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둘째날은 역시나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부모님께서 시골집에 계시다가 토요일 오전에 서울로 귀경하신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서 시골집에 들러 부모님을 읍내에 모셔다드리고 여행일정을 소화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날 오전에는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영암의 독천식당에 아점(?) 먹으러 가는 것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살짝 가족들의 기상시간을 두시간 정도 당겨서 장성의 시골집에 들렀습니다.
부모님을 버스시간에 맞춰서 읍내에 모셔다 드리고나서 11시 반 정도에 영암으로 출발했습니다. 영암은 낚지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독천식당이 유명한데, 아예 독천식당이 있는 골목을 낙지거리로 조성해 버렸더군요.
문제는 여름철에 낙지가 너무 작아서 낙지볶음 (중)을 시켜도 (소)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가격은 중자 가격). 수량도 부족하다네요. 어쨌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 낙지볶음(중) 연포탕, 갈낙탕 하나씩 시켜서 먹었습니다. 낙지볶음은 양이 적었지만 뭐 양념에 밥비며먹으면 되는 것이고, 낙지의 씨알이 말도 안되게 작았지만 뭐 감수하기로 한 것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제철에 가까운 봄가을에는 좀더 낫다고 하니, 영암에 낙지 먹으러 온다면 다음부턴 봄가을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힘을 내서 오후 관광예정인 해남 두륜산케이블카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영암과 해남은 인접해 있어 1시간 정도만에 넉넉히 도착했습니다. 한낮기온이 34도 정도의 폭염에 케이블카 내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더웠지만, 케이블카 터미널과 전망대에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견딜만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두륜산 정상에 도착해서 10여분 정도 목조 산책로를 오르면 해남 읍내로도, 저 멀리 바다쪽으로도 탁 트여있는 전망대에서 전망을 구경하게 됩니다(왕복 대인 11,000원). 전망대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20여분 정도, 날이 더워 인근의 사찰을 산책할 수 있었지만, 해남읍내에 가볼만한 커피집을 검색해서 1시간 정도 쉬었습니다. 첫째와 와이프는 로봇청소기가 어디 것이 좋은지, 샤오미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중에서 뭐가 어떤지 삼매경에 빠져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더군요.
취락식당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주시는 고기의 양이 상당히 줄었더군요. 5년 전에는 4인분에 고기 한접시, 키조개 한접시 이렇게 주셨는데, 이번에는 같은 크기의 쟁반에 고기, 키조개, 버섯이 모아져 담겨져 있습니다. 양이 거의 1/3 수준으로 줄었달지... 아쉽긴 했지만 추가로 더시키지는 않고 마무리로 된장국에 공기밥 한공기로 배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둘째날 저녁은 장흥의 취락식당입니다. 이미 2018년경에도 가족여행길에 와본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장흥읍내 전체가 고요하고 한적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물놀이축제를 한다면서 천변에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고, 젊은이들이 이곳저곳에서 물놀이차림으로 걸어다니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장흥에서 볼 수 없었던 고층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것이었는데 거의 20층 높이 이상의 건물을 보고서 놀랐네요.
취락식당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주시는 고기의 양이 상당히 줄었더군요. 5년 전에는 4인분에 고기 한접시, 키조개 한접시 이렇게 주셨는데, 이번에는 같은 크기의 쟁반에 고기, 키조개, 버섯이 모아져 담겨져 있습니다. 양이 거의 1/3 수준으로 줄었달지... 아쉽긴 했지만 추가로 더시키지는 않고 마무리로 된장국에 공기밥 한공기로 배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주숙소로 돌아가는길... 장흥에서 나가는 도로가 엄청 넓은 고속국도로 바뀌었더군요. 20여년전 한창 장흥-서울 주말부부할 때 차를 몰고 다녔던 길이 이젠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는 길에 커피보급해야 한다고 스타벅스 화순DT점에 들러서 커피 한사발 하고 길을 재촉했습니다.
광주부근에서 전주까지 가는 길도 호남고속도로가 아닌 다른 신규 고속도로가 생겼는데, 정말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고속도로에 가로등도 없어서 상향등을 켜고 한참을 달린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새로난 고속도로 달리기가 은근 재미있었던 여름휴가 둘째날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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