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8일 화요일

존 매케인의 고별사[번역 : 윤진수 교수님]


윤진수 교수님께서 존 매케인의 고별사를 번역해 페이스북에 올리신 것을 퍼왔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소장하고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원문 John McCain's Farewell Statement] 윤교수님과 페이스북 친구는 아니지만 전체공개로 해 놓으셨기 때문에 널리 알리고 싶어하시는 의도인 것으로 보여 그대로 옮깁니다.

지난 24일 사망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의 고별성명이 어제 발표되었습니다. 상당히 감동적인 내용인데, 국내에서는 전문이 소개되지 않은 것 같아, 제가 번역하여 올립니다. 원문 출처는 아래 링크했습니다.
"제가 60년 동안 감사하게 봉사할 수 있었던 미국 시민 여러분, 그리고 특히 아리조나 주민 여러분께.
여러분들께 봉사할 수 있었던 특권과, 군인과 공직자로서의 봉사가 허락해 주었던 보람있었던 삶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저는 조국을 위하여 명예롭게 섬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저는 여러 실수를 하였지만, 미국에 대한 사랑이 그를 상쇄하였을 것을 바랍니다.
저는 종종 제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 삶의 끝에 대비하면서도 이와 같이 느낍니다. 저는 제 삶의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저는 10번의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에 충분한 경험과 모험 그리고 우정을 누렸으며, 매우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저도 후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삶의 하루도 좋은 날이건 나쁜 날이건 다른 사람들의 가장 좋은 날과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만족은 제 가족의 사랑 덕분입니다. 저보다 더 사랑스러운 아내나 자랑스러운 자녀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미국 덕분입니다. 미국의 대의 – 자유, 동등한 정의, 모든 사람들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 - 는 인생의 지나가는 즐거움보다 더 숭고한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의 정체성과 의미에 대한 느낌은 우리보다 더 큰 대의를 위해 봉사함으로써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됩니다.
‘동료 미국인’ - 이러한 관념은 다른 무엇보다 제게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으로서 살고 죽습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공화국, 피와 땅의 나라가 아닌 이상의 나라의 시민입니다. 우리는 조국에서나 세계에서 이러한 이상을 유지하고 증진시킬 때 축복을 받고, 인간성을 지지합니다. 우리는 독재와 가난으로부터 역사상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람이 해방되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큰 부와 힘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지구의 모든 곳에서 원한과 증오 그리고 폭력을 뿌린 부족간의 경쟁을 애국심과 혼동함으로써 우리의 위대함을 약화시켰습니다. 우리가 벽을 무너뜨리기보다 그 뒤에서 숨고, 우리가 우리의 이상의 힘이 항상 있어 왔던 변화의 큰 힘임을 신뢰하기보다는 이를 의심함으로써 위대함을 약화시켰습니다.
우리는 고집 세고 시끄러운 3억 2,500만의 개인입니다. 우리는 논쟁하고 경쟁하며, 때로는 소란한 공적 토론에서 서로를 비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의견의 불일치보다는 서로간에 더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를 기억하고, 우리 모두가 우리나라를 사랑한다는 추정의 이점을 서로에게 준다면, 우리는 이와 같은 어려운 시간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통하여 전보다 더 강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래 왔습니다.
10년 전에, 저는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특권을 누렸습니다. 저는 제가 그날 저녁에 그와 같이 힘차게 느꼈던 미국인에 대한 마음으로부터의 믿음을 가지고 여러분에 대한 제 작별인사를 마치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이를 힘차게 느낍니다.
우리의 현재의 어려움에 절망하지 말고, 언제나 미국의 약속과 위대함을 믿으십시오. 여기 불가피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인은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숨지 않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만듭니다.
동료 미국인 여러분 작별인사를 드립니다. 하나님 여러분을 축복하시고 미국을 축복하소서."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2018 인싸용어 총정리


"인싸"란 말뜻이 "아웃사이더"(아싸)의 반대말로 무리와 어울려 잘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도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트위터에 같은 제목으로 용어를 정리한 것이 있어서 옮겨봅니다. 일종의 "올해의 신조어"(물론 오래된 것도 꽤 보이네요)+급식체+줄임말+유행어 인 것 같네요. "별다줄"이란 생각이 계속 나긴 합니다만 따라잡아 봅시다!! (페이스북: 박현진님, 트위터 [ 현생 미워 !!!] 쓰뺌이밍밍 @Seo0723Min 님, 감사합니다.)

