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7일 금요일
[책소개] 일의 기쁨과 슬픔
장류진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창비(2019)
이 소설집을 주문한 것은 약간의 충동 때문이었습니다. 중앙일보의 한해를 결산하는 책들을 소개하는 기사 한켠에 젊은 여류 작가의 소설집에 대한 평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네요. 그리고 성탄절 전에 주문해서 성탄절 직후에 도착한 책은 술술 잘 읽혔습니다. 현학적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딱딱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아마도 저보다 10-20살 어린 친구들의 삶과 생활태도가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당근마켓 인 것으로 보이는 중고거래마켓 시스템이 소설에 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아무래도 이상문학상 수상 소설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소설집에 대한 평론가 인아영의 평이 인상적이어서 인용해 봅니다.
어쩌면 그간 한국문학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나 내면의 거대한 심연을 드러내는 개인에게 유난한 값어치를 부여해왔는지도 모른다. 외부 세계와의 불화를 기꺼이 감당하면서 무언가를 추구하는 개인에게 소설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기대해오면서 말이다. 그러나 장류진의 소설에 등장하는 산뜻하고 담백한 인물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개인들의 작고 평범한 기쁨을 포착해낸다. 그렇다면 장류진의 소설과 더불어 우리는 이제 한국문학의 개인에 대해 이렇게 사유해 볼 수 있겠다. 이 사회에서 을이자 약자인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특유의 생존감각으로 시스템을 체화하고 탄력적으로 구부려, 가장 빠르게 정확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인아영, 센스의 혁명, 장류진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창비(2019), 230-231면.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고민과 삶의 깊이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로 추천합니다.
2019년 5월 28일 화요일
[추천+꿀팁] 유튜브 프리미엄
바야흐로 문자로 된 컨텐츠를 검색하는 시대에서, 동영상을 검색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대 이하의 세대에게 요즈음에는 오히려 50대 이상 연령층에게도 유튜브는 신기한 동영상을 찾아보는 서비스에서 궁금한 것에 대해서 찾아보는 검색엔진의 기능, TV나 영화가 독점하고 있던 컨텐츠들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컨텐츠를 접하는 멀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 또한 TV 시청시간은 거의 0으로 수렴한 반면, 오히려 TV에 크롬캐스트를 연결해서 유튜브나 넷플릭스 영상을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편입니다. 확실히 호흡이 짧고, 바로바로 터지지 않으면 슥슥 넘겨버리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맞는 크리에이터의 동영상들을 구독해 놓으면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홈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유튜브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 사용시 불편한 점이 있는데, 무료서비스이긴 하지만 거의 모든 동영상에서 광고를 30초 정도 강제로 재생하고, 10초 정도에는 스킵이 가능하지만 어쨌든 매 동영상 시청마다 스킵을 눌러줘야 하는 매우 불편한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년전 "유튜브 레드"라는 것을 출시해서 유료서비스에 가입하면 "광고"를 없애주고,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케 해 주었습니다. 유튜브 시청시간이 늘면서 광고 스킵하는 것이 정말 귀찮았던 저는 바로 유튜브 레드에 가입했었는데.. 신세계가 따로 없었습니다. 광고 없는 유튜브의 세계는 그야말로 쾌적함 그 자체였거든요.
그런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유튜브 레드는 서비스 명칭을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바꾸고, 추가적으로 유튜브/구글에서 제작하는 동영상 추가제공, 유튜브 뮤직 앱 추가 이용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땡큐지 하면서 유튜브 뮤직앱에서 제가 "좋아요" 표시한 음악들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음악을 추천해주는 "믹스테이프" 메뉴를 줄구장창 잘 듣고 있습니다. 요새는 이소라 신청곡, 트와이스 팬시, BTS 신곡이 많이 들리네요.
그러던 중 한가지 충격적인 팁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아이폰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 또한 아이폰 유튜브앱에서 진행했는데 결제대금이 11,500원/월(부가세 포함) 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1년 넘게 자동결제를 해 왔었는데, 글쎄.... 이 가격에는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붙이는 이윤+세금이 추가된 금액이어서 더 비싼 것이고, 크롬이나 사파리에서 유튜브 사이트로 가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면 글쎄 7,900원/월(부가세 별도)으로 같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달에 바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구독을 해지하고, 오늘 유튜브 홈페이지에서 다시 결제를 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11,500원 vs 8,690원 약 3,000원이 좀 안되는 구독금액을 세이브할 수 있었네요. 유튜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결제를 해도, 아이폰 유튜브 앱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어쨌든 아이폰 사용하시면서 앱스토어를 통해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을 하셨던 분들은 월 3,000원 정도 비싸게 사용하고 계신다는 걸 알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뭐 다 알고 계신 이야기 또 한것이라면 죄송!
