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5일 수요일

대법원 "기존 의무 임차기간 채웠다면 개정 상가임대차법 적용대상 아니다"

 


임대차전문 조정위원으로 매주 조정을 하고 있다 보니, 그래도 상가임대차법 관련 주요 판례는 업데이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법원은 2020. 11. 5. 선고 2020다241017 사건에서 개정 전 상가임대차법상 의무임차기간인 5년을 채운 후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를 이유로 건물의 명도를 구하자, 개정 후 상가임대차법상 의무임차기간인 10년이 도과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임차인이 다툰 사안에 대하여 판결을 내렸습니다.

개정 후 상가임대차법에서 의무임차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서 그 부칙에서 10년이 적용되는 대상을 "상가임대차법 개정법 시행(2018. 10. 16.) 이후에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정 법률 시행 후에 개정 전 법률에 따른 의무임대차기간(5년)이 경과하여 임대차가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된 경우에는 10년의 의무임대차기간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사안은 이렇습니다.

2012.7. 20. 최초 임대차개시

2014. 7. 30. 임대차계약의 기간은 2019. 7. 20.로 합의

2018. 10. 16. 상가임대차법상 의무임대차기간 10년으로 연장

2019. 4. 6. 임대인의 갱신거절의사 통보

즉 당해 사건의 의무임대차기간은 2017. 7. 20.까지인데, 이미 2014. 7. 30.에 임대차기간을 2019. 7. 20.으로 정한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고, 개정 상가임대차법시행 이후에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로 종료된 임대차계약이므로 개정 상가임대차법 부칙상 10년의 의무임대차기간 적용대상인 임대차가 아니어서 5년의 의무임대차기간이 이미 지난 이상 임대인의 갱신거절은 정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개정 상가임대차법 개정 조항의 문리적 해석에 따른 결론이라고 생각되는데, 의무임대차기간 이 변경되면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이니 알고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0년 11월 8일 일요일

주정차위반 과태료 부과하지 않음 결정 받기

9월 즈음엔가 주정차위반 과태료 사전통지서가 날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처가집 근처 편의점 옆에 차를 주차해 놓은 적이 있었는데, 지나가던 시민이 제보했다며 제보한 사진을 첨부해서 제 차량이 횡단보도에 주차를 하였다면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고지서였습니다. 고지서를 읽어보니 억울하면 의견제출을 하라고 하더군요. 관련법령은 이러했습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6조(사전통지 및 의견 제출 등) ① 행정청이 질서위반행위에 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당사자(제11조제2항에 따른 고용주등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통지하고, 1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지정된 기일까지 의견 제출이 없는 경우에는 의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

② 당사자는 의견 제출 기한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행정청에 의견을 진술하거나 필요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③ 행정청은 제2항에 따라 당사자가 제출한 의견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지 아니하거나 통지한 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

그래서 통지서의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횡단보도에 주차를 했다는 사진이 뭔가 이상했습니다. 2개의 사진이 붙어 있었는데, 두 사진이 찍힌 시간이 달랐고, 한개의 사진은 차량의 어떤 부분도 횡단보도를 침범하지 않았고, 한개의 사진은 다른 각도에서 찍었는데 자동차의 일부가 횡단보도를 침범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각도였습니다.

그래서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어 횡단보도를 침범한 주정차위반이 아니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했습니다.

1. 우선 주차한 차량은 횡단보도를 침범하지 않았다. 우선 적발사진 2개 중 1개는 차량이 횡단보도를 침범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촬영각도를 달리 하여 차량이 횡단보도를 침범한 것처럼 찍었거나, 사진을 수정하여 횡단보도를 침범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

2. 두번째로 두개의 사진이 찍힌 시각이 상당히 차이가 난다. 따라서 두개의 사진 중 횡단보도를 침범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같이 차량이 횡당보도를 침범했다고 하더라도, 2개의 사진이 찍힌 시간동안 계속 차량이 같은 장소에 주차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사진 1과 사진 2는 일정시간 계속 주차한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는 차량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 두개의 사진이 당해 차량이 일정시간 주차한 것을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나서 1달여가 지나고 나니 이런 통지서가 날아오더군요.

위 질서행위위반규제법 제16조 제3항 에 따른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과태료 부과하지 않음 결정이었습니다. 

비록 몇만원짜리 과태료부과에 대한 불복이긴 했지만, 행정청의 과태료부과처분 이전의 의견제출절차를 통해서 과태료부과를 철회한 것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의견제출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행정청이 과태료부과처분을 유지하는 경우, 과태료부과처분에 대한 이의를 통해 법원의 과태료재판 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요새 교통경찰의 단속에 의한 것이 아니라 블랙박스나 시민의 신고를 통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단속에 의하지 않는 경우에는 위반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귀찮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확실히 반박이 가능한 경우(대개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 위반여부가 명확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견제출을 통해 반박을 해보시기를 추천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