1. JMT= 존맛탱 2. 존버 = 존나 버티다 3. 팬아저 = 팬아니어도 저장 4. TMI = 너무 과한 정보 5. 일생가? = 일상생활 가능? 6. 롬곡 = 눈물 7. 노란색사고싶다 = 소리내서 읽어보셈 8. 옷파랑색사고싶다 = 소리내서 읽어보셈 9. 혼코노 = 혼자코인노래방
10. 이생망 = 이번생은 망했다 11. 할많하않 =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다 12. 법블레스유 = 법이 아니었음 너는 이미 칼 맞아 죽었다 13. 롬곡옾높 = 폭풍눈물 14. 사바사 = 사람바이사람 15. 별다줄 = 별걸 다 줄인다 16. 좋못사 = 좋다 못해 사랑한다 17. 나일리지 = 나이 + 마일리지
18. 제곧내 = 제목이 곧 내용 19. 아아 = 아이스 아메리카노 20. 이다박박 = 이래서 다들 박현진 박현진 21. 복세편살 =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22. 괄도 네넴띤 = 팔도 비빔면 23. 덕페이스 = 셀카 찍을 때 입술을 내미는 표정 24. 애빼시 = 애교 빼면 시체 25. 발컨 = 발로 컨트롤
26. 영고 = 영원한 고통 27. 마상 = 마음의 상처 28. 비담 = 비주얼 담당 29. 엄근진 = 엄격,근엄,진지 30. 갑분싸 =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31. 갑분띠 = 갑자기 분위기 띠용 32. 렬루 = real루 33. 커엽다 = 귀엽다 34. 와우내 = 놀라움을 나타내는 감탄사 35. 실화냐다큐냐멘큐냐 = 그대로 뜻
36. 톤그로 = 화장한 얼굴이 너무 떠서 어그로 된다 37. 전차스 = 전자파 차단 스티커 38. = 샵지, 시아버지 39. 행복회로 = 현실과 다른 행복한 상상 40. 읽페 = 페북스토리 읽으면 페메 보낸다 41. 좋페 = 좋아요 누르면 페이스북 메세지 보낸다
42. 우유남 =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 차은우 43. 노란마트 = 이마트 44. 핵인싸 = 인사이더 중에 인사이더 45. 머쓱타드 = 머슥하다 46. 막내온탑 = 막내가 윗사람보다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 47. 누물보 = 누구물어본사람? 48. 문찐 = 문화찐따 49. 소확행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50. 번달번줌 = 번호달라하면 번호 줌 51. 삼귀다 = 사귀다보단 덜한 사이 52. 고답 =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하다 53. 혼모노 = 진짜가 나타났다 54. 댕댕이 = 멍멍이 출처 : 페이스북 박현진님


2018년 8월 17일 금요일

[맛집 소개] 자갈치 시장 남해원조장어구이 꼼장어



*비위 약하신 분은 동영상 재생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남해원조장어구이
부산광역시 서구 자갈치로 12-1
주메뉴 : 꼼장어구이
주차 : 시장 안이라 시장 부근 공영주차장 등에 해야할 듯

재판 있어 부산에 갔다가 부산이 고향이신 형님께서 꼼장어는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해서 가서 꼼장어구이를 먹고 왔습니다. 가게는 시장 안에 허름하게 생겼는데, 다른 가게보다 훨씬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저 집이 원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대야에 머리는 없어져 있지만 살아서 꿈틀거리는 걸 그대로 가져다 주시는 걸 구워서 먹습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께는 도저히 추천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낙지나 게는 살아 있는 걸 그대로 끓여서 먹기도 하지만, 꿈틀거리는 걸 그대로 불위에 굽는 거라 더욱 미안(?)한 마음이네요. 하지만 먹다보면 맛있어서 잊어버린다는...