2018년 8월 14일 화요일
[책 소개] 재판으로 본 세계사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님이시고, 제 사법연수원 시절 지도교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이번 책 소개는 투명하게 편파적으로 사심이 들어간 책 소개입니다. 하지만 굳이 편파적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책에 담긴 내용은 법원, 재판,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 합니다. 소크라테스에거슬러올라가 중세 유럽을 거쳐 현대 미국에 이르기까지 법원의 판결은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인간사의 도도한 흐름을 때로는 거스르기도 하고, 때로는 주도해 나가기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떠한 사안에 대한 간략한 주요사건의 나열과 쟁점의 정리는 수십년간 판결문을 써오신 내공이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일반적인 저자였다면 여기저기 핵심을 비껴가는 사건을 설명하면서 벗어날 논점을 꼭꼭 찝어내고 있으신 것이 인상적이었네요.
특히 큰 관심이 없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문제된 재판들에 대해서 읽는 과정은 일반 역사책들에게서 무언가 빠진 듯하게 느껴졌던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했고, 저도 모르고 있었던 해방정국의 민법 제14조 관련 대법원 판결을 보면서 사람은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위와 같은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는 흥미를 유발하는 문장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워낙 엄청난 정보를 짧은 글에 응축시켰기 때문에 사전에 역사적 사건이나, 해당 판결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책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교수님의 담담히 이야기해주시듯 설명하는 문장에, 다음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실까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법원이나 법조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또 색다른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작업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셔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제게 인상깊었던 구절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어중이떠중이 의견이 아니라 덕 있는 사람들의 지혜로움으로 정치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테네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시민들의 권력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시대의 흐름에 반했다.
-박형남, 재판으로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36면.
존경하는 재판관 여러분, 내가 이토록 중대한 재판을 받으면서 국왕과 국왕의 고귀한 자문관들을 다 제쳐놓고 리치 경처럼 진실성이 없다고 소문난 자를 믿고 국왕의 수장권에 대한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그 점이 나를 잡으려고 오랫동안 노려온 쟁점 아닙니까? 여러분이 판단하기에 이게 사실일 수 있겠습니까?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82면.
수평파는 모든 성인 남성에게 참정권을 주고 인구수에 기초해 선거구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급장교들은 재산을 가진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양쪽의 주장을 차례로 들어보자.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도 가장 위대한 사람들과 동일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부의 통치를 받는 사람들은 그 정부의 지배를 받겠다고 스스로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의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한 정부의 결정에 구속당할 이유가 없다.
재산을 가진 사람들만이 실제로 잃을 것이 있기 때문에 왕국 일에 관여할 이유가 있다. 이들만이 영구적으로 고정된 이해관계가 있다. (재산이 없는 사람은) 영국에 살 자연권은 있어도 투표할 자연권은 없다. 재산이 없는 사람들이 권력을 쥐게 되면 재산이 있는 사람들의 부를 빼앗기 위해 투표하게 될 것이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149면.
1990년 결정에서 간통죄가 위헌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김양균 재판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첫 사건에서 혼자 전면 위헌 의견을 쓰면서 30-50년 안에는 내 의견대로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19년이 지나 지난 4기 재판관 5명이 위헌의견을 냈다. 검사 생활을 통해 간통조항이 상습적인 사람이 아닌 우발적인 사람들에게 주로 적용되는 걸 알았다. 이 조항 때문에 얼마나 많은 가정과 개인이 파탄나는지 알게 된 것이 위헌 의견을 내는 데 토대가 되었다. 간통 조항은 위헌이고 반헌법적이며 촌스럽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192면.
단호히 말하건대, 어떤 것이 법인가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은 사법부의 영역이자 본분이다. 특정 사건에 규칙을 적용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그 규칙을 설명하고 해석해야 한다. 만약 두 법률이 상충한다면 법원은 반드시 각 법률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어떤 법률이 헌법에 대립하고 그 법률과 헌법이 특정 사건에 적용된다면, 법원은 헌법을 무시하고 법률에 맞게 사건을 결정하거나 법률을 무시하고 헌법에 맞게 사건을 결정해야 한다. 법원은 상충하는 규칙 중 어떤 규칙이 사건을 좌우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법부가 지닌 책무의 본질이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04면.
드레드 스콧 판결은 미국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받을까? 소수 의견이 지적했듯이, 판결은 법 규정과 이론에 근거하지 않았으며 흑인은 선천적으로 열등하다는 편견으로 인종차별에 동조한 판사 개인의 가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흑인 노혜 문제는 도적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러 원인이 얽히고설켜 해법이 어려웠는데도 사법부의 권위에 의존해 단번에 해결하려고 한 것은 태니 대법원장의 만용이었다. 의회가 1820년의 미주리 타협으로 지역 간 대립을 간신히 봉합했는데, 대법원이 이를 무시하고 전적으로 남부에 유리하게 결정해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32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명백하게 보이지만, 태풍이 지나가는 한가운데에서 판사는 길을 잃어버리거나 방향을 거스르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운명적 존재다. 드레드 스콧 판결이 있은지 약 100년 후 워런 대법원장은 공립학교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며, 약 150년 후 아버지가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35면.
