 중에서 법원, 검찰이 임용하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사법연수원 수료생들 중에서 판검사를 신규임용하였지만, 이제는 로스쿨을 갓 졸업하여 변호사자격을 갓 취득한 사람들이 아니라 전체 변호사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규임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명하복의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는 검찰의 경우에는 경력검사를 채용하는 것은 별론 신규검사는 원칙적으로 로스쿨을 졸업한 자 중에서 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로스쿨 졸업생 중 우수한 자들을 로클럭으로 선발하여 수습을 시키고 있으므로 로클럭 경력이 있는 경우 판사임용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변호사 경력이 있어야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는 점이 기존의 판사 임용방식과는 현저히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아직 사법시험제도가 폐지되지 않은 상태이기 떄문에 2017년까지는 사법시험을 통해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경우에도 변호사자격의 취득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2017년까지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수료를 통한 변호사자격 취득과 법학전문대학원-변호사시험을 통한 변호사자격의 취득이 이론상 모두 가능합니다. 하지만 사법시험 합격자수를 해마다 줄이고 있어서 합격가능성도 내려가게 되므로 특별히 이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주위에 법조인이 되려고 하는 분이 있다면 법학적성시험-법학전문대학원-변호사시험을 통하여 일단 변호사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