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2022 내맘대로 무비베스트 어워즈

 2022년에는 고변의 신변잡법 블로그가 거의 개점휴업상태였습니다.

그래도 해마다 한번씩 하는 연례행사를 빼먹고 싶지는 않네요.

올해에도 상당한 수의 영화를 보기는 했기 때문에 5편의 영화로 무엇을 뽑으면 될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일단 역대 1위 작품들을 모아봅니다.

2014년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2015년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6년 :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2017년 : 토르 라그나로크

2018년 : 레디플레이어원

2019년 : 포드vs페라리

2020년 : 테넷

2021년 :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2022년 관람한 개봉영화(넷플릭스 포함) 중 후보작과 짧은 평입니다.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앳원스(댄콴)/4.0 : 정신없지만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구먼. 새끼손가락 유니버스 웃겼음 ㅎㅎㅎㅎ

아웃핏(그레이엄 무어)/4.0 : Classic

애드 아스트라(제임스 그레이)/4.0 : 근미래의 사실적 설정이 인상적

헤어질 결심(박찬욱)/4.5 : 애플워치 녹음기능의 새로운 발견

헌트(이정재)/4.0 : 흠 멋지긴 한데... 너무 북한쥐락펴락이잖음(대사는 좀더 잘들리면 좋겠다)

그레이맨(루소 형제)/4.5 : 아따 액션 시원하다

외계+인 1부(최동훈)/4.0 : 왔다갔다 정신없긴 한데 재밌는데? 대사만 깔끔히 들리면 더 좋겠다

탑건: 매버릭(조셉 코신스키)/4.5 : 우앵 다 살아돌아와서 둘이 포옹할 때 울었잖어 ㅠㅠ

범죄도시2(이상용)/4.0 : 딱 기대한 그만큼!

애덤 프로젝트(숀 레비)/4.0 : 타임 패러독스가 뭐죠? 먹는 건가요?

더 배트맨(맷 리브스)/4.5 : 투박하게 밀어붙인다

극장판 주술회전 제로/5.0 : 저주라니 "순애"다

스파이더맨 : 노웨이홈(존 왓츠)/3.5 : 삼파이더맨 본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5위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그레이맨" 입니다.


주연배우들 모두 물오른 액션연기를 보여주고, 007 마지막 시리즈의 본드걸 아나 디 아르마스를 다시 보는 맛이 있습니다. 올해 개봉한 액션영화들 중 총기액션-맨몸격투-자동차체이싱 모두 합격점 이상이 나오는 유일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딱 한가지 단점이라면 모두 어디선가 본듯한 전개라는 점인데, 이 정도 배우-액션에 독창성까지 더해진다면 아카데미상도 모자라겠죠.

4위는 이정재 배우의 감독입봉작 "헌트" 입니다.


한국영화라 한껏 기대치를 낮춘데다가 이정재 배우가 감독이라니 추가로 더 낮아진 기대치를 매우 상회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정우성도 수상하고 이정재도 수상하고... 픽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북한에 좌지우지 되는 나라였나? 하는 정도를 빼고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3위는 역시 넷플릭스에서 아무 기대 없이 보았던 "아웃핏" 입니다.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 영화라고 하는데, 초반의 살짝 지루함을 지나면 양복점이라는 한 장소에서 이런 서스펜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하게 되는 수작입니다. 

2위는 톰 크루즈의 멱살캐리 "탑건 : 매버릭" 입니다.

살아돌아오는 과정에 억지가 살짝 끼어들어갔지만, 매버릭이 살아돌아와 주는 감동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희생해 줍시다.

1위는 내맘대로 무비베스트 어워즈 최초로 한국영화 "헤어질 결심"이 차지했습니다.


원래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젠 저도 나이가 들었나 보네요. 진정한 사랑과 결혼은 다른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뼈아프게 강조할 필요가 있나... 먼산을 바라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인생의 쓴맛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의 수월성이 완숙한 경지에 이른 박찬욱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역시 2022년 12월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에 대작이 개봉될 것 같지만, 작년과 같이 11월 정도까지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2022년 연말 개봉작이 수작이라면 2023년 어워즈에서 다뤄보겠습니다.