1945년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일제가 만든 민사법이 여전히 적용되었는데, 거기에 "처가 소송을 제기하려면 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1947년 미군정시기에 대법원은 아내가 남편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제기한 가옥 인도 소송에서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처에 대하여는 민법 제14조 제1항에 의하여 그에 해당한 행위에는 부의 허가를 수함을 요하여 그 능력을 제한한바, 이는 부부간의 화합을 위한 이유도 없지 않으나 주로 부에 대하여 우월적 지배권을 부여한 취지라고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서기 1945년 8월 15일로 아방은 일반의 기반으로부터 해방되었고, 우리는 민주주의를 기초삼아 국가를 건설할 것이고, 법률, 정치 , 경제, 문화 등 모든 제도를 민주주의 이념으로 건설할 것은 현하의 국시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민은 모름지기 평등할 것이고 성의 구별로 인하여 생한 차별적 제도는 이미 민주주의 추세에 적응한 변화를 본 바로서, 현하 여성에 대하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고 기타 관공리에 임명되는 자격도 남성과 구별이 무하여 남자와 동등한 공권을 향유함에 이른 바인즉, 여성의 사권에 대하여도 또한 동연할 것이매 남녀평등을 부인하던 구제도로서 그 차별을 가장 현저히 한 민법 제14조는 우리 사회 상태에 적합하지 아니하므로 그 적용에 있어서 변경을 가할 것은 자연의 사세이다. 자에 본원은 사회의 진전과 법률의 해석을 조정함에 의하여 비로소 심판의 타당을 기할 수 있음에 감하여 동조에 의한 처의 능력 제한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바이다(대법원 1947. 9. 2. 선고 1947민상88).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91-292면.
2017년 3월 6일 월요일
알라딘 중고서점 노원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잘된다"는 소문은 페북친구의 포스팅에서나 가끔 나오는 인터넷 기사들에서 보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딱히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관심있는 책과 중고서점에 입고되어 있는 책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보고 싶은 책은 급한 성질 탓에 인터넷서점에 주문하거나 그것도 기다리지 못할 경우에는 서점에 바로 들러서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매우 급히 사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읽고 싶은 책이 있기는 한데 굳이 새책으로 볼 필요도 없고, 중고서적의 경우 새책보다 1/2 - 1/3 정도 싸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한권씩 책을 사보자는 심정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위치는 노원역 4호선 2번출구로 나와 좌회전하면 준오헤어가 있는 건물 지하입니다. 찾기 쉬운 곳에 자리 잘 잡았더군요. 주차장을 제공하지는 않는 것 같아(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인근 롯데백화점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롯데백화점 회원에게 제공되는 2시간 무료쿠폰이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운이 좋으면 점심시간 전후하여 1-2시간 정도는 굳이 주차요원이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상 밖으로 꽤나 매장의 크기가 컸습니다.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고 구경하다보니 정가에서 1/2 - 2/3 정도되는 가격에 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예상보다 구매욕을 많이 자극하더군요. 30분 정도 구경하면서 일본 천엔 지폐에 얼굴을 올리고 있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사볼까 고민하기도 하고,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중에 아직 안 읽은 소설들을 사볼까 하는 생각도 하였더랬습니다.
하지만 낙점한 책은 친구로부터 좋은 평을 들었던 "마이클 더글러스"의 "빅 픽쳐"와 살인 사건은 쉽게 다룰 일이 없겠지만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의 "오시다 시게미"의 "법의학 진실을 부검하다"였습니다. 큰넘과 마눌님은 과제연구에 필요한 책을 본다면서 쑥덕쑥덕하더니 "디지털 생물학", "암호의 해석" 이런 책은 골랐고, 둘째넘은 지난 번부터 맘에 드는 책을 고르라고 하니 동물 관련 책을 골라오던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쓴 원고를 책으로 만든 책"을 골라왔습니다.
결국 알라린 중고서점에서의 쇼핑결과는 모든 책이 만원을 넘지 않는 선이어서 5권에 29,900원이 들게 되었는데 저도 잊고 있었던 알라딘 회원(인터넷 서점의 회원이면 자동으로 회원이라고 하네요) 적립금 1,000원도 알뜰하게 써서 28,900원이 들었습니다. 은근 만족도가 높네요. 소장용 책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용 독서를 즐기는 분이라면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2015년 9월 18일 금요일
[추천]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
황규경,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 위즈덤하우스(2015)
법률사무소 이신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일하고 계신 황규경 변호사님께서 이번에 사기 관련 교양서(?)를 내셨습니다. 좁은 의미의 사기범죄 뿐 아니라 피해자를 속이는 것을 본질로 하는 범죄들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서문에서 하시는 말씀처럼 "사기"를 당하지 않은 사람은 정작 사기꾼이 자신에게 접근했을 때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도 늦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책으로나마, 사기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은 사기와 같은 범죄에 대한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황변호사님은 술자리에서 좌중을 압도하는 걸쭉한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모르는 분이셔서, 책으로 그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약간 불만이긴 합니다만, 주위에서 소문으로만 듣던 사기범죄의 실상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효용은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4,000원이라는 책값이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추천합니다.
