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세째날은 원래 변산반도 해수욕장이나 채석강에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전주 한옥마을에 숙소를 잡아놓고 한옥마을 관광은 하지 않아도 되느냐? 는 의견이 있어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이틀동안 상당히 이동을 했었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인근에서 전주비빔밥으로 아점을 해결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가족회관 에서 비빔밥을 먹으려 했는데, 아직 개시를 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어서 인근의 성미당으로 다시 변경했습니다. 일요일 점심 전이라서 그런지 특별히 사람이 많지 않았고, 육회비빔밥과 전통비빔밥, 삼계탕을 시켜서 먹어보았습니다. 초복이라서 그랬는지 삼계탕 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 같았거든요. 식사후 한옥마을 공용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려 했는데... 아뿔사 한옥마을을 너무 얕봤습니다. 이미 공영주차장은 만차... 그래서 약 3km 떨어진 대성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로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왔습니다.
한옥마을 가운데 4층 정도 우뚝 솟은 전망 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눈에 띄어서 일단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정오에 34도를 넘는 기온이어서 걸어다니면서 관광을 하는 것 자체가 극기훈련이라 의기투합했다고나 할까요. 역시 에어컨 빵빵하고 한옥마을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커피마시면서 역시 와이프와 첫째는 가전기구 토론 삼매경에 빠져 있었고, 그동안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치즈케익을 먹으면서 1시간을 버텼습니다.
하지만 날이 덥다고 마냥 카페에 있다가 그냥 가는 것도 뭐해서 한옥마을 반대편 끝에 있는 전동성당은 찍고 가기로 했습니다. 전동성당 갔다오는 길에 경기전도 있고, 한옥마을의 큰 골목 2개 정도는 완주하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한옥마을 내부 길들은 걸어다니기 좋게 포장되어 있었고, 전동자전차(?) 같은 것을 빌려서 타고다닐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차없는 거리라서 숙박/영업을 위한 차량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어서 걸어다니기 편한 평지입니다. 전동성당은 지난 겨울 수리를 했다는데 수리가 끝나서 멋진 모습이더군요. 실제로 미사도 열리고 안쪽에 들어가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습니다. 옆에 고풍스러운 성당부속건물도 구경하고 관광은 클리어...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대성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근데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류장 의자 위에 버튼을 누르면 5분간 에어송풍기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와... 정류장에 선풍기가 달려있는 셈!!! 셔틀버스가 올때까지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정류장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와.. 한옥마을 인프라 짱짱맨을 외치며 3km 떨어져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의 원격시동을 켰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차에 탑승하기 5분 정도 전에 미리 원격시동을 걸어서 에어컨을 가동시켜두어서 차를 타면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한 것이 여행을 꽤나 쾌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일년에 10번이나 쓸까 말까한 기능이긴 하지만 혹서기나 혹한기 여행에 적절히 사용하면 만족감 200%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큰넘을 기숙사에 떨궈주기 위해서 대전으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보아두었던 전주에서 가장 싼 주유소(리터당 1735원)에서 기름을 가득채웠습니다. 전주에서 장성, 영암, 해남, 장흥, 화순을 거쳤지만 주유소는 전주가 가장 저렴하더군요.
외계+인 1부를 본 첫째는 시간여행을 저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하냐면서 슈타인즈게이트 를 보지 않은 눈을 사고 싶다는 얘기를 했지만... 한산: 용의 출현을 보았다면 더 심한 혹평을 하였을 것이라고 응수해 주었습니다.
휴가 마지막 저녁은 김형제 고기의 철학 대전엑스포점 에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이 고기집의 좋은 점은 고기를 옆에서 직원분이 구워주신다는 것입니다. 김치찌개 나 잔치국수 같은 사이드메뉴를 시켜서 함께 먹으면서 휴가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9시가 넘어서 큰넘을 기숙사에 내려주고 서울로 출발!!
서울까지 2시간 정도 중부고속도로는 막히는 구간 없이 잘 뚤리더군요. 그래서 12시 전에 귀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계획은 상당히 숭숭 비어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은근 많은 일정을 소화해낸 여름휴가 3일차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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