2022년 8월 12일 금요일

2022 여름휴가-3 : 전주에 왔으니 한옥마을은 가봐야지

 


휴가 세째날은 원래 변산반도 해수욕장이나 채석강에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전주 한옥마을에 숙소를 잡아놓고 한옥마을 관광은 하지 않아도 되느냐? 는 의견이 있어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이틀동안 상당히 이동을 했었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인근에서 전주비빔밥으로 아점을 해결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가족회관 에서 비빔밥을 먹으려 했는데, 아직 개시를 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어서 인근의 성미당으로 다시 변경했습니다. 일요일 점심 전이라서 그런지 특별히 사람이 많지 않았고, 육회비빔밥과 전통비빔밥, 삼계탕을 시켜서 먹어보았습니다. 초복이라서 그랬는지 삼계탕 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 같았거든요. 식사후 한옥마을 공용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려 했는데... 아뿔사 한옥마을을 너무 얕봤습니다. 이미 공영주차장은 만차... 그래서 약 3km 떨어진 대성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로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왔습니다.



한옥마을 가운데 4층 정도 우뚝 솟은 전망 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눈에 띄어서 일단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정오에 34도를 넘는 기온이어서 걸어다니면서 관광을 하는 것 자체가 극기훈련이라 의기투합했다고나 할까요. 역시 에어컨 빵빵하고 한옥마을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커피마시면서 역시 와이프와 첫째는 가전기구 토론 삼매경에 빠져 있었고, 그동안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치즈케익을 먹으면서 1시간을 버텼습니다. 


하지만 날이 덥다고 마냥 카페에 있다가 그냥 가는 것도 뭐해서 한옥마을 반대편 끝에 있는 전동성당은 찍고 가기로 했습니다. 전동성당 갔다오는 길에 경기전도 있고, 한옥마을의 큰 골목 2개 정도는 완주하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한옥마을 내부 길들은 걸어다니기 좋게 포장되어 있었고, 전동자전차(?) 같은 것을 빌려서 타고다닐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차없는 거리라서 숙박/영업을 위한 차량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어서 걸어다니기 편한 평지입니다. 전동성당은 지난 겨울 수리를 했다는데 수리가 끝나서 멋진 모습이더군요. 실제로 미사도 열리고 안쪽에 들어가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습니다. 옆에 고풍스러운 성당부속건물도 구경하고 관광은 클리어...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대성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근데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류장 의자 위에 버튼을 누르면 5분간 에어송풍기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와... 정류장에 선풍기가 달려있는 셈!!! 셔틀버스가 올때까지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정류장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와.. 한옥마을 인프라 짱짱맨을 외치며 3km 떨어져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의 원격시동을 켰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차에 탑승하기 5분 정도 전에 미리 원격시동을 걸어서 에어컨을 가동시켜두어서 차를 타면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한 것이 여행을 꽤나 쾌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일년에 10번이나 쓸까 말까한 기능이긴 하지만 혹서기나 혹한기 여행에 적절히 사용하면 만족감 200%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큰넘을 기숙사에 떨궈주기 위해서 대전으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보아두었던 전주에서 가장 싼 주유소(리터당 1735원)에서 기름을 가득채웠습니다. 전주에서 장성, 영암, 해남, 장흥, 화순을 거쳤지만 주유소는 전주가 가장 저렴하더군요.

대전에 도착한 시간은 4시경이었는데,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영화는 한산: 용의 출현 과 외계+인 1부 중선택하는 것이었는데, 저는 둘다 보았기 때문에 열심히 가족들을 설득해서 외계+1인 1부를 보았습니다. 대전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였는데, 대전롯데백화점 1층에 성심당이 엄청 크게 들어와 있더군요. 그러나 저녁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튀김소보루는 패스(아 아깝당...)

외계+인 1부를 본 첫째는 시간여행을 저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하냐면서 슈타인즈게이트 를 보지 않은 눈을 사고 싶다는 얘기를 했지만... 한산: 용의 출현을 보았다면 더 심한 혹평을 하였을 것이라고 응수해 주었습니다.