2015년 4월 14일 화요일
[책 소개] 한국 자본주의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작년 연말 이 블로그에서도 소개하였던 "판사유감"이라는 책의 저자 문유석 판사님께서 본인이 한해 동안 읽었던 책들 중 몇권을 추천하는 글을 보고 나서 추천하신 책들 5권 중 네권을 한번에 구입하였더랬습니다.
추천하는 책은 소설가의 일, 현재의 충격, 한국자본주의, 행복의 기원 그리고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이렇게 5권이었는데, 그 중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은 책을 사러 갔던 영풍문고에 없었기 때문에 일단 4권만 사고, 다른 가족의 크리스마스선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가면산장살인사건도 함께 구입했습니다.
문유석 판사님의 추천은 책을 많이 읽어왔던 분의 추천답게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추천이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책들과 작가[특히 김연수 작가(관련 포스팅 참조)]를 알게 된 것은 정말 의외의 소득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구입한 책 중 가장 읽기 시작하는데 오래 걸린 "한국자본주의"를 드디어 다 읽었습니다.
전반 부분을 읽을 때는 너무나 단정적인 문장들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정치권에 이슈를 던져준 "내부유보세" 논의의 시발점이 된 책 답게 한국 정치경제의 문제에 접근해서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성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자의 해결책대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수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고 있어야 할 것이겠지만, 사회주의 붕괴 이후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서 가운데 현실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대중이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부분과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메모한 부분.
일반 대중들은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뭔지 잘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뭔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21면.
신자유주의는 '학문적 토론의 산물이 아니고, 1970년 후반부터 영국과 미국에서 대처 정부와 레이건 정부가 시행한 일련의 정책들이 가지고 있는 정치 이데올로기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엄격한 개념 설정이 사실상 쉽지 않다.
신자유주의 조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최소한의 개념으로 요약한다면,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고 정부의 경제 운용의 역할과 시장 개입을 축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23면.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적의라고 비판을 받은 정책들은 '경제운용의 중심축을 (미국과 유럽에서처럼) 국가에서 시장으로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독점바본으로 이동시킨 것이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43면.
배당은 회사가 이익을 내면 지급하고 이익을 내지 못하면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배당을 하는 경우에도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는 경영진이 결정하기 때문에 항시 불확실하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62면.
기업에게 주식자본은 영원한 장기자본이며, 주식의 투기적인 거래는 주주 자본의 속성이 아니라 주식시장의 속성이다. 이는 주택시장에서 투기적인 거래가 주택의 속성이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속성인 것과 같은 이치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77면.
존재하지도 않는 주주들의 단기성과주의를 비판하기 보다는, 오히려 주주들이 기업들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본연의 주주권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80면.
주주가 주식회사의 주인이라는 의미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것과 잔여 이익에 대한 청구권과 회사가 청산했을 때 잔여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88-189면.
주주 중심 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주주가 두 가지 중요한 결정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선임하고 해이말 권한을 갖는 이사회의 의사를 선출하는 것이다. 둘째는 경영진의 임금과 보상을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89면.
'죄수의 딜레마'는 서로 협력하면 서로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서 서로 신뢰하지 못할 때는 서로에게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196면.
독일의 공동결정제도
공동 결정은 회사가 두 개의 이사회를 갖는 '이중 이사회'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첫째는 회사를 경영하는 주체인 '경영이사회'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진을 감독하고 회사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감독이사회'이다.
...
공동 결정을 하는 감독이사회의 구성은 회사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데, 크게 구분하면 다음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유형은 2,000명 이상의 종업원을 가진 모든 회사들에 적용되는데, 감독이사의 절반을 주주가 선임하고 나머지 절반을 종업원이 선임... 이사회 의장은 주주가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다. 의장은 의결이 가부 동수일 경우에만 캐스팅보트를 갖...
둘째 유형은 종업원이 500면에서 2,000명 사이인 상장회사와 사기업에 적용되는 제도로써, 감독이사회 이사의 3분의 2를 주주들이 선임하고 3분의 1은 노동자들이 선임한다.
셋째 유형은 광산-철강 산업에 속하는 기업에만 적용되는 제도다. 이 경우에는 노동자와 주주가 동수의 감독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의 의장은 중립적인 사람으로 두 그룹이 공동으로 지명하고 주주총회에서 감독이사회의 추천으로 선임한다. 따라서 노동자와 주주가 완전한 균형을 이룬 감독이사회다. 그리고 종업원 대표이사(종업원을 대표하는 이사로 보임)의 최소한 한명은 반드시 관리자 또는 임원 종업원으로 선출해야 한다.
...
종업원 500명 미만의 기업과 같이 법으로 종업원참여가 의무화되지 않은 기업들은 감독이사회를 가지고 있어도 주주들이 모든 이사를 선임하기 때문에 공동 결정에 해당되지 않는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201-202면.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구가 소유 기업들이 공공성이 높은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진출하고 있고, 둘재는 특정한 국가 소유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지 않고 여러 개의 국가 소유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 체제를 이루고 있고, 셋째는 국가 소유 기업들의 상당수가 중국과 해외의 주식시장에 상장을 해서 주주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주 중심 경영 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249면.
