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26일 수요일

신형 그랜져 IG 1주일 렌트기


일주일도 전에 퇴근하다가 조수석 뒷문부터 범퍼까지 접촉사고가 발생해서(상대방 과실 100%) 몰고 다니던 그랜져 TG를 수리맡기게 되었습니다. 2-3일 정도 소요된다고 하여 동급 차량으로 렌트를 받았는데요. 주행거리 32km의 그랜져 IG 차량이었습니다.

그랜져의 변천사를 보아온 저의 입장에서 그랜져 디자인의 최고봉은 제가 몰고 다니는 TG이고 그 이후로는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그랜져 IG의 경우에는 약간 SM6의 경향을 반영한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모델인 그랜져 HG보다는 성공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랜져의 변천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랜져 1세대
그랜져 2세대

그랜져 XG

그랜져 TG


그랜져 HG


앞모습이나 뒷모습이나 모두 흠잡을 곳이 별로 없습니다.




수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서 반납할 때 주행거리가 500km가 넘었으니 약 470km 정도 주행을 해본 것이네요. 다른 것을 차치하고 일주일간 새차냄새를 만끽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차안 곳곳에 비닐조차 떼지 않은 버튼의 비닐을 직접 떼는 기쁨은 덤이었구요. 차마 운전석 발받침을 보호하고 있는 비닐을 뗄 생각은 나지 않더군요.


제 입장에서 주행성능이나 핸들링 같은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평을 할 만한 능력은 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몰던 TG와 비교하자면 큰 차이점은 이 정도입니다.
1) 배기량(2700CC vs 3000CC)
2) 자동변속기(6단 자동변속과 8단 자동변속)
3) 스티어링휠의 부드러움 정도(보통 vs 부드러움)

주관적으로 변속이 더 부드럽다거나 악셀에 대한 즉답성이 뛰어나게 좋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TG보다는 더 나은 것 같다는 평가는 내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8년된 차보다 이 부분에 진보가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요. 스티어링휠은 훨씬 부드러워져서 제 취향입니다.

주행성능은 시속 100km 에 도달할 때까지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가속력이었고, 시속 160km 정도가 될때까지도 무리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 이상의 속도가 되어서는 제네시스와 같이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안락함을 주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네요(제네시스와 관련해서는 [출고기] 제네시스 G380 참조).

만약 제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다면 현재 제네시스에 들어가 있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과 HUD 그리고 사각경고등 옵션은 꼭 넣었을텐데, 렌트카라서 그런지 그런 고급옵션은 한개도 넣어놓지 않았고 달랑 기본 "크루즈컨트롤" 뿐이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계기반의 가운데 주행정보표시에 네비게이션의 기본지시사항이 뜰 수 있도록 해 둔 것은 TG의 기본옵션보다 훨씬 발전한 것이었고, 주행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HUD를 달게 되면 이 가운데 주행정보표시가 앞유리창 왼쪽 하단에 보이게 됩니다.


