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4일 목요일

해피해킹 프로2



기계식 키보드 관련 포스팅을 했던 것이 2014년 7월 8일경이었으니 벌써 햇수로 5년전 일입니다. 그 사이에 제 키보드도 리얼포스에서 절친이 추천했던 커세어 키보드로 갈아타서 3년 정도 썼던 것 같습니다. 커세어 키보드는 10만원대의 기계식 키보드로 달깍거리는 소리가 경쾌해서 큰 불만없이 쓰고 있었는데, 어느새 영문 SDF 국문 ㄴㅇㄹ 의 키보드의 키캡의 각인이 닳아져서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물론 키보드 자판은 외우고 있기 때문에 사실 무각인으로 쓰는 사람마저 있긴 하지만, 저는 그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하는데 없으면 저 키가 뭐였지 하고 잠깐 생각하는 것도 귀찮다는(아 핑계인 것 같네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즐겨보던 테크유튜버들이 가끔 기계식 키보드 리뷰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슬슬 키보드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 말 사무실 직원분들의 키보드도 모두 체리사의 기계식 키보드로 바꾸도록 했는데, 직원분들도 처음 쓰는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에 모두 만족하시는 것을 보고, 저도 새로운 키보드의 키감을 느끼고 싶다!!!!! 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두둥"


키보드의 끝판왕이라는 해피해킹 키보드의 지름이었습니다. 큐텐에서 해외직구를 했고, 쿠폰을 쓰기는 했지만 비싸긴 합니다.





포장을 개봉했는데 뽁뽁이가 아닌 종이가 완충재로 들어 있어서 약간 실망..



 뭐 사용설명서와 보증서는 패스



작은 크기의 해피해킹 키보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흰색으로 반짝반짝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약간 생각보다 깨끗한 색깔은 아니었네요.



별도 주문한 색깔키캡도 바꿔끼워 줍니다.


컴퓨터에 연결하고 한영전환 관련 설정을 오른쪽 커맨드키를 누르면 되는 것으로 바꿔주면서 최종 설정을 마치고, 이 글이 바로 해피해킹으로 쓰는 첫 글이 되었습니다.

화살표를 펑션키를 함께 눌러야 하는 점하고, 백스페이스키가 원래 키자리보다 한단계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 위의 "₩" 키가 눌리는 것, 따옴표를 쓸때 누루는 오른쪽 쉬프트키가 약간 작게 느껴지는 점이 살짝 달라진 점인데 적응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초컬릿을 부러뜨리는 듯한" 소리라는 키감은 커세어의 경쾌한 키감과 대비되어 오히려 약간 더 조용하지만 중독성 있는 소리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타자를 칠 때 키보드에서 손을 움직이지 않고 조작이 가능한 점인데, 줄글을 계속 써 나갈 때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의식의 흐름?). 하지만 군데군데 수정을 해야 하거나 해서 화살표로 왔다갔다 해야할 떄는 화살표키를 펑션키와 함께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그런 점은 단점이기도 하네요.

컴퓨터는 소모품이라서 1-2년 지나면 바꿔야 하지만 키보드는 10-20년 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컴퓨터를 사용해서 업무가 많다면 고가의 키보드이긴 하지만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일할 때마다 키보드때문이라도 기분 좋아지면 그 또한 좋은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19년 1월 23일 수요일

[문영호의 법의 길, 사람의 길] 판사와 검사, 왜 함께 가야 하나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형사절차에 대한 이해 없이는 쓸 수 없는 글.
문영호 변호사님은 검사장 출신 태평양의 고문변호사이시군요.

[문영호의 법의 길, 사람의 길] 판사와 검사, 왜 함께 가야 하나, 중앙일보 2019. 1. 23.자 칼럼

"판사의 우위에 눌려 지낼 것 같은 검사에게도 숨통이 트여 있다. 그게 없다면 누가 검사의 길을 택하겠는가. 정제된 진실이 아닌 생생한 진실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은 검사의 특권이다. 사건 발생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 법대 위에서 접하는 진실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사 도중 짜장면을 함께 먹으며 범죄자의 인생 역정을 듣고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검사만이 가능하다."



2019년 1월 22일 화요일

솔로몬왕이 지혜를 구하다



1년에 한번 어머니께서 교회 목사님을 모시고 가정심방을 오십니다. 요새는 일요일 예배시간도 거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데, 애들과 마눌님이 방학인 1월에는 그나마 시간이 나서 올해도 집에 오신 목사님, 권사님, 어머님과 가족이 모여서 간단히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를 드릴 때마다 목사님께서 말씀의 주제로 가져오시는 성경구절이 있어서, 작년과 재작년에도 소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장사의 수중의 화살
작지만 지혜있는 동물들

올해는 솔로몬 왕이 지혜를 구한 이야기네요.

