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7일 목요일
신한 Smail(입출금통지앱)
학생때는 농협이 주거래은행이었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신한은행이 주거래은행이 되었습니다. 업무용으로 맥OS를 사용하면서 맥OS에서 돌아가는 인터넷뱅킹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신한은행에서 EzPlusforMac 이 출시되어서 사용한지 3-4년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딱히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받아서 뱅킹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데, 통장입출금시 적어도 문자로 통지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까운 신한은행에 찾아갔더랬습니다.
담당직원은 통장입출금 거래시 문자메세지로 통지해주는 서비스는 "유료"라며 신한 Smail 이라는 스마트폰앱을 깔면 통장입출금 거래가 있을 때마다 통지를 받을 수 있다고 하여 바로 다운받아서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신한은행에 개설되어 있는 통장들을 앱에서 본인인증한 후 등록하면, 이후에는 입출금거래가 있을 때마다 얼마가 입금되었는지, 얼마가 출금되었는지 바로 바로 통지를 해 주더군요. 그런데 심지어 이 앱은 2014년 2월에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신한은행, 무료 입출금 통지 앱 신한 Smail(스마일)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 뉴스와이어, 2014. 2. 25.자)... 관심이 없으면 몇년동안 편리한 기능을 모르고 세월이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신한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쓰시는 분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2016년 3월 15일 화요일
맥도날드 시그니쳐 버거
친구가 맥도날드에서 시그니쳐 버거를 먹어보았는데 괜찮았다는 평을 듣고, 바로 다음날 시그니쳐버거를 팔고 있는 맥도날드 신촌점으로 향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작년 8월 14일 출시한 시그니쳐버거는 기존에 팔고 있던 햄버거보다 더 좋은 식재료를, 직원이 아니라 키오스크를 이용해서 직접 재료를 선택/주문하고, 주문된 버거를 매장직원이 자리까지 서빙해주는(진동벨 사용) 형태의 서비스를 말합니다. 현재 서울 신촌점, 분당점, 수지DT점의 세 곳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차를 몰고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수지DT점까지 가볼까도 했는데(DT는 Driving Through의 약자입니다), 서울 북부에서 용인까지는 물리적으로 멀 뿐더러 일요일 오후/저녁 시간대에 서울 인근에서의 교통상황이 나쁠 가능성도 있어서 신촌점으로 정했습니다.
오랜만에 가본 신촌은 많이 변했고, 무엇보다 일요일 저녁인데도 다니는 차나 사람이 생각보다 적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시그니처 버거도 출시된지 6개월도 넘어서 별달리 줄도 서지 않았습니다. 키오스크에서는 추천하는 시그니쳐버거를 선택해도 되고 자신만의 버거를 만들기 위해서 번, 패티, 채소, 추가토핑, 소스 등을 선택해도 됩니다(자세한 방법은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맥도날드 수제버거 후기 참조).
마침내 직원이 서빙해서 가져다 준 시그니쳐버거입니다. 후렌치프라이도 전통적인 빨간 종이박스에 담긴 것이 아니라 조그만 철제 바구니에 담아주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가장 좋았던 것은 인앤아웃버거에서 시크릿메뉴로 제공해주던 프로틴타입의 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프로틴타입 버거는 번(빵) 대신 양상추가 패티 등의 햄버거 내용물을 싸고 있는 형태의 버거를 말합니다. 시그니쳐 버거는 선택할 수 있는 번으로 래티스(양상추)를 제공하고 있어서 저는 프로틴타입 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가격이 약간 있긴 하지만 수제버거([맛집 소개] 브루클린 버거조인트 등)에 미치는 정도는 아니고 버거의 재료나 맛도 수제버거에 미친다고 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가성비는 괜찮은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프로틴 버거를 먹을 있다는 점만으로도 가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양한 햄버거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한번쯤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2016년 3월 14일 월요일
보노 컵스프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은지도 이십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사실 중고등학생때부터 8시 30분 8시 등교를 하면서, 7시 반이 넘어서 기상하면서 옷 꿰어입고 튀어나가기 바쁜데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2교시 끝나고 도시락 까먹는 생활을 하였고, 그 이후로도 아침먹는 습관은 잘 생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 직장에 들어가니 그래도 생존을 위해 아침을 챙겨먹는 방법으로 사무실에서 컵스프를 먹는 친구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프를 좋아했기 때문에 저도 구입해서 종종 먹곤 했는데 근 7-8년 이상 구경하지 못하다가 지나가는 소리로 와이프에게 컵스프 사달라 했더니 마트에 간 김에 장만해 주었네요. 출근해서 커피 대신 컵스프 하나로 공복을 달래는 것이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2016년 3월 11일 금요일
[책 소개] 댓글부대
장강명, 댓글부대, 은행나무(2015)
부지불식중에 인터넷이 삶에 파고들어왔지만, 개개인으로서는 그것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고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이 소설에 대해서 소개하며 던지는 말도 묵직합니다('댓글부대'의 소설가 장강명 "현실과 소설의 경계 위에서 읽는 모두가 불편해지기를 바랐다", 경향신문 2015. 11. 24.자 기사). 기자 출신 작가의 독특한 구성방법과 이야기 자체의 몰입감이 장난 아닙니다.