기본으로 달려있는 네비게이션의 성능은 국내 최고수준이라고 할 만하고, 순정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과의 연동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네이게이션 화면의 모양이 TG의 경우 돌출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반면, IG의 경우에는 약간 돌출되어 있는데 취향에 따라서 선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맘에 들었던 것 중의 하나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의식해서인지 기어노브 앞쪽의 시거잭 있는 부분에 스마트폰을 놓아둘 수 있는 공간(으로 추정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폰7+까지 넉넉히 들어가는 넉넉한 크기로 종전에는 재떨이가 있던 공간인데 아예 깊게 수납공간으로 만드는 경향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기본옵션 중 하나는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블루투스로 카플레이가 실행되지는 않고, 아이폰을 USB케이블을 통해서 연결하면 카플레이가 자동으로 실행되는 시스템입니다. 마침 USB 케이블이 있어 시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을 케이블로 연결하면 네비게이션 기본 화면이 위와 같이 바뀝니다. 문자가 오면 문자내용을 읽어서 알려주고, 문자를 말로 보낼 수 있는 기능이 가장 신기하더군요. 그렇지만 애플 지도는 네비게이션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왠만큼 애플 앱의 사용빈도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면 카플레이를 기본시스템으로 사용할 필요성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솔직한 평가입니다(애플빠라도 객관적으로 평가 ㅎㅎㅎ). 카플레이앱에 "멜론"도 있기 때문에 애플뮤직을 듣건, 멜론으로 음악을 듣건 음악과 관련해서 불편함은 없습니다. 어쨌든 카플레이를 실행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트렁크도 "역시 현대 엄지척"할만큼 넓은 공간을 잘 빼어 놓았고, 골프백 4개 싣는데 문제가 없어 보이더군요. TG에서 운전석에서만 차의 도어락을 풀 수 있었는데, IG에서는 조수석에서도 차의 도어락을 풀 수 있게 해 두어서 작은 차이나마 계속해서 반영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중형세단의 표준적인 주행성능과 안락함, 옵션(물론 상위차종에서 선택가능한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격부담이 상당하게 됨) 등을 고려할 때 경쟁력있는 차종임에 틀림없고, 디자인의 측면에서도 오랜만에 TG의 뒤를 있는 호감가는 디자인이 적어도 HG 때와 같은 부진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예상을 가능케 합니다. 일주일간 별다른 불만없는 시승이었습니다.

2017년 4월 11일 화요일

Spring














지난 주말 남산한옥마을에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서울시장 최병렬
수유리에서 서울역 종로학원에 와서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죽치느라
타임캡슐이 묻히는지도 모르고 지난 시절
아련하다


2017년 4월 6일 목요일

말배우는 제2아동기


중앙선데이를 읽다고 맘에 드는 구절이 있어 옮겨 둡니다. 마이클 엘리엇은 "돈 엄청 들이고, 틀린 영어 배우고 있다"고 한국 영어교육을 비판한 원어민 강사/유투버입니다.

지금 새로 외국어를 배우고자 한다면 평생 두번째 아이가 되는 것을 창피한 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 시간의 바늘을 되돌렸다고 생각하고 즐겨야 한다. 두번째 아동기는 일시적일 뿐 조만간 다시 말 잘하는 성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마이클 엘리엇, 말배우는 제2아동기 즐겨라, 중앙선데이 2017. 4. 2.자

2017년 4월 1일 토요일

뒤늦은 영접


아이폰을 써온지도 7-8년이 되어가다 보니 기기변경해서 아이튠즈로 동기화하고 나서 하루만 지나면 전에 쓰던 것과 똑같은 폰을 쓰는 것 같은 느낌 밖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게 아이폰 4S에서 5S로 넘어올 때가 아니었나 하는 기억도 희미합니다. 과연 아이폰3GS를 들고 삼성 옴니아를 가루가 되도록 까면서 몇달동안 열광하던 애플빠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그래서 5S를 2년이 넘는 기간 사용하다가 불의의 블루스크린사고로 6S로 넘어가지 못하였을 때도 바꿔봐야 어차피 새로운 기분은 며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닥 아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어폰잭을 없애버린 아이폰 7과 7+, 게다가 에어팟까지 나왔음에도 이미 쇠락한 애플빠는 "아직 그립감은 5S지" 하면서 작은 화면에 만족하(는 척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엘지 G6가 탄핵기념폰으로 발매되고, 뒤이어 삼성 갤럭스S8의 발표로 미디어가 시끌시끌했던 날!! 드디어 저는 마눌님께 윤허를 구하기에 이릅니다. 사실은 이 모든 일의 발단은 KT 에서 주는 VIP 포인트로 공짜 영화나 볼까~~ 하면서 룰루랄라 KT 사이트에 들어간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화면 어딘가에서 VIP 포인트 5만점을 기기변경시 기기가격에서 차감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흠 그래' 하면서 차감하면 월 어느 정도의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요금제를 변경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링크를 누르고 누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요금제와 비슷한 요금제를 선택해 보니 "지금 내는 휴대폰요금과 15,000원 차이밖에 안나잖아?" 이런 결론에 이르렀고, 마눌님에게 한달에 15,000원을 추가부담하고 휴대전화를 변경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입니다. 마침 마눌님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깜박 놔두고 나간 물건을 뒤이어 출근하면서 전해주는 심부름 미션도 마쳤겠다, 리퍼폰을 1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제가 눈치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마눌님은 "맘대로 해요. 그럼 공기계는?" 이러면서 공기계를 처분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기변경을 허가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윤허를 받자마자 컴에 켜져 있는 "주문"버튼을 빛의 속도로 클릭하고, 서초구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에 픽업을 받으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오후 12:30 쯤 주문완료. 오후 3시 정도가 되자 언제 제품을 픽업하러 올것인지 확인하는 전화가 오더군요. 조정을 마치고 늦어도 6시까지는 가기로 하니 두근두근합니다.