역대하 1: 7 - 12

그날 밤에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나타나 그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주랴 너는 구하라 하시니, 솔로몬이 하나님께 말하되 주께서 전에 큰 은혜를 내 아버지 다윗에게 베푸시고 내가 그를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이여 원하건대 주는 내 아버지 다윗에게 허락하신 것을 이제 굳게 하옵소서 주께서 나를 땅의 티끌 같이 많은 백성의 왕으로 삼으셨사오니, 주는 이제 내게 지혜와 지식을 주사 이 백성 앞에서 출입하게 하옵소서 이렇게 많은 주의 백성을 누가 능히 재판하리이까 하니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이르시되 이런 마음에 네게 있어서 부나 재물이나 영광이나 원수의 생명 멸하기를 구하지 아니하며 장수도 구하지 아니하고 오직 내가 네게 다스리게 한 내 백성을 재판하기 위하여 지혜와 지식을 구하였으니, 그러므로 내가 네게 지혜와 지식을 주고 부와 재물과 영광도 주리니 네 전의 왕들도 이런 일이 없었거니와 네 후에도 이런 일이 없으리라 하시니라

포스팅을 보시는 모든 가정에도 지혜와 지식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1월 21일 월요일

무인양품(MUJI) 노트





법조인들의 비율이 높아서 칙칙한 분위기의 서초동 대법원 건너편에 힐스테이트가 들어서면서 지하에 롯데마트가 생겼습니다. 생긴 건 알고 있었지만 딱히 갈일이 없었는데, 대학동기-후배랑 점심을 근처에서 먹고 산책삼아 가보기로 했습니다. 분위기가 밝고 유동인구가 젊어서인지 서초동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고 하더군요.

지하 푸드코트가 깔끔하게 자리잡은 둘레로 신발, 가방 등을 파는 상점과 무인양품(MUJI)이 입점해 있습니다. 어디선가 무인양품의 볼펜이 좋다는 걸 들은 것 같아서, 사무실에서 쓸 볼펜 몇개 사볼까 하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볼펜은 1,000원짜리로 제가 굵은 볼펜을 좋아해서 0.7미리짜리 3개를 사고, 슬슬 메모용 노트도 다써가고 있어서 약간 얇은 것 같은 느낌의 노트를 2개 구입했습니다.

같이 간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유니클로+다이소" 같은 느낌이라는데, 제품이 크게 비싸지 않고 깔끔해서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사용후에 특별히 더 느낀 점이 있으면 또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2019년 1월 9일 수요일

[책 소개] 황혼의 들판(견인도시 연대기 4)


필립 리브, 김희정 역, 황혼의 들판(견인도시 연대기 4), 부키(2011)

견인도시 연대기 4부작(모털엔진, 사냥꾼의 현상금, 악마의 무기, 황혼의 들판) 중 마지막 권을 3권을 읽은 여세를 몰아 바로 다 읽어버렸습니다. 탄성이 붙으니 4권중 가장 두꺼웠는데도 가장 빨리 읽었네요.

필립 리브라는 작가가 핵전쟁을 모티브로 한 60분 전쟁 이후로도 한참 후의 세계를 묘사하는 방법이 매력적이지만, 제한된 등장인물들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다 보니 너무나 우연적인 전개(비행선에서 떨어져도 주인공급은 살아난다든가..)와 여러 주인공들을 만나게 하기 위한 억지 설정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1권 모털엔진에서 사라진 견인도시 런던이 4권에 와서 자기부상 도시로 재탄생하는 것이라든지, 1권 모털엔진에서 죽은 안나 팽이 스토커로 살아나서 4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든지, 주인공들에게 행운이 퍽 따르긴 하지만서도 능력 자체가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설정은 아니어서 전쟁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운명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진진했습니다.

주인공 부부(톰 내츠워디, 헤스터 쇼) 덕분에 인류의 멸망은 하지 않게 되고(그렇다고 주인공 부부가 맹활약한 것은 또 아님), 주인공들의 죽음을 목격한 슈라이크라는 스토커가 또 세월이 많이 지난 후, 1권의 서두를 읊는 것으로 4권이 마무리되는 것도,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전형적인 결말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약간은 가볍지만 흥미있는 SF 소설로 추천합니다. 영화화된 모털엔진에서 보여주었던 견인도시 등의 엄청난 비주얼이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2, 3, 4권에서 나오는 견인도시들이 영상화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2019년 1월 8일 화요일

[책 소개] 악마의 무기(견인도시 연대기 3)



필립 리브, 김희정 역, 악마의 무기(견인도시 연대기 3), 부키(2011)

견인도시 연대기 4부작
모털엔진
사냥꾼의 현상금
악마의 무기
황혼의 들판

중 3번째입니다.
1, 2권의 이야기 이후 16년이 지난 시점에서 남여 주인공의 사춘기가 된 딸 "렌 내츠워디" 가 납치(?!) 되면서 뗏목도시까지 흘러들어가게 되고, 남여주인공(톰 내츠워디, 헤스터 쇼)이 딸을 구하기 위해 또 모험을 떠나게 되는... 그리고 이야기의 무대가 된 뗏목도시는 또 가차없이 파괴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악마의 무기란 앵커리지에 숨겨져 있었던 "틴북"으로 가동되는 위성을 사용한 무기인데, "틴북"이 가동암호가 적혀있는 책이고, 이 책을 찾기 위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암투가 볼 만 합니다.

