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26일 수요일

[책 소개]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너무나 유명해져서 읽지 않았지만 내용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그 내용은 대강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은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다가 가족 크리스마스 선물로 알라딘중고서점에서 2/3 가격에 겟!!!

막내동생이 81년생이기 때문에 그 세대의 이야기는 얼마간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성별차이에서 오는 경험은 많이 다르기도 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동세대 사람들의 반 정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해왔다면, 응당 그것에 대해서 듣고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큰넘과 작은넘에게도 적어도 여성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고, 본인이 지각도 하지 못한 사이에 치한이나 파렴치한이 되지 않으려면 한번 읽어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입니다.

가루들은 침과 섞이며 녹아들어 끈적해지다가 캐러멜같이 말랑말랑한 덩어리가 되었다가 스르르 목으로 넘어가 사라졌고, 입안에는 마르는 것도 아니고 떫은 것도 아닌 묘한 감촉만 남았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24면

"고마우면 돈이든 선물이든 그런거 보내면 좋잖아. 우리한테 그 자리가 얼마나 불편할지 알면서. 고마워서 같이 밥먹고, 술먹자는거 너무 빤하지 않아? 마지막으로 갑질 한 번 더 하겠다는 거지, 뭐. 아, 진짜 싫지만 오늘만 참는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15면


혼인신고 할 때 부부가 합의했다면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경우는 호주제가 폐지된 2008년 65건을 시작으로 매년 200건 안팎에 불과하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32면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잘 챙기면 날로 먹는 사람이 되고. 날로 먹지 않으려 악착같이 일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을 힘들게 만드는 딜레마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39면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하는 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듯,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일에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45면




2018년 12월 20일 목요일

2년간의 라이딩 종료

큰넘이 세종과학고에 작년에 입학해서 올해 2학년을 마치면서 조기진학으로 카이스트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합격했습니다. 덕분에 큰넘은 고3을 거치지 않고 내년부터 대전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학기중 월요일 새벽에 비몽사몽인 넘을 깨워서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구로구 궁동까지 가서 8시 등교를 시키고, 주말에는 대치동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라이딩을 원래 3년동안 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2년만에 끝내게 되었습니다. 

입학할 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오는 걸 보고 중학교 때 인서울 대학만 가면 만족하겠다던 마눌님의 기대는 점점더 높아졌었습니다. 어쨌든 자기 좋아하는 컴퓨터, 로봇 같은 걸 하기에 좋은 학교에 그것도 2학년 때 가겠다고 하니 올해는 카이스트만 써보라고 했는데, 덜컥 붙어버렸습니다. 만약에 떨어져도 3학년때 공부 더 열심히 해 내신등급 올려서(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ㅡㅡ) 서울공대 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나름 꽃놀이패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월요일 아침마다 마눌님께서 큰넘이 잘 등교했는지 확인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 도착하면 옆자리에서 자고 있는 넘을 깨우면서 사진을 찍어 마눌님께 보내주었었습니다. 기념으로 이 공간에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정신을 못차리는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남게 되겠죠.





*입학식
 *기숙사-1(1학년)

 *기숙사-2(1학년 때, 짝꿍이 입학수석 ㄷㄷ)
 *기숙사-3



 * 교정
 *기숙사-4
 *기숙사-5



 기숙사-6
 *기숙사-7
 *기숙사-8


 *기숙사-9
 *대치동 학원
 *가천대학교-1(교수님께 지도 받으러- 이런것까지 해야 된다고 함)
 *가천대학교-2(같이 간 친구와 함께)


 *교정-2

 *기숙사-9
 *기숙사-10
 *기숙사-11

 *기숙사-12
 *기숙사-13








 *카이스트 면접-1
 *카이스트 면접-2
 *카이스트 면접-3







모아놓으니 2년이라는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큰넘이 벌써 대학에 간다니 늙어버린 것 같은 묘한 기분이네요. 공부를 하는데 1도 도움이 되지 않는 아빠였지만, 라이딩으로 몸써서 일조를 했다는 것은 기억해 주지 않을까요. 내년에는 대전을 오가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건 닥치면 생각하는 걸로.

과제를 들고 등교하는 뒷모습보다 지금 훌쩍 커버린 큰넘에게 수고했다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