비판이 단순한 기존체제의 부정이 아니라 의미 있는 비판이 되기 위해서는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의미있는 비판일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262면.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과거의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 러시아 사람이 있다면 그는 가슴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265면.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경영해서 돈을 번 것이지 투기를 해서 돈을 번 것이 아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306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에 투자해서 손해를 보고 떠나면 그만큼 늘어난 것이라 생각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308면.
단기매매를 이용한 단기차익을 노리는 거래를 투기로 정의한다면 소버린은 투기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소버린이 2003년 3월 SK주식을 매입해서 2005년 7월 모두 팔고 한국을 떠난 2년 4개월 동안 단 한차례도 SK 주식을 사거나 파는 거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311면.
1990년부터 지난 20년동안 전 세계에서 이뤄진 상위 20개의 인수합병들은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합병하는 회사들이 서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353면.
SK 그룹의 가장 큰 계열사인 SK 텔레콤은, 공기업이었던 한국이동통신을 1994년 인수한 것이다. 두 번째로 큰 계열사인 SK 에너지도, 공기업이었던 대한석유공사를 1980년 인수한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로 큰 계열사인 SK 하이닉스는, 현대그룹의 계열사였던 현재전자가 1999년 LG반도체를 인수해서 2001년 하이닉스로 회사이름을 변경했던 회사를 SK그룹이 2012년 인수한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356-357면.
최초의 사회주의국가가 실현된 것은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이 출간된지 146년 후, 그리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출간된 지 50년 후인 1917년이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409면.
중국적 사회주의는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당 국가 체제를,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시행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결합한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411면.
경쟁의 근본적인 목적은 승자가 더 많이 가져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승자가 더 많이 배분받는 것은 경쟁을 유지하기 위한 유인책을 따름이다. 하지만 그 유인책 때문에 경쟁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소멸된다면 그 유인책을 교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434면.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이 실시되었을 때, 이건희가 삼성그룹 전 현직 임원 486명 명의로 1,199개의 차명 계좌를 이용해서 상속받은 유산을 숨겨온 것이 밝혀졌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473면.
재벌그룹들이 너도나도 하는 사업들이 있다. SI 사업, 건설업, 물류-운송업, 광고업, 골프장 사업은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면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춘추적국 업종'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04-505면.
적정유보를 넘어산 초과 유보에 대한 과세 제도는 2002년 폐지되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29면.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투자 계획이 없으면서도 내부유보금을 쌓아가는 것은 소득재분배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초과 내부유보세'의 도입은 필요하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32면.
회사들이 기간제 노동자를 2년마다 바꾸는 것은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반복적으로 고용해서 임금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 목적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33면.
특히 청년 세대들이 첫 직장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할 경우에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2년 후 다시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해야 하는 함정에 빠지는 심각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34면.
현재 정규직 전환 기준 기간 2년을 '동일 노동자의 근무기간'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동일 업무의 존속기간'으로 바꾼다며 법 취지의 실효성을 크게 높일 수 있ㅇ르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34면.
국의 대기업이 한국기업이나 재벌그룹과 비교해서 경제범죄가 많지 않은 것은 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정직한 심성을 타고 나서가 아니라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의 수십 배, 수백 배 더 큰 배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47면.
순환출자 구조문제가 가장 심각한 재벌 그룹은 삼성과 롯데이며 그 다음으로는 동양, 영풍, 한솔 정도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49면.
피케티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두 가지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소득세의 누진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고, 둘재는 자산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세를 도입하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63면.
토빈세(tobin's tax)는 외환거래에 대해서 0.1-1%의 세금을 부과해서 국경을 넘어선 단기 투기 자본의 이동을 제한하자는 것이며,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토빈이 1971년 처음 제안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69면.
정부 정책이란 의지의 표현이자 실천의 수단이며, 시장과 자본주의가 진화하는 만큼 정책도 진화하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89면.
한국의 불평등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불평등을 완화할 정책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를 실천할 정치가 실종되었기 때문이고, 심지어는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들에 의해 심각하게 경사되었기 때문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93면.
1987년 민주화 이후 두 당은 선거 때마다 당명을 바꾸었는데 새누리당은 당명을 다섯번 바꾸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합집산이 매우 복잡해서 정확하게 셀 수 없지만 대충 여덟 번 바꾸었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93-594면.
한국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발견된다. 첫째는 한국에서 아직은 경제적 계층에 따른 투표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둘째는 정권을 가진 기존 여당에 대한 평가가 선거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하성, 한국자본주의, 헤이북스(2014), 595면.
2015년 4월 2일 목요일
Arizona
Arizona
Green tea with Ginseng and Honey
독특한 외양과 언뜻 한번에 다 먹기 어려울 수 있는 473ml라는 용량, 결정적으로 녹차인듯 꿀차 아닌 인삼차 같은 맛 으로 특징지울 수 있는 음료수 입니다.
처음 먹었을때는 녹차맛이 너무 강해 입맛에 안 맞는다 생각했는데 이젠 적당히 달달씁쓸한 것이 먹기에 적당하네요.
