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경 회사에서 나와서 사무실 개업을 할 때 아이맥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듀얼모니터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싱글모니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듀얼모니터는 계약서 작업을 하면서 관련법령이나 이메일 또는 자료를 한쪽에 띄워두고 다른 한쪽에서는 문서작업을 할 때 상당히 효율적인 도구이긴 하지만, 송무변호사로 서면을 작성할 때에는 종이기록을 넘겨가면서 하나의 모니터에 서면을 쓰는 정도로 족했기 때문에 아이맥의 싱글모니터로 큰 불편이 없었고, 2016년초 아이맥을 동일한 스크린크기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기종으로 바꾸고 나서 거의 5년동안 동일한 시스템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대전에 내려가는 큰넘을 고속터미널까지 데려다 주다가 15만원짜리 4K 27인치 모니터를 살 수 있다고 해서 가격에 혹해 충동구매를 해버리고, 모니터가 도착하니 모니터의 높이가 너무 낮은데 모니터암 같은 것도 없어서 높이를 아이맥에 맞추기 위해서 문서통(?)도 2개 구입하고 이번 주말까지 세팅을 마쳤습니다. 이제 컴퓨터세팅은 큰넘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더군요.
일단 기존 아이맥(2015 late)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27인치 모니터를 주모니터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맥에서 27인치 모니터에 화면신호를 보내기 위해 아이맥과 모니터를 잇는 케이블(미니DP to HDMI)이 필요했는데 이게 하이마트나 디지털프라자 같은 데서는 구할 수 없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처음 연결했을 때는 잘 되다가 접속불량이 나버렸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남부터미널 옆의 국제전자상가까지 가서 케이블을 오프라인에서 구입해서 다시 연결하는 우여곡절 끝에 듀얼모니터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7인치는 생각보다 광활해서 아이맥을 2분할해서 사용하던 것보다 넓은 화면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은 점이긴 한데, 모니터화면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한 단점입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아이맥 모니터의 각도를 틀어서 고개를 다 돌리지 않아도 아이맥 화면을 볼 수 있게끔 조절을 하기는 했는데, 각도조절한 뒷쪽의 공간이 활용되지 않는게 못내 마음에 걸리네요.
두번째 아쉬운 점은 아이맥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너무 훌륭해서, 새로 들어온 4K 모니터의 화면조차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화질의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예 아이맥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수준의 선명도를 가진 모니터를 장만하려면 70-80만원, 애플의 모니터는 150만원 정도의 어머어마한 가격이 되어버리는데, 선명도를 위해서 추가비용을 그렇게 쓰는 건 무리죠.
M1 아이맥/또는 M1 맥미니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나 잠깐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주요업무가 문서작업인 변호사에게 CPU와 연산속도의 증가는 큰 메리트가 없기도 하고, 업그레이드를 하는 순간, 이미 집에도 컴퓨터가 2대로 포화상태로 처치곤란이 컴퓨터가 1대 늘어나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 듀얼모니터로 복귀하는 데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광활해진 모니터를 보면서 좀더 효율적으로 업무+취미생황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