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8일 화요일

해밀턴셔츠


이태원 한복판에 해밀턴 호텔이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10여년전만 해도 해밀턴 호텔 건터편 건물의 한구석에 "해밀턴셔츠"라고 대여섯명의 사람이 들어가면 오도가도 못하는 정도의 크기의 와이셔츠 전문 양복점이 있었습니다(아 물론 그 이전에도 있었지만 제가 처음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한쪽 벽면이 빽빽하게 셔츠 원단으로 되어 있어서 셔츠를 맞추려는 사람이 원단을 고르면 치수를 재고 2-3주후 정도에 셔츠를 만들어 배송해 주었고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장사가 잘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맞춤와이셔츠를 입는 이유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와이셔츠를 입기 위해서가 첫번째일 것입니다. 두번째는 맞춤와이셔츠가 오히려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와이셔츠보다 약간 저렴한 편입니다(물론 원단의 품질/내구성을 따져보면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와이셔츠가 더 좋은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물론 10여년전에 제가 이런 것을 따져서 해밀턴셔츠에서 와이셔츠를 맞추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해밀턴셔츠에서 와이셔츠를 맞춰입기 시작한 이유는 와이셔츠 소매에 이니셜을 새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가 되어 얼마 안 되었을 때 보일듯말듯 새겨져 있는 이니셜이 새겨진 흰 와이셔츠를 입은 선배 변호사님을 무작정 따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와이셔츠를 정말 격식있게 입고 싶다면 와이셔츠의 소매를 단추로 처리하지 않고, 커프스로 끼워서 고정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커프스관리 등 번거로운 점이 많다는 단점이 있어서 저도 지금까지 커프스를 사용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어쨌든 10여년전 이후 흰 와이셔츠를 갖춰입는 습관에 "해밀턴셔츠"가 한몫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한번 잰 치수는 저장되어 있으니까 다시 치수를 잴 필요가 없다면 굳이 다시 찾아갈 필요없이 전화주문-입금-배송 방식으로 받아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요새는 분점도 많이 내어서 명동, 강남, 여의도 등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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