주요 등장인물이 가차없이 픽픽 갑자기 죽는 모습은 꽤나 충격을 주어서 오랜만에 왕좌의 게임을 보는 듯한 쫄깃한 긴장감이 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중에 헤스터 쇼는 굉장히 비뚤어지고 어두운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이상적인 성격(고난을 이겨내는 성정이 곧은 영웅적인 모습)과 벗어난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곶감 빼먹듯이 3권까지 다 읽고 1권 밖에 안남았네요.

(스포주의)

결말에서 "톰 내츠워디"와 "렌 내츠워디"는 비행선을 타고 탈출하고, "헤스터 쇼"는 1권에서 자신을 애타게 찾아다니던 스토커와 재회하면서 헤어지게 되어, 4권에서는 둘로 나뉜 가족이 재회결합하는 이야기가 될 걸로 예상해 봅니다.



2019년 1월 7일 월요일

[책 소개] 사냥꾼의 현상금(견인도시 연대기2)


필립 리브, 김희정 역, 사냥꾼의 현상금(견인도시연대기2), 부키(2011)

견인도시연대기1 모털엔진 후 주인공들의 모험담이 이어지는 2권입니다.
배경을 (구)그린란드, 극지방의 쇠락한 견인도시 앵커리지와 앵커리지를 쫒아다니는 사냥꾼도시 아크에인절로 옮겨서 남녀주인공(톰 내츠워디 와 헤스터 쇼)의 모험이 이어집니다. 영화화되지 않은 부분은 소설의 묘사가 상상력을 자극해서 그런지 오히려 소설 모털엔진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들은 중간에 연적(?!)을 만나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하면서 도시 몇개를 부숴먹는(물론 물리적으로 주인공들이 부수는 것은 아니지만) 괴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따라 주인공들의 운명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서 지루한 줄 몰랐습니다.

모털엔진만 읽고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을 가르쳐준 속편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견인도시연대기 전 4권을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4권을 한꺼번에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9년 1월 1일 화요일

[책 소개] 모털 엔진(견인도시 연대기 1)


필립리브, 김희정 역, 모털엔진(견인도시연대기1), 부기(2011)

지난 12월,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보았던 영화 "모털엔진"의 화려한 비주얼을 보고, 이런 세계관을 만들어낸 원작소설이라면 당연히 재미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시리즈 4권을 한꺼번에 사서 그 중 1권을 새해 첫날 마루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다 읽었습니다.

솔직한 감상은 영화의 비주얼이 소설을 통해서 상상한 것보다 훨씬 잘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원작 소설을 보고 영화만큼 생생하게, 오히려 그보다 더 견인도시와 해상도시, 공중도시를 재현해 낸 감독과 제작자 "피터 잭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화된 1권의 내용과 영화 자체에서도 꽤나 많은 다른 점이 발견되는데, 영화화하면서 클리셰를 많이 넣으려다 보니,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인물들이 쩌리화되는 문제가 좀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주인공도, 악역(테디우스 발렌타인)도 일관된 신념이 있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기에 영웅이라기보다는 어떤 상황을 운좋게 타개해 나가는 것에 그치고 있는 느낌 밖에는 주지 못해서, 비주얼에 매우 만족했던 영화에 비해 소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스포주의)

특히 영화에서 주인공(톰)을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 처럼 그려 놓았는데, 원작에서는 런던을 파괴하는 주역이기는 커녕, 런던은 메두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자기 혼자 터지는 것이었다는 점, 영화에서 런던이 일단 메두사를 가동해서 샨구오를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는데, 소설에서는 다른 큰 견인도시 한개를 날려버린 것이었고, 샨구오의 벽은 날리지 못하고 끝난다는 점, 영화에서는 슈라이크가 톰과 헤스터가 사랑한다는 것을 보고 개과천선(?)하면서 기능이 정지하는데, 소설에서는 그래도 톰이 엉겁결에 한칼 해서 헤스터를 구해낸다는 점 등 중요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달랐는데, 영화는 영화대로 뭔가 여기저기서 짬뽕해 내어 어울리지 않게 되는 문제가, 소설을 소설대로 뭔가 시원하게 결말을 내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 자체는 쉽고 편안한 문체로 술술 읽히는 라이트노벨(?) 같은 느낌이어서 하루키 같은 소설이 주는 깊이(?!) 같은 것이 별로 없었던 점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추천을 한다면 소설보다는 영화쪽을!!(헤스터가 예쁜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