다먹고 난 후 꼼장어탕도 별미였습니다. 서울에도 꼼장어집이 있기는 한데(대표적인 곳이 경복아파트 사거리의 "짱이네 산곰장어") 양(너무 적음)과 가격면(너무 비쌈)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비위가 강하신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2018년 8월 14일 화요일

[책 소개] 재판으로 본 세계사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님이시고, 제 사법연수원 시절 지도교수님이십니다. 그래서 이번 책 소개는 투명하게 편파적으로 사심이 들어간 책 소개입니다. 하지만 굳이 편파적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책에 담긴 내용은 법원, 재판,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 합니다. 소크라테스에거슬러올라가 중세 유럽을 거쳐 현대 미국에 이르기까지 법원의 판결은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인간사의 도도한 흐름을 때로는 거스르기도 하고, 때로는 주도해 나가기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떠한 사안에 대한 간략한 주요사건의 나열과 쟁점의 정리는 수십년간 판결문을 써오신 내공이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일반적인 저자였다면 여기저기 핵심을 비껴가는 사건을 설명하면서 벗어날 논점을 꼭꼭 찝어내고 있으신 것이 인상적이었네요.

특히 큰 관심이 없었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문제된 재판들에 대해서 읽는 과정은 일반 역사책들에게서 무언가 빠진 듯하게 느껴졌던 갈증을 해소해 주기도 했고, 저도 모르고 있었던 해방정국의 민법 제14조 관련 대법원 판결을 보면서 사람은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이라면 위와 같은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는 흥미를 유발하는 문장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약간의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워낙 엄청난 정보를 짧은 글에 응축시켰기 때문에 사전에 역사적 사건이나, 해당 판결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책을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교수님의 담담히 이야기해주시듯 설명하는 문장에,  다음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실까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법원이나 법조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또 색다른 측면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작업에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셔야 할 것입니다.

다음은 제게 인상깊었던 구절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어중이떠중이 의견이 아니라 덕 있는 사람들의 지혜로움으로 정치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아테네 민주주의에 반대하고 시민들의 권력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시대의 흐름에 반했다.
-박형남, 재판으로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36면.

존경하는 재판관 여러분, 내가 이토록 중대한 재판을 받으면서 국왕과 국왕의 고귀한 자문관들을 다 제쳐놓고 리치 경처럼 진실성이 없다고 소문난 자를 믿고 국왕의 수장권에 대한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그 점이 나를 잡으려고 오랫동안 노려온 쟁점 아닙니까? 여러분이 판단하기에 이게 사실일 수 있겠습니까?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82면.


수평파는 모든 성인 남성에게 참정권을 주고 인구수에 기초해 선거구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급장교들은 재산을 가진 사람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양쪽의 주장을 차례로 들어보자.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도 가장 위대한 사람들과 동일한 생명을 가지고 있다. 어느 정부의 통치를 받는 사람들은 그 정부의 지배를 받겠다고 스스로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의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한 정부의 결정에 구속당할 이유가 없다.

재산을 가진 사람들만이 실제로 잃을 것이 있기 때문에 왕국 일에 관여할 이유가 있다. 이들만이 영구적으로 고정된 이해관계가 있다. (재산이 없는 사람은) 영국에 살 자연권은 있어도 투표할 자연권은 없다. 재산이 없는 사람들이 권력을 쥐게 되면 재산이 있는 사람들의 부를 빼앗기 위해 투표하게 될 것이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149면.