휴가 마지막 저녁은 김형제 고기의 철학 대전엑스포점 에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이 고기집의 좋은 점은 고기를 옆에서 직원분이 구워주신다는 것입니다. 김치찌개 나 잔치국수 같은 사이드메뉴를 시켜서 함께 먹으면서 휴가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9시가 넘어서 큰넘을 기숙사에 내려주고 서울로 출발!!
서울까지 2시간 정도 중부고속도로는 막히는 구간 없이 잘 뚤리더군요. 그래서 12시 전에 귀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계획은 상당히 숭숭 비어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은근 많은 일정을 소화해낸 여름휴가 3일차 후기였습니다.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2022 여름휴가-2 : 암 여행은 역시 케이블카지



여름휴가 둘째날은 역시나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부모님께서 시골집에 계시다가 토요일 오전에 서울로 귀경하신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서 시골집에 들러 부모님을 읍내에 모셔다드리고 여행일정을 소화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날 오전에는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영암의 독천식당에 아점(?) 먹으러 가는 것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살짝 가족들의 기상시간을 두시간 정도 당겨서 장성의 시골집에 들렀습니다. 


부모님을 버스시간에 맞춰서 읍내에 모셔다 드리고나서 11시 반 정도에 영암으로 출발했습니다. 영암은 낚지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독천식당이 유명한데, 아예 독천식당이 있는 골목을 낙지거리로 조성해 버렸더군요. 




문제는 여름철에 낙지가 너무 작아서 낙지볶음 (중)을 시켜도 (소)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가격은 중자 가격). 수량도 부족하다네요. 어쨌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 낙지볶음(중) 연포탕, 갈낙탕 하나씩 시켜서 먹었습니다. 낙지볶음은 양이 적었지만 뭐 양념에 밥비며먹으면 되는 것이고, 낙지의 씨알이 말도 안되게 작았지만 뭐 감수하기로 한 것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제철에 가까운 봄가을에는 좀더 낫다고 하니, 영암에 낙지 먹으러 온다면 다음부턴 봄가을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힘을 내서 오후 관광예정인 해남 두륜산케이블카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영암과 해남은 인접해 있어 1시간 정도만에 넉넉히 도착했습니다. 한낮기온이 34도 정도의 폭염에 케이블카 내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더웠지만, 케이블카 터미널과 전망대에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견딜만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두륜산 정상에 도착해서 10여분 정도 목조 산책로를 오르면 해남 읍내로도, 저 멀리 바다쪽으로도 탁 트여있는 전망대에서 전망을 구경하게 됩니다(왕복 대인 11,000원). 전망대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20여분 정도, 날이 더워 인근의 사찰을 산책할 수 있었지만, 해남읍내에 가볼만한 커피집을 검색해서 1시간 정도 쉬었습니다. 첫째와 와이프는 로봇청소기가 어디 것이 좋은지, 샤오미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중에서 뭐가 어떤지 삼매경에 빠져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더군요.


둘째날 저녁은 장흥의 취락식당입니다. 이미 2018년경에도 가족여행길에 와본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장흥읍내 전체가 고요하고 한적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물놀이축제를 한다면서 천변에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고, 젊은이들이 이곳저곳에서 물놀이차림으로 걸어다니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장흥에서 볼 수 없었던 고층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것이었는데 거의 20층 높이 이상의 건물을 보고서 놀랐네요.




취락식당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주시는 고기의 양이 상당히 줄었더군요. 5년 전에는 4인분에 고기 한접시, 키조개 한접시 이렇게 주셨는데, 이번에는 같은 크기의 쟁반에 고기, 키조개, 버섯이 모아져 담겨져 있습니다. 양이 거의 1/3 수준으로 줄었달지...  아쉽긴 했지만 추가로 더시키지는 않고 마무리로 된장국에 공기밥 한공기로 배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주숙소로 돌아가는길... 장흥에서 나가는 도로가 엄청 넓은 고속국도로 바뀌었더군요. 20여년전 한창 장흥-서울 주말부부할 때 차를 몰고 다녔던 길이 이젠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는 길에 커피보급해야 한다고 스타벅스 화순DT점에 들러서 커피 한사발 하고 길을 재촉했습니다.

