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31일 일요일

[책 소개]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분명 어디에선가 들어본 이야기들을 자신의 독특한 시각에서 편집/재구성하면 독창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증명하는 저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읽으면서 이스라엘 출신인 저자의 다른 문화권에 대한 해박한 지식(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을 보면 한국에 대한 지식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과 분석, 심지어 짜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 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사소하지만 처음 알게 된 사실까지 저에게 감탄을 자아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과거의 역사에 대한 통찰로부터 미래에 인류가 맞게될 운명에 대한 예측까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간과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셜록홈즈가 자신의 추리를 왓슨에게 들려주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출판사의 선전에 걸맞다고 맞장구쳐주고 싶습니다. 강력하게 일독을 권합니다(이 책에 대한 훨씬 훌륭한 서평으로 문유석 부장님의 페이스북 포스팅


근래 즐겁게 읽은 책들. 이 순서대로 세 권을 연이어 읽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사피엔스-제2의 기계시대-마음의 미래 순으로 인류의 과거-현재-미래 서술에 강점이 있기 때문. 1. 사피엔스한 마디로 한 권으로 읽...
Posted by 문유석 on 2016년 1월 18일 월요일

을 아울러 추천합니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부분들입니다.

한국이 가르쳐주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기술은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고, 마침내 사람들이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지난 1945년 한반도 남쪽과 북쪽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기술은 정확히 똑같았다. 하지만 오늘날 남북한의 기술 격차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동일한 언어와 역사와 전통을 지닌 동일한 민족의 사람들이 거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해서 완전히 다른 사회를 건설한 것이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10면

동물을 같은 종으로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서로 교배를 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번식 가능한 후손을 낳으면 된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21면

어쩌면 우리 조상들이 네안데르탈인을 전멸시킨 이유가 바로 이것인지 모른다. 그들이 우리가 무시하기에는 너무 친숙하고 관용하기에는 너무 달랐다는 것.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0면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165-166면

이런 사고방식은 고대 중동에서만 통용되던 것이 아니었고, 2006년 기준으로 53개국에서 아내는 남편을 강간죄로 기소할 수 없었다. 심지어 독일에서도 1997년에 이르러서야 강간법이 개정되어 부부간 강간이라는 법적 범주가 만들어졌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213-214면

보통 기독교인은 일신론의 하느님만이 아니라 이신론적인 악마, 다신론적인 성자, 애니미즘적인 유령을 모두 믿는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17면

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42면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인류문화는 진보를 믿지 않았다. 황금시대는 과거에 있었고, 세상은 퇴화하지는 않더라도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지혜를 엄격히 추종한다면 옛시절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고 인간의 창의성으로 일상생활의 이런저런 측면을 개선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지식으로 세상의 근본 문제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74-375면

한마디로, 과학연구는 모종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와 제휴했을 때만 번성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연구비를 정당화한다. 그 대신 이데올로기는 과학적 의제에 영향을 미치고, 과학의 발견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89면

1775년에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80퍼센트를 차지했다. 인도와 중국의 경제규모를 합친 것만으로 세계 총생산의 3분의 2에 이르렀다. 이에 비해 유럽은 경제적 난쟁이였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96면

근대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대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는 서로 보완적인 두가지 답이 존재하는데, 바로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이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399면

아메리카에 군사원정대를 보내려 했던 최초의 비유럽국가는 일본이었다. 1942년 6월 일본원정대는 알래스카 해안에 있는 작은 섬인 키스카와 아투를 정복하여, 미국 군인 열명과 개한마리를 포획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본토로 그 이상 들어가진 않았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18면

오늘날 엘리트들은 다양한 인간집단이 서로 대조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할 때 이것을 문화간의 역사적 차이라고 말하지, 인종 간의 생물학적 차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28면

지난 5백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39면

스미스의 이론에서, 사람들은 이웃의 것을 빼앗아서 부자가 되는 게 아니라 전체 파이의 크기를 늘림으로써 부자가 된다. 파이가 커지면 모두에게 이익이다. 따라서 부자는 사회에서 가장 쓸모 있고 인정 많은 사람이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성장의 바퀴를 돌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41면

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사기, 도둑질,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 속임수를 제재하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집행할 경찰, 법원, 교도소를 설립하고 지원함으로써 신뢰를 보장하는 것은 정치체제가 할 일이다. 왕이 시장을 적절히 규율하는 업무에 실패하면 신뢰의 상실, 신용의 축소,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465면

기족과 공동체의 힘을 약화시키려면 제5열(스파이를 말한다-옮긴이)의 도움이 필요했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507면
: 제5열은 제5전선(미션 임파서블의 원작 TV 시리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백만 년에 걸친 진호의 결과, 우리는 스스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생각하면서 살아가도록 설계되었지만, 불과 2세기만에 우리는 소외된 개인이 되었다. 문화의 무시무시한 힘을 이보다 더 잘 증언하는 사례는 없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김영사(2015), 5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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