1990년 결정에서 간통죄가 위헌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던 김양균 재판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첫 사건에서 혼자 전면 위헌 의견을 쓰면서 30-50년 안에는 내 의견대로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19년이 지나 지난 4기 재판관 5명이 위헌의견을 냈다. 검사 생활을 통해 간통조항이 상습적인 사람이 아닌 우발적인 사람들에게 주로 적용되는 걸 알았다. 이 조항 때문에 얼마나 많은 가정과 개인이 파탄나는지 알게 된 것이 위헌 의견을 내는 데 토대가 되었다. 간통 조항은 위헌이고 반헌법적이며 촌스럽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192면.


단호히 말하건대, 어떤 것이 법인가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은 사법부의 영역이자 본분이다. 특정 사건에 규칙을 적용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그 규칙을 설명하고 해석해야 한다. 만약 두 법률이 상충한다면 법원은 반드시 각 법률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어떤 법률이 헌법에 대립하고 그 법률과 헌법이 특정 사건에 적용된다면, 법원은 헌법을 무시하고 법률에 맞게 사건을 결정하거나 법률을 무시하고 헌법에 맞게 사건을 결정해야 한다. 법원은 상충하는 규칙 중 어떤 규칙이 사건을 좌우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사법부가 지닌 책무의 본질이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04면.


드레드 스콧 판결은 미국 역사에서 어떻게 평가받을까? 소수 의견이 지적했듯이, 판결은 법 규정과 이론에 근거하지 않았으며 흑인은 선천적으로 열등하다는 편견으로 인종차별에 동조한 판사 개인의 가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흑인 노혜 문제는 도적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러 원인이 얽히고설켜 해법이 어려웠는데도 사법부의 권위에 의존해 단번에 해결하려고 한 것은 태니 대법원장의 만용이었다. 의회가 1820년의 미주리 타협으로 지역 간 대립을 간신히 봉합했는데, 대법원이 이를 무시하고 전적으로 남부에 유리하게 결정해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32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명백하게 보이지만, 태풍이 지나가는 한가운데에서 판사는 길을 잃어버리거나 방향을 거스르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운명적 존재다. 드레드 스콧 판결이 있은지 약 100년 후 워런 대법원장은 공립학교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으며, 약 150년 후 아버지가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35면.


1945년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났으나 일제가 만든 민사법이 여전히 적용되었는데, 거기에 "처가 소송을 제기하려면 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1947년 미군정시기에 대법원은 아내가 남편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제기한 가옥 인도 소송에서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처에 대하여는 민법 제14조 제1항에 의하여 그에 해당한 행위에는 부의 허가를 수함을 요하여 그 능력을 제한한바, 이는 부부간의 화합을 위한 이유도 없지 않으나 주로 부에 대하여 우월적 지배권을 부여한 취지라고 인정치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서기 1945년 8월 15일로 아방은 일반의 기반으로부터 해방되었고, 우리는 민주주의를 기초삼아 국가를 건설할 것이고, 법률, 정치 , 경제, 문화 등 모든 제도를 민주주의 이념으로 건설할 것은 현하의 국시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만민은 모름지기 평등할 것이고 성의 구별로 인하여 생한 차별적 제도는 이미 민주주의 추세에 적응한 변화를 본 바로서, 현하 여성에 대하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고 기타 관공리에 임명되는 자격도 남성과 구별이 무하여 남자와 동등한 공권을 향유함에 이른 바인즉, 여성의 사권에 대하여도 또한 동연할 것이매 남녀평등을 부인하던 구제도로서 그 차별을 가장 현저히 한 민법 제14조는 우리 사회 상태에 적합하지 아니하므로 그 적용에 있어서 변경을 가할 것은 자연의 사세이다. 자에 본원은 사회의 진전과 법률의 해석을 조정함에 의하여 비로소 심판의 타당을 기할 수 있음에 감하여 동조에 의한 처의 능력 제한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바이다(대법원 1947. 9. 2. 선고 1947민상88).
-박형남, 재판으로 본 세계사, 휴머니스트(2018), 291-292면.

