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너무나 유명해져서 읽지 않았지만 내용은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책들이 있습니다.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그 내용은 대강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은 읽어봐야 겠다고 마음만 먹고 있다가 가족 크리스마스 선물로 알라딘중고서점에서 2/3 가격에 겟!!!
막내동생이 81년생이기 때문에 그 세대의 이야기는 얼마간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성별차이에서 오는 경험은 많이 다르기도 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동세대 사람들의 반 정도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해왔다면, 응당 그것에 대해서 듣고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큰넘과 작은넘에게도 적어도 여성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하고, 본인이 지각도 하지 못한 사이에 치한이나 파렴치한이 되지 않으려면 한번 읽어보아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입니다.
가루들은 침과 섞이며 녹아들어 끈적해지다가 캐러멜같이 말랑말랑한 덩어리가 되었다가 스르르 목으로 넘어가 사라졌고, 입안에는 마르는 것도 아니고 떫은 것도 아닌 묘한 감촉만 남았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24면
"고마우면 돈이든 선물이든 그런거 보내면 좋잖아. 우리한테 그 자리가 얼마나 불편할지 알면서. 고마워서 같이 밥먹고, 술먹자는거 너무 빤하지 않아? 마지막으로 갑질 한 번 더 하겠다는 거지, 뭐. 아, 진짜 싫지만 오늘만 참는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15면
혼인신고 할 때 부부가 합의했다면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경우는 호주제가 폐지된 2008년 65건을 시작으로 매년 200건 안팎에 불과하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32면
주어진 권리와 혜택을 잘 챙기면 날로 먹는 사람이 되고. 날로 먹지 않으려 악착같이 일하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동료들을 힘들게 만드는 딜레마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39면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하는 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듯,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일에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2016), 14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