바다 건너 미쿡에서 젊은 언니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수입된 것이라 하니 아저씨의 취향도 업그레이드된 듯한 느낌은 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격은 홈플러스에서 2,300원
2015년 1월 27일 화요일
[추천] 9호선 급행
제주에 재판이 있는 날이면 하루가 참 빨리 갑니다. 아무리 실제 비행기타는 시간은 30분 남짓이라지만 공항까지 가는 시간, 공항에서 수속을 기다리는 시간, 공항에서 또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을 따지면 오가는데만 5-6시간이 허비되기 때문입니다.
관광이 아니라 비지니스목적이라면 짐이 가방 하나면 족한 경우이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서 김포공항까지의 이동은 택시나 리무진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더 낫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공항철도도 괜찮은 선택이지만 사무실 부근에서 출발하자면 고속터미널역에서 9호선 급행을 타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평일 급행은 매 시간 20분 간격으로 3회 정도 되는 것 같은데, 27분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탑승하면 44분경 김포공항역에서 내릴 수 있습니다. 겨우 17분만에!!! 다음은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의 급행시간표입미다.
물론 김포공항역에서 김포공항까지 꽤 걸어야 하지만, 비용/시간을 모두 고려할 때 짐없는 강남권 출발 비지니스 여행자에게 강추노선입니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책 소개] 소설가의 일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사실 이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기 전까지 "김연수"라는 소설가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름만 들었다면 여성이라고 착각했을 이름을 가진 70년 개띠라는 이 소설가의 소설도 물론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지요.
제가 "소설가의 일"이라는 책을 집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이 책을 올해 읽을만한 책 베스트5로 뽑은 "문유석" 부장님의 추천글(페이스북 링크) 때문입니다. 같은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신뢰가 있기도 하지만(지난 주말 현재 반디앤루니스 고속터미널점 정치사회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는 판사유감(저의 책소개는 [책소개] 판사유감) 참조)의 저자이십니다) , 굳이 전공과 관련없는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으시다는 점, 영화를 고를 때에도 너무 많은 인기를 끄는 영화는 한템포 늦춰서 보는 반골기질이 있으시다는 점 등 의외로 저와도 비슷한 점이 있어서 더욱 호감이 가는 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는 페이스북 친구는 offline에서 인연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신청(또는 수락)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원칙을 깨고 온라인상에서 제가 먼저 친구신청을 한 몇 안되는 분들 중 한분이기도 합니다(이 자리를 빌어 친구수락 감사드립니다). 제가 친구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글도 소개합니다. - 죽은글쓰기 책을 고르는데 젬병이라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는 습관을 가진 제게는 양서를 골라주시는 분이 생겨서 너무 기쁘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문부장님이 재밌으셨다면 당연히 믿을만 하겠지 하며,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책쇼핑을 하면서 추천하신 책중 네권의 책을 샀습니다(그중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은 대형서점에도 재고가 없어서 사지 못하였네요). 그리고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까지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이라는 책을 다 읽어 버렸습니다. 손에 잡으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위 "page-turner"입니다. 무엇보다 옆에서 이야기해주듯이 ㅋㅋ ㅜㅠ 곁들이며 쓴 글들에 키득키득하면서 즐거웠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짬이 나면 소설가 김연수의 소설책들을 한권씩 사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같이 어떤 문장, 또는 어떤 문단이 맘에 들어 인용해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한국작가를 발견해서 기쁜 마음 그지 없고, 문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산문집에서 좋았던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실제로 서가를 마련해서 "김연수식"으로 책을 꽂아보는 것도 해보고 싶어지고 그랬습니다.
내 서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한 부분은 읽은 소설, 또 한 부분은 읽은 비소설, 나머지는 읽지 않은 책들이다. 읽은 책들은 내가 보기에 좋은 순서대로 꽂는다. 그러니까 제일 좋은 책이 맨 앞에 있고, 뒤를 이어서 그다음 좋은 순서대로 책들이 쭉 꽂힌다. 물론 판단은 주관적이다. 그렇게 해서 평생에 걸쳐서 소설 365권과 비소설 365권을 선정한 뒤 일흔 살이 지나면 매일 한권의 소설과 한권의 비소설을 읽으면서 지내고 싶다. 그러니 내 노후대책이라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730권의 책을 마련하는 것이랄까.
아직 나는 730권의 절반도 책꽂이에 꽂지 못했다. 신간을 보면 베스트 365에 들지 못하는 책이 태반이다. 펼쳤는데 베스트 365에 들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 그냥 조용히 책장을 덮는 수밖에. 저자와 출판사에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 이 소설은 꽤 좋구나!" 그런 감탄이 드는 책을 읽고 나서도 막상 서가에 꽂으려고 보면, 앞쪽에는 정말이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들이 꽂혀 있어서 꽂을 자리가 없다. 고심 끝에 꽂아보면 대개 100위권 바깥이다. 내 소설을 과연 어디쯤 꽂힐까? 생각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그러니 단숨에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책을 만나기란 한국노래가 빌보드차트 정상에 오르는 일만큼 드물다. 그러니 새롭게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책은 이제 읽을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68면.