2018년 8월 13일 월요일

[여름휴가] - 6 부안 계화회관 백합죽









계화회관
전북 부안군 행안면 변산로 95
063-584-3075
주차 가능

입구의 블루리본이 이 집이 유명한 맛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마눌님께서 이번 여름휴가에 들를 맛집으로 추천받아 간 곳이었습니다. 규모도 상당하고, 주문을 하면 바로 요리를 하는 것으로 보일만큼 충분히 기다린 다음 음식이 나옵니다. 음식의 맛은 기다림을 배신하지 않네요.

여러가지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구이-탕 정식으로 시켰다가,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찜이 맛있어 보여, 찜 단품으로 시키고 공기밥까지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그니쳐인 백합죽이 일품이고, 백합구이도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탕과 찜은 so-so 하지만 밥 한그릇 뚝딱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역시 부안-변산반도 부근 관광과 함께 손꼽을 만한 맛집으로 불릴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보니 쩝!! 다시 먹고 싶네요 ㅎㅎ










2018년 8월 10일 금요일

[여름휴가] -5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죽녹원















메타세콰이어길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578-4
주차 : 메타프로방스 주차장 이용


죽녹원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19
주차 : 건너편 천변주차장 이용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은 오래전부터 유명했습니다. 2003-2004년 장흥에서 근무할 당시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 광주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면 가장 빨리 올 수 있지만, 담양쪽으로 23번인지 24번 국도를 타면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살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우회해서 갔었던 기억도 있어서, 이번에 다시 한번 가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메타세콰이어길은 2011년경 양 옆으로 도로를 뚫고 자동차통행을 금지시킨 후, 아예 보행자만 지나갈 수 있도록 하고 최근에는 "메타프로방스"라는 상가/음식점 단지를 인근에 만들어서 관광지화했네요. 입장료가 성인 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서, 입구에서  메타세콰이어길 구경만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와~~" 하고 감탄했던 정취를 더이상 느낄 수 없는 것은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이어 말로만 유명하다고 수십년 들어왔던 "죽녹원"에 드디어 직접 방문해 보았습니다. 전남의 다른 관광지와 비교해서 가장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고, 기념품 등도 사고 싶도록 잘 정비해 놓았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죽녹원 안쪽의 이이남 아트센터에서 대나무 문양의 마그네틱도 구입하고, 입구의 죽공예점에서는 1,000원짜리 바람개비도 사서 아이들과 날리면서 놀았습니다.

죽녹원은 상당히 넓기 때문에 구석구석 다본다면 반나절은 필요하지만, 짧은 코스로 돈다면 1-2시간이면 충분히 즐길만 합니다. 사람들이 하도 대나무에 칼로 이름 새기고 낙서를 해서, 대나무를 만지거나 낙서하지 말라고 경고를 해놓았더군요. 이미 길가의 대나무들에는 "영희+하트+철수"가 난무했습니다. 이런 규모의 거대한 대나무밭은 어디에서도 구경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한번은 꼭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슬슬 걸어서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2018년 8월 9일 목요일

[여름휴가] - 4 장흥 취락식당




취락식당
전남 장흥군 장흥읍 물레방앗길 36
전화 : 061-863-2584
주차 : 뒷길 적당한 곳에 알아서 해야 함

저는 2003년 3월부터 2004년 2월까지 1년동안 장흥에서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했습니다. 맡았던 업무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장흥지부 지부장"이었지요. 지금은 장흥에도 변호사가 생겼습니다만, 당시 장흥은 개업한 변호사가 1명도 없는 전국에서 몇 안되는 "무변촌"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역 법조인 모임으로 장흥지원 지원장님(판사)과 장흥지청 지청장님(검사)께서 저녁식사를 하실 때 지역 유일의 변호사도 와야 한다며 초대해 주셔서 종종 참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동안 많은 식당을 다녀봤는데, 장흥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마도 "키조개삼합"이 아닌가 합니다. 소고기와 키조개, 버섯을 함께 구워서 먹는 음식인데 이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장흥읍내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이 "취락식당"입니다. 제가 공익법무관을 할 때 이미 10년이 넘은 음식점이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네요.