가방을 사무실에 던져놓고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에 도착한 것은 5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이었는데, 오고 있던 제품보다 제가 빨리 도착했다고 하여 30분 정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른 저녁 겸 간식겸 바로 옆 국대떡볶이에서 "기다림마저 달콤한" 떡볶이와 튀김을 시켜 먹었습니다.


5시 반 정도 되자 대리점에 주문한 "아이폰7+ 128기가 로즈골드"가 도착하였는데, 대리점 쥔장형아가 몇가지 봐주겠다고 하네요. 집전화와 인터넷을 쓰면서 휴대전화와 결합을 하지 않아서 할인혜택을 받지 않고 있으니 결합해서 할인혜택을 받겠느냐,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유심도 주문했던데 네가 쓰던 유심 그대로 써도 된다 등등.. 어헛!!! 덕분에 꽤 많은 지출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기기 할부가 끝났을 때 인터넷 들어가서 요금할인혜택을 받는다 어쩐다 하다가 못한 기억도 되살려 주셨네요. 덕분에 20% 요금할인도 받지 않아온 안타까운 사실도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앞으로 매달 11,000원의 할인혜택을 받게 해 주신 쥔장 형아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혹시 전(화요금)알못 이시라면, KT 쓰고 계신다면, 서초구에서 괜찮은 대리점 찾고 계신다면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우성아파트 사거리) 추천합니다.




개봉하고, 유심도 갈아끼고, 사은품이라는 강화유리도 붙인 다음 사무실에 돌아와 동기화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다시 로그인하지 않아도 그대로 돌아가고, 사진도 그대로 남아있네요. 화면크기가 엄청 커져서 첫화면에 4개의 앱 1줄이 더 들어가고, 앱 사이의 간격도 훨씬 넓게 되었다는 점과 한손으로 잡기에는 약간 부담스럽게 큰 그립감 정도가 가장 처음 체감되는 다른 점입니다. 그리고 버튼이 물리버튼이 아니라 햅틱 진동을 주는 방식으로 바뀐 것도 꽤 신선한 체험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박스 안의 내용물을 살펴봅니다. 역시나 깔끔하네요. 어댑터, 케이블, 라이트닝커넥터에 연결되는 이어팟, 이어폰잭있는 이어폰 사용을 위한 헤드폰잭 어댑터 가 내용물의 전부입니다. 카메라 렌즈가 2개라서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고 하여 이어팟을 한번 찍어봤네요.

점점 나빠져가는 눈이 큰 화면/큰 글씨를 보고 편안해진 것이 기기변경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진도 더 잘 찍힌다고 하니 애들 사진도 조금 더 많이 찍어 봐야 겠습니다. 10년전이었다면 바뀐 스마트폰을 들고 날밤을 샜을텐데, 그때같이 신기하지는 않은 걸 보니 세월이 흐르긴 흐른 것 같습니다. 이넘과 함께 또 2-3년 잘 지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