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둘레길(우이령길-충의길)
일시 : 2017. 10. 3.
경로 : 우이동계곡 우이령길입구- 우이령길 - 교현동 우이령길 입구 - 사기막골 입구
거리 : 11.2 km
소요시간 : 2시간 40분
큰넘의 고등학교 입학 이후, 웬만한 주말은 학원으로 일정이 채워지는 덕분에 큰넘, 작은넘과 함께 셋이 하는 산행은 거의 1년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기도 했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코스보다는 의미있는 코스를 택해보자고 생각한 것이 바로 북한산둘레길 우이령길 코스입니다. 북한산둘레길의 21개 코스 중 유일하게 탐방예약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탐방예약은 바로 전날까지 인터넷/모바일/전화 등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한 방법으로 하시면 됩니다(북한산둘레길 우이령길 페이지). 1일 탐방 가능한 인원이 400명 정도로 정해져 있는 코스인데, 전날 신청할 때 보니 200명 정도 밖에는 신청을 안한 상태였습니다. 연휴에 북한산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우이령길은 우이동계곡 우이령 입구에서 걷기 시작해서 북한산을 가로지르는 코스로 초반에는 계속해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고 나즈막한 정상을 찍으면 계속해서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지는 굉장히 단조로운 코스입니다. 심지어 유모차를 끌고 다녀올 수 있는 숲길이어서 갓난아기가 있는 가족팀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우이령길을 마치고 구파발쪽으로 국도를 따라 나 있는 나즈막한 산길이 충의길인데, 충의길까지 다 걷고 나서 구파발까지 두 코스 정도 더 걷자고 떠봤더니 두 아들넘 모두 극렬 반발합니다. 덕분에 북한산둘레길 탐방 스탬프북의 완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귀가하기로 하였습니다.
귀가하려고 버스를 타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사먹느라 카드를 꺼냈다가 현금을 꺼냈다가 하다가 버스를 타고 나서 신용카드가 분실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처가집에서 쉬고 있던 마눌님과 합류하여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를 꺼냈던 교현리 우이동입구까지 다시 가봤는데 가게 주인장께서는 놓고 간 신용카드는 없었다네요. 허탈하게 분실신고를 해야 하나 하고 지갑을 열어보았더니 지갑 사이에 그때까지 찾던 신용카드가 끼워져 있었다능 ㅜㅜ
투덜투덜 하지만 아빠가 같이 등산가자고 하면 잘 따라 나서는 애들이 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마눌님께서는 다른 집의 사춘기 아이들은 거의 그러지 않는다며 신기해 한다고 하네요. 아들넘들하고 처음 산행 다닐때는 "힘들어 죽겠다"- "나도 힘들다"- "언제 끝나?" - "%$ 키로 남았어" - "목말라" - "여기 물" 이런 게 대화의 거의 전부였는데, 요새는 게임얘기, 시덥지 않은 말장난같은 농담따먹기를 하는 것도 꽤 재미있어져서 세월이 흘러감을 실감하게 됩니다.
어쨌든 기회가 될때 부지런히 아들넘들과의 다음 산행 일정을 잡아봐야 겠네요.
* 오랜만에 아들넘들 사진 많이 찍었네요. 첫째넘 검은 옷을 입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덜 뚱뚱하게 나왔다는 ㅎㅎㅎ
* 문제의 신용카드분실(착각)의 계기가 된 신도신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