쌈장과 젓갈의 맛도 감칠맛이 나고, 소고기도 냉동이기는 하지만 구워서 먹으면 육질이 괜찮습니다. 그리고 냉동이기 때문에 소고기이지만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기도 하지요.

다른 메뉴가 없기 때문에 상에 앉으면 사람 수대로 찬과 고기/키조개/조개를 가져다 주시고, 다 먹고 고기를 추가하지 않으면 구워먹던 돌판에 된장국을 끓여주십니다. 고무마줄거리와 고구마잎이 들어있는 된장국인데 깔끔하게 밥한공기 하기 좋습니다.

장흥은 바로 옆이 강진이기 때문에 적당히 대접하고 싶다고 하면 오히려 강진으로 넘어가서 "해태식당", "명동식당"의 한정식 한상차림을 많이 먹는 편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사람을 네명 맞추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한상단위로만 판매). 이번 여행의 메인테마가 키조개삼합이었기 때문에 취락식당에서 미션 클리어!

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네요. 왠만하면 해남이나 목포, 강진으로는 관광이나 음식을 먹으러 자주가지만 장흥을 들리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만약 장흥에서 한끼를 먹어야 한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식당은 "취락식당"이 원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8월 7일 화요일

[여름휴가] - 3 보성 대한다원










대한다원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287-1

대한다원은 보성에 위치한 차밭입니다. 상당한 규모의 차밭은 그 자체로 볼거리라서 이미 10여년 전에도 가족여행으로 왔다간 곳이었는데, 당시 첫째가 3살 둘째가 1살 갓난장이였기 때문에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해서 장흥으로 가는 길에 급조해서 들러보았습니다.

역시 성인 4,000원 정도의 입장료가 있는데, 예전에는 가보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바다전망대"라는 표지판에 눈에 띄어서 본전 생각도 나겠다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밭을 빙 둘러 차밭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차밭 뒤의 산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곳이었는데, 올라올때는 상당히 고생했지만, 올라온 보람은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는 운치가 상당했습니다.

덕분에 약식 등산 비슷한 것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올 여름에 아들넘들 대리고 제대로 등산한 적 없었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었네요.

녹차를 좋아하신다면 녹차와 차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기념으로 사가기도 좋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여서인지, "태왕사신기"같은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보성에 간다면 "해수탕", "가을전어"와 함께 즐겨볼만한 명소 중 하나입니다.



2018년 8월 6일 월요일

[여름휴가]-2 구례 화엄사










구례 화엄사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539

화엄사는 규모가 상당한 고찰로 절 바로 입구까지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 있어 자동차를 타고 간다면 차에서 내려 바로 절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절에 올라가기 전 입구에서 성인 4,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신자는 입장료 없이 입장이 가능한 것 같더군요.

각황전 앞 석등은 무려 국보 12호입니다. 지리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모습이 산사 좌우를 둘러보면 푸른 숲이고, 앞으로 평야가 내려다 보이는 전형적인 사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일본 교토의 청수사 같은 절 앞에는 거의 1km 정도로 불교 관련 용품/음식을 파는 상점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고찰들은 기껏 1-2개 정도의 기념품점이 있을 뿐이어서 딱히 기념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구례까지 찾아와서 뭔가 쌈박한 기념품 하나 정도는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파는 물건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지갑이 열리지 않는 것이지요. 좀더 신경을 써서 2-3,000원 정도 되는 팬시한 기념품을, 하다못해 화엄사 각황전이나 석등을 형상화한 마그네틱을 만들어 팔아도 윈윈일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1시간 안에 다 돌아볼만한 규모이고, 대청마루 같은 곳에서 경치를 구경하면서 누워 쉴만한 곳도 있습니다. 구례에 간다면 꼭 찾아가봐야 할 고찰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8월 5일 일요일

