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일 토요일

뒤늦은 영접


아이폰을 써온지도 7-8년이 되어가다 보니 기기변경해서 아이튠즈로 동기화하고 나서 하루만 지나면 전에 쓰던 것과 똑같은 폰을 쓰는 것 같은 느낌 밖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게 아이폰 4S에서 5S로 넘어올 때가 아니었나 하는 기억도 희미합니다. 과연 아이폰3GS를 들고 삼성 옴니아를 가루가 되도록 까면서 몇달동안 열광하던 애플빠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그래서 5S를 2년이 넘는 기간 사용하다가 불의의 블루스크린사고로 6S로 넘어가지 못하였을 때도 바꿔봐야 어차피 새로운 기분은 며칠 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닥 아쉬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어폰잭을 없애버린 아이폰 7과 7+, 게다가 에어팟까지 나왔음에도 이미 쇠락한 애플빠는 "아직 그립감은 5S지" 하면서 작은 화면에 만족하(는 척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엘지 G6가 탄핵기념폰으로 발매되고, 뒤이어 삼성 갤럭스S8의 발표로 미디어가 시끌시끌했던 날!! 드디어 저는 마눌님께 윤허를 구하기에 이릅니다. 사실은 이 모든 일의 발단은 KT 에서 주는 VIP 포인트로 공짜 영화나 볼까~~ 하면서 룰루랄라 KT 사이트에 들어간 데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화면 어딘가에서 VIP 포인트 5만점을 기기변경시 기기가격에서 차감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고, '흠 그래' 하면서 차감하면 월 어느 정도의 요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요금제를 변경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링크를 누르고 누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요금제와 비슷한 요금제를 선택해 보니 "지금 내는 휴대폰요금과 15,000원 차이밖에 안나잖아?" 이런 결론에 이르렀고, 마눌님에게 한달에 15,000원을 추가부담하고 휴대전화를 변경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입니다. 마침 마눌님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깜박 놔두고 나간 물건을 뒤이어 출근하면서 전해주는 심부름 미션도 마쳤겠다, 리퍼폰을 1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제가 눈치 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마눌님은 "맘대로 해요. 그럼 공기계는?" 이러면서 공기계를 처분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기변경을 허가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윤허를 받자마자 컴에 켜져 있는 "주문"버튼을 빛의 속도로 클릭하고, 서초구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에 픽업을 받으러 가기로 하였습니다. 오후 12:30 쯤 주문완료. 오후 3시 정도가 되자 언제 제품을 픽업하러 올것인지 확인하는 전화가 오더군요. 조정을 마치고 늦어도 6시까지는 가기로 하니 두근두근합니다.

가방을 사무실에 던져놓고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에 도착한 것은 5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이었는데, 오고 있던 제품보다 제가 빨리 도착했다고 하여 30분 정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른 저녁 겸 간식겸 바로 옆 국대떡볶이에서 "기다림마저 달콤한" 떡볶이와 튀김을 시켜 먹었습니다.


5시 반 정도 되자 대리점에 주문한 "아이폰7+ 128기가 로즈골드"가 도착하였는데, 대리점 쥔장형아가 몇가지 봐주겠다고 하네요. 집전화와 인터넷을 쓰면서 휴대전화와 결합을 하지 않아서 할인혜택을 받지 않고 있으니 결합해서 할인혜택을 받겠느냐,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유심도 주문했던데 네가 쓰던 유심 그대로 써도 된다 등등.. 어헛!!! 덕분에 꽤 많은 지출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기기 할부가 끝났을 때 인터넷 들어가서 요금할인혜택을 받는다 어쩐다 하다가 못한 기억도 되살려 주셨네요. 덕분에 20% 요금할인도 받지 않아온 안타까운 사실도 알게 되었지만, 어쨌든 앞으로 매달 11,000원의 할인혜택을 받게 해 주신 쥔장 형아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혹시 전(화요금)알못 이시라면, KT 쓰고 계신다면, 서초구에서 괜찮은 대리점 찾고 계신다면 KT 강남프라자 대리점(우성아파트 사거리) 추천합니다.




개봉하고, 유심도 갈아끼고, 사은품이라는 강화유리도 붙인 다음 사무실에 돌아와 동기화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다시 로그인하지 않아도 그대로 돌아가고, 사진도 그대로 남아있네요. 화면크기가 엄청 커져서 첫화면에 4개의 앱 1줄이 더 들어가고, 앱 사이의 간격도 훨씬 넓게 되었다는 점과 한손으로 잡기에는 약간 부담스럽게 큰 그립감 정도가 가장 처음 체감되는 다른 점입니다. 그리고 버튼이 물리버튼이 아니라 햅틱 진동을 주는 방식으로 바뀐 것도 꽤 신선한 체험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박스 안의 내용물을 살펴봅니다. 역시나 깔끔하네요. 어댑터, 케이블, 라이트닝커넥터에 연결되는 이어팟, 이어폰잭있는 이어폰 사용을 위한 헤드폰잭 어댑터 가 내용물의 전부입니다. 카메라 렌즈가 2개라서 아웃포커싱이 잘 된다고 하여 이어팟을 한번 찍어봤네요.

점점 나빠져가는 눈이 큰 화면/큰 글씨를 보고 편안해진 것이 기기변경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진도 더 잘 찍힌다고 하니 애들 사진도 조금 더 많이 찍어 봐야 겠습니다. 10년전이었다면 바뀐 스마트폰을 들고 날밤을 샜을텐데, 그때같이 신기하지는 않은 걸 보니 세월이 흐르긴 흐른 것 같습니다. 이넘과 함께 또 2-3년 잘 지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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