감상이라면 학교에서 뭘 조사해오라는 숙제를 받으면, 인터넷에서 네이버 검색결과를 찾아놓고 숙제 다했다던 아들넘들을 보면서 느꼈던 당혹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도, 그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인터넷도 생각한 것과 같이 이상적으로 작동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과연 장강명은 어느 정도의 사실에 어느 정도의 허구를 섞는 방법으로 독자들을 독하게 낚았네요(2장 제목과 같이 말입니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미성년자에게는 절대비추, 30-40대 이상의 때가 묻을대로 묻은 연령층에게 추천합니다.
'처음에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내 또래들은 정말 엄청난 도구가 왔다, 이걸로 이제 혁명이 일어날 거다, 하고 생각했지. 모든 사람이 직위고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으로 대안을 찾아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했지. 인터넷이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권위를 타파해서 민주화를 이끌 거라고도 믿었어. 거대 언론이 외면하는 문제를 작은 인터넷신문들이 취재하고, 인터넷신문조차 미처 못 보고 넘어간 어두운 틈새를 전문 지식과 양식을 갖춘 블로거들이 파고들어갈 줄 알았어. 독재국가에서는 지금도 인터넷이 그런 고발자, 감시자 역할을 해. 그런데 한국에서도 그런가? 인터넷신문이나 블로거들이 과연 그런 역할을 하냐고. 아니지. 그냥 거대 언론이 하던 나쁜 짓을 아마추어들도 소자본으로 하게 됐을 뿐이야. 거대 언론이 점잖게 기업에 겁을 주며 광고를 따냈다면 인터넷언론들은 대놓고 삥을 뜯지. 블로거들은 동네 식당을 상대로 협찬을 요구하고, 이것도 민주화라면 민주화지. 협박, 공갈, 갈취의 민주화, 누구나 더럽고 야비한 짓을 할 수 있게 되는 민주화. 그런 대신에 인터넷신문들과 블로거가 기존 언론이 쓰지 않던 무슨 좋은 기사를 내놓느냐면, 이런거야. 누구누구 아찔한 뒤태, 남녀 생각 차이 열네가지, 노래 따라부르는 일본 강아지 화제....'
-장강명, 댓글부대, 은행나무(2015), 54-55면.
2016년 3월 10일 목요일
RIP 움베르트 에코
얼마전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소설가이자 학자인 움베르트 에코가 사망하였습니다(2016년 2월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장미의 이름은 엄청난 양과 수시로 인용(또는 창조)해대는 중세 문헌으로 지루함을 참아가면서 어찌어찌 읽어내기는 했지만 과연 그만한 찬사를 받을만한 것인지 개인적으로 의문(중세에 대한 지식이 많아지면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이긴 합니다. 이런 단견을 깨기 위해서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어볼 용기도 아직은 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2012년에 조선일보의 어수웅 기자가 움베르트 에코와 한 인터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의 저작들을 모두 읽어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와의 인터뷰(종이책이 사라진다고? 인터넷도 사라진다 조선일보 2012. 7. 6.자)에서 나타나는 견해를 보면서 과연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4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그렇습니다. 탁견이다 싶은 부분 전부를 인용해 봅니다. 뒤늦으나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지만 인터넷 덕분에 정보는 평등하게 분배되고, 접근이 쉬워졌다는 반박도 많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요. 가령 부자와 빈자가 있다고 칩시다. 돈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지적인 부자, 그렇지 못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으로 불러보자고. 이 경우 베를루스코니(이탈리아 전 총리)는 가난하지. 나는 부자고(웃음). 내가 보기에 TV는 지적 빈자를 돕고, 반대로 인터넷은 지적 부자를 도왔어. TV는 오지에 사는 이들에겐 문화적 혜택을 주지만 지적인 부자들에게는 바보상자에 불과해. 음악회에 갈 수도 있고, 도서관을 갈 수도 있는데 직접적 문화적 경험 대신 TV만 보면서 바보가 되어가잖소. 반면 인터넷은 지적인 부자들을 도와요. 나만 해도 정보의 검색이나 여러 차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지. 하지만 정보의 진위나 가치를 분별할 자산을 갖지 못한 지적인 빈자들에게는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미쳐요. 이럴 때 인터넷은 위험이야. 특히 블로그에 글 쓰는 거나 e북으로 개인이 책을 내는 자가 출판(Self Publishing)은 더욱 문제요. 종이책과 달리 여과장치가 없어요. 우리가 문화라고 부르는 것은 선별과 여과의 긴 과정이오. 특히 쓰레기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지적 빈자들에게는 이 폐해가 더 크지. 인터넷의 역설이오."