이외에도 인상 깊었던 부분.
말이란 늘 캐릭터의 욕망을 배반하는 원치 않은 부산물이다. 그건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자주 서로를 오해하는데, 그건 대화를 통해 우리가 진짜 욕망이 아니라 가짜 욕망을 서로 교환하기 때문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28면.
마찬가지로 오직 살인하고 죽이기만 하는 소설을 우리가 싫어하는 까닭은 심성이 착해빠졌거나 그게 인간의 추잡한 일면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니라 서사적으로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살배기라도 악을 저지를 수 있듯이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안써본 사람이라도 살인하고 죽이기만 하는 소설은 쓸 수 있다. 서사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이야기는 단순한 구조라 쓰기 쉽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58면.
현대 일본어의 '감사하다'라는 형용사는 '아리가타이, 즉 어원적으로 '(상대방의 호의 등이)있기 어렵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흔치 않다는 뜻에서 고맙다는 뜻으로 발전한 단어다. 해서 일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67면.
흔한 인생을 살았다더라도 흔치 않은 사람이 되자.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자. 이 말은 평범함 일상에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미문의 인생이다. 소설 속의 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추잡한 문장은 주인공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인생을 뻔한 것으로 묘사할 때 나온다. 사랑하지 않으면 뻔해지고, 뻔해지면 추잡해진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74면.
우리의 마음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감각적인 것들 뿐이에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고, 잊지 못할 음식을 먹고, 그날의 날씨와 눈에 띈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놓으세요. 우리 인생은 그런 것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에요.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218면.
'왜 어떤 사람들은 죽을 줄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걸어가는가? 그 이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설가로 만든 건 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나보다 먼저 소설을 썼던 소설가들이 그들의 소설에 무수히 남겨놓은 바로 그 문장이었으니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그러니까 도스토옙스키가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맨 앞장에 인용한 요한복음 12장 24절의 그 말.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256-257면.
2014년 4월 9일 수요일
[맛집 소개] 황주집
황주집
주메뉴 : 대창, 곱창
주소 : 서울시 강북구 번동 463-45
전화 : 02-903-6275
대중교통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로 나와 강북구청 사거리를 건넌 후 직진하다 보면 오른쪽에 보임/따로 주차장은 없는 것 같음
특별히 제가 미식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대식가라고 하는 편이 어울립니다), 맛난 음식 찾아서 먹는 것은 좋아라 하는 편입니다. 한국 최고의 맛을 위해서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마음가짐으로 찾아가는 식당들도 많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곳은 팻투바하(미식가 블로거 팻투바하)와 같은 전문 블로거의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될 것이고, 제가 맛집 소개라고 하는 포스팅은 주변에서 찾기 쉬운 비교적 가성비(가격대비성능비?) 좋은 식당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사실 양창, 대창을 고급스럽게 먹기 위해서라면 이미 꽤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된 "오발탄", "연타발"과 같은 음식점을 찾으면 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즐겨 가셨다는 "양미옥"도 양대창으로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이런 식당들을 찾는다면 비싼 가격을 제외하면 거의 단점이 없는 양질의 양대창 요리를 음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우리의 얇은 주머니이고, 싼 가격에 푸짐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또한 좋은 식당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발탄, 연타발, 양미옥과 같은 음식점은 모두 시내 중심가 내지 강남에 그 지점들이 대부분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재료를 쓰기도 하겠지만, 임대료 등 부대비용도 많이 비싸겠지요. 반면에 강북에 위치한 식당들은 상대적으로 싼 원가로 유사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제가 30년 넘는 기간동안 살았고, 지금도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강북구는 강남구와 다른 점이 많은 곳입니다. 이미 20년전부터 강북구를 포함한 1학군은 강남 8학군과 비교하여 진학률 등에서 비교가 안되는 곳이었지요. 한마디로 "서울의 시골" 비슷한 곳입니다. 그래서 1학군 출신을 대학교나 사회에서 만나면 설사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아니라도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문인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하곤 했고(그런 학교가 서울에 있다고 들어본 일이 많이 없으시겠지만 "경동고, 경신고, 동성고, 상계고, 신일고, 서라벌고, 용문고"와 같은 학교들이 1학군에 위치한 고등학교들입니다), 그 결과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서울고, 휘문고, 경기고, 중동고, 현대고, 구정고(현재 압구정고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상문고 등과 같은 명문 고등학교를 모교로 가진 친구들이 진정 서울소재 고등학교 출신이라면, 1학군 소재 고등학교를 모교를 가진 저는 오히려 지방 소재 고등학교 출신에 더 가까운 소속감(?)을 갖고 대학생활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강북과 강남의 차이에 대해 말하려다 돌아왔는데, 강북과 강남은 땅값이 차이가 나는 만큼 물가도 차이가 납니다. 물론 시청을 중심으로 한 4대문 안을 강북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강북이라고 함은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등 4대문 밖의 구들을 말합니다. 웬만한 한끼 식사의 가격이 1,000원에서 2,000원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소개하고 있는 황주집도 강북구 번동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식당 자체가 오래 되어 허름하고 위생상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 흡연이 가능한 식당이었다고 하는데 오늘 가니 더이상 식당 내에서 흡연은 불가능하다더군요. 그러나 그런 점에 개의하지 않는다면, 또한 양, 대창, 곱창에 대해서 평소 거부감이 없이 즐기시는 분이라면 만족스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근처 북한산, 도봉산에 등산을 갔다가 하산하여 저녁으로 찾기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주얼 자체는 별다를 것도 없으며, 익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대창이나 곱창의 특성상 조리하면 쫄아드는 것도 유사한 특징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맛입니다. 곱창 좋아하는 분들이 성지순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대창, 곱창을 다 드신 후에 볶음밥은 춘천닭갈비를 먹은 후의 볶음밥을 생각나게 하는 맛입니다. 근처에 오실 일 있으면 한번 들러서 맛보시길.