[여름휴가]-1 섬진강 다슬기수제비/탕


올해 여름휴가는 가족과 함께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우리 가족의 여행은 유적이나 박물관 관광지는 차순위이고 맛집(!!!) 우선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아 물론 해외여행은 약간의 예외입니다), 일단 유행하는 맛집을 찾는데서 휴가계획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강릉의 벌교꼬막포장마차에서 파는 꼬막비빔밥(?)이 맛있어 보여, 강릉에 다녀올까 하다가 벌교꼬막을 먹으러 강릉에 갈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벌교꼬막정식"을 먹으러 벌교에 다녀올까 했는데, 맛집 전문 마눌님 학교 선생님께서 벌교꼬막은 이미 6월이 지나면서 제철이 지났는데 굳이 먹으러 갈 이유가 없다고 하셔서 군대(?!) 시절 근무했던 장흥의 "키조개삼합"을 휴가의 메인 맛집으로 해서 계획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지난 5월에 지도교수님 회갑기념 세미나가 있었던 구례의 화엄사 절경이 떠올라서 하루전날 +여행 당일에 뚝딱뚝딱 만들어낸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래도 1년 정도 장흥에서 근무하면서 전남 여기 저기에 돌아다녀본 가락이 있었기 때문에 동선이나 식당을 선정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약간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휴가기간 서울에서 빠져나갈 때를 제외하고는 전혀 막히지 않는 교통상황이었기 때문에 수월하게 소화가능했습니다. 

1일차
8:00출발
13:00 구례 섬진강(다슬기수제비/탕)
14:00 구례 화엄사 관광
16:30 보성 대한다원 관광
18:30 장흥 취락식당(키조개삼합)
22:00 광주 비즈니스 호텔 숙박

2일차
8:00 광주 비즈니스 호텔 조식
10:00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관광
10:30 담양 죽녹원 관광
12:30 부안 계화회관(백합죽/구이/탕/찜)
14:00 새만금 방조제통과
19:00 귀가

그 첫째편은 구례 섬진강이라는 음식점의 다슬기수제비/탕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섬진강이라고만 쳐도 나오지만 찾기 어렵다면 "토지초등학교"를 찍고 가면 건너편에 있습니다.




섬진강
주메뉴 : 다슬기수제비/다슬기탕/다슬기토장탕
전남 구례군 토지면 섬진강대로 5041
주차 가능

어렸을 때는 세미나를 하고 나서 술을 엄청나게 마셔댔기 때문에 해장하기에 딱 적당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술을 얼마 마시지 않았어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입니다. 다슬기는 다른 곳에서 맛보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라 한번쯤 별미로 먹어볼 만합니다. 지난번 세미나 다음날 아침에는 밥 두공기를 후루룩 먹게 만든 밥도둑이었습니다. 물론 미쉐린 별점 3개짜리같이 음식 하나만 먹기 위해서 여행을 떠날만한 정도의 음식점은 아니지만, 구례에 볼일이 있다면 방문할 가치가 있는 음식점으로 추천합니다(신문 등 언론에는 구례의 다슬기음식 전문으로 "부부식당"을 더 많이 추천하는 것 같습니다).


2018년 8월 1일 수요일

우리집 공돌이



집에 고2가 된 공돌이 큰 넘이 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지 엄마 졸라서 "라즈베리 파이" 하나 사달라고 했다길래 무슨 파이를 굳이 엄마한테 사달라고 하냐고 했다가 컴퓨터라는 걸 알고 이제 컴퓨터 관련해서는 아빠 수준을 저만치 뛰어넘었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

라즈베리 파이로 테레비에도 연결했다가, NAS로 쓴다고 하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큰넘이 오늘은 제게 와서 이제 스마트폰에서 바로 프린트를 할 수 있다고 해서 들어봤더니, 이 라즈베리파이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라즈베리파이 컴퓨터와 같은 와이파이를 공유하고 있는 스마트기기에서 바로 프린트를 할 수 있게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 스마트폰에서 이메일을 프린트했더니 바로 프린트가 됩니다. 와우!!!
안드로이드에서는 실행하자 마자 바로 프린트되는데, 아이폰은 10초쯤 기다려야 한답니다.

집에서 프린트할 일이 많지는 않지만, 공돌이 덕에 문명의 이기 사용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