...
―인터넷, 포털, SNS는 우리의 직접 경험을 제한하고 통제합니다. 인터넷이 백과사전이자 학교인 손자 손녀들에게 인터넷 시대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면 뭐라 하렵니까.
"학교에서 정보를 여과하고 필터링하는 법, 분별력을 가르쳐야 해요.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반드시 '비교'를 해봐야 하오. 하나의 정보 소스만으로는 절대 믿지 말 것. 같은 사안에 대해, 가령 열 개의 정보를 찾아본 뒤 꼭, 꼭, 꼭 비교할 것. 이것이야말로 교사들이 먼저 실천하고 가르쳐야 해요."
2016년 3월 9일 수요일
[책 소개]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게, 미움받을 용기, 인플루엔셜(2014)
대학에 처음 입학하면서 꿈에 그려 마지 않던 대학생활이니만큼 후회없이 보내야 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과 최상의 인간관계를 맺어야 겠다고 생각을 하였었습니다. 물론 이 생각은 오래지 않아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어느 순간 극적으로 전환되기에 이릅니다. 인간관계 그것도 양질의 인간관계는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만족스럽게 유지하는 것은 한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이 제한되어 있는 이상 불가능한 것이 당연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인간관계에도 (적어도 내부적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조절을 하여야 하는구나, 나아가 모든 사람으로부터 칭찬-인정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둘째가 제목이 맘에 든다며 집어든 이 책에서 대학신입생 때 하던 고민과 비슷한 생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책 자체는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이론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하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플라톤이 "대화"로 정리한 것과 유사한 방식(청년과 철학자의 대화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아들러의 이론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던 것인지 이해가 가면서도, 개인의 마음가짐(용기?!/노오오오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심리학을 과학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많이 불편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럼에도 개개인이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들의 해결책은 문제를 분석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개개인의 목적/태도에 있다는 발상의 전환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자랑은 열등감의 발로다?"
"그렇지. 정말로 자신있는 사람은 자랑하지 않아. 열등감이 심하니까 자랑하는 걸쎄.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일부러 과시하려고 하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주위에 누구 한 사람 '이런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까봐 겁이 나거든. 이는 완벽한 우월 콤플렉스라네."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게, 미움받을 용기, 인플루엔셜(2014), 101면.
2016년 3월 8일 화요일
해밀턴셔츠
이태원 한복판에 해밀턴 호텔이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전만 해도 해밀턴 호텔 건터편 건물의 한구석에 "해밀턴셔츠"라고 대여섯명의 사람이 들어가면 오도가도 못하는 정도의 크기의 와이셔츠 전문 양복점이 있었습니다(아 물론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제가 처음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한쪽 벽면이 빽빽하게 셔츠 원단으로 되어 있어서 셔츠를 맞추려는 사람이 원단을 고르면 치수를 재고 2-3주후 정도에 셔츠를 만들어 배송해 주었고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장사가 잘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맞춤와이셔츠를 입는 이유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와이셔츠를 입기 위해서가 첫번째일 것입니다. 두번째는 맞춤와이셔츠가 오히려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와이셔츠보다 약간 저렴한 편입니다(물론 원단의 품질/내구성을 따져보면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와이셔츠가 더 좋은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물론 10여년전에 제가 이런 것을 따져서 해밀턴셔츠에서 와이셔츠를 맞추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해밀턴셔츠에서 와이셔츠를 맞춰입기 시작한 이유는 와이셔츠 소매에 이니셜을 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가 되어 얼마 안 되었을 때 보일듯말듯 새겨져 있는 이니셜이 새겨진 흰 와이셔츠를 입은 선배 변호사님을 무작정 따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와이셔츠를 정말 격식있게 입고 싶다면 와이셔츠의 소매를 단추로 처리하지 않고, 커프스로 끼워서 고정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커프스관리 등 번거로운 점이 많다는 단점이 있어서 저도 지금까지 커프스를 사용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10여년전 이후 흰 와이셔츠를 갖춰입는 습관에 "해밀턴셔츠"가 한몫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한번 잰 치수는 저장되어 있으니까 다시 치수를 잴 필요가 없다면 굳이 다시 찾아갈 필요없이 전화주문-입금-배송 방식으로 받아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요새는 분점도 많이 내어서 명동, 강남, 여의도 등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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