가격과 분위기는 아래 사진들을 참조해 주세요.
주메뉴 : 대창, 곱창
주소 : 서울시 강북구 번동 463-45
전화 : 02-903-6275
대중교통 : 지하철 4호선 수유역 1번 출구로 나와 강북구청 사거리를 건넌 후 직진하다 보면 오른쪽에 보임/따로 주차장은 없는 것 같음
특별히 제가 미식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대식가라고 하는 편이 어울립니다), 맛난 음식 찾아서 먹는 것은 좋아라 하는 편입니다. 한국 최고의 맛을 위해서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는 마음가짐으로 찾아가는 식당들도 많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곳은 팻투바하(미식가 블로거 팻투바하)와 같은 전문 블로거의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될 것이고, 제가 맛집 소개라고 하는 포스팅은 주변에서 찾기 쉬운 비교적 가성비(가격대비성능비?) 좋은 식당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사실 양창, 대창을 고급스럽게 먹기 위해서라면 이미 꽤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된 "오발탄", "연타발"과 같은 음식점을 찾으면 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즐겨 가셨다는 "양미옥"도 양대창으로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이런 식당들을 찾는다면 비싼 가격을 제외하면 거의 단점이 없는 양질의 양대창 요리를 음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우리의 얇은 주머니이고, 싼 가격에 푸짐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 또한 좋은 식당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발탄, 연타발, 양미옥과 같은 음식점은 모두 시내 중심가 내지 강남에 그 지점들이 대부분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재료를 쓰기도 하겠지만, 임대료 등 부대비용도 많이 비싸겠지요. 반면에 강북에 위치한 식당들은 상대적으로 싼 원가로 유사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제가 30년 넘는 기간동안 살았고, 지금도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강북구는 강남구와 다른 점이 많은 곳입니다. 이미 20년전부터 강북구를 포함한 1학군은 강남 8학군과 비교하여 진학률 등에서 비교가 안되는 곳이었지요. 한마디로 "서울의 시골" 비슷한 곳입니다. 그래서 1학군 출신을 대학교나 사회에서 만나면 설사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아니라도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문인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하곤 했고(그런 학교가 서울에 있다고 들어본 일이 많이 없으시겠지만 "경동고, 경신고, 동성고, 상계고, 신일고, 서라벌고, 용문고"와 같은 학교들이 1학군에 위치한 고등학교들입니다), 그 결과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서울고, 휘문고, 경기고, 중동고, 현대고, 구정고(현재 압구정고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상문고 등과 같은 명문 고등학교를 모교로 가진 친구들이 진정 서울소재 고등학교 출신이라면, 1학군 소재 고등학교를 모교를 가진 저는 오히려 지방 소재 고등학교 출신에 더 가까운 소속감(?)을 갖고 대학생활을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강북과 강남의 차이에 대해 말하려다 돌아왔는데, 강북과 강남은 땅값이 차이가 나는 만큼 물가도 차이가 납니다. 물론 시청을 중심으로 한 4대문 안을 강북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강북이라고 함은 강북구, 도봉구, 노원구 등 4대문 밖의 구들을 말합니다. 웬만한 한끼 식사의 가격이 1,000원에서 2,000원이상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에서 소개하고 있는 황주집도 강북구 번동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식당 자체가 오래 되어 허름하고 위생상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 흡연이 가능한 식당이었다고 하는데 오늘 가니 더이상 식당 내에서 흡연은 불가능하다더군요. 그러나 그런 점에 개의하지 않는다면, 또한 양, 대창, 곱창에 대해서 평소 거부감이 없이 즐기시는 분이라면 만족스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근처 북한산, 도봉산에 등산을 갔다가 하산하여 저녁으로 찾기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주얼 자체는 별다를 것도 없으며, 익는데 시간이 꽤 걸리고, 대창이나 곱창의 특성상 조리하면 쫄아드는 것도 유사한 특징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맛입니다. 곱창 좋아하는 분들이 성지순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대창, 곱창을 다 드신 후에 볶음밥은 춘천닭갈비를 먹은 후의 볶음밥을 생각나게 하는 맛입니다. 근처에 오실 일 있으면 한번 들러서 맛보시길.
가격과 분위기는 아래 사진들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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