광주부근에서 전주까지 가는 길도 호남고속도로가 아닌 다른 신규 고속도로가 생겼는데, 정말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고속도로에 가로등도 없어서 상향등을 켜고 한참을 달린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새로난 고속도로 달리기가 은근 재미있었던 여름휴가 둘째날 후기였습니다.






2022년 8월 8일 월요일

2022 여름휴가 -1 : 백합죽은 여전히 맛있구나

 


2018년 여름에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2018년 5월경에 구례에서 지도교수님 환갑기념 세미나가 있어서 구례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구례 화엄사가 예뻐서 가족과 함께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급조한 여행이었지만 나름 괜찮은 기억이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기도 했고 해서 처음으로 아이들의 학원이 없는 여름방학이었는데, 둘째가 2018년 여행때 먹었던 부안 계화회관의 백합죽이 또 먹고 싶다고 해서 다시 전라도 여행을 2박 3일로 하기로 했습니다.

첫째가 대전 기숙사에 있어서 금요일 점심에 첫째를 픽업해서 여행을 시작하고, 마지막날 대전에 첫째를 내려주고 귀경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었는데, 여행이 시작되면서 시간은 유도리있게 변경되었습니다.

계획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2022 여름휴가일정


금요일 

9:30 서울출발

11:30 첫째픽업

12:00 점심(원갈치조림)

13:00 대전출발

14:30 진안 마이산 탑사 관광

16:30 진안출발

18:00 저녁(계화회관)

19:00 부안출발

20:00 숙소도착


토요일

10:00 전주출발

12:30 점심(영암 독천식당)

13:30 영암출발

14:40 해남 두륜산 케이블카

16:40 해남 출발

17:40 저녁(장흥 취락식당)

19:00 장흥 출발

21:30 숙소도착


일요일

10:00 전주출발

11:30 변산반도국립공원(채석강+해식동굴)

13:30 변산반도 인근 음식점(칼국수 등-추천 바람)

14:30 변산반도출발

16:30 영화관람(외계+인/비상선언/한산 중 택1)

19:00 저녁(김형제고기의철학)

20:00 대전출발

22:30 집도착


출발하면서 집근처에서 김밥도 인당 한줄씩 샀는데,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을 제가 챙기지 않은 통에 사무실에 들르느라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은 결국 11시 30분 ㅎㅎㅎ 점심시간을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어서 먹게 되었는데, 대전에서 자주 가던 원갈치조림은 재료가 떨어졌다고 2시에 이미 브레이타임에 들어가셔서 첫째가 먹고 싶어하던 고등어조림은 못먹고 인근의 두부마을 이라는 식당에서 청국장과 콩국수를 먹었습니다. 계획은 계획일 뿐 항상 지켜지지는 못하는게 여행이죠.


진주식당 콩국수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어쨌든 콩국수를 클리어하고나서, 첫날 관광일정인 진안 마이산 탑사를 향해 출발합니다. 진안 마이산은 2015년경에 전주에 근무하시던 은사님을 뵈러 갔다가 등산하고 왔던 곳인데, 당시에 탑사가 너무 인상깊었었습니다.



이번엔 남쪽주차장에서 올라갔는데, 북쪽주차장에서는 등산코스지만 남쪽주차장에서는 산책코스더군요. 쉬엄쉬엄 올라가서 인증샷찍고 물한모금 마시고 바로 내려오니 1시간 안에 관광은 끝이 났습니다. 구경한 시간보다 차타고 이동한 시간이 몇배 이상되는 ㅎㅎㅎㅎ

그리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부안 계화회관에 백합코스요리를 맛보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당시에 다녀왔던 기록을 남겨두었었네요.







이번엔 4인이 정식코스(인당 3만원)로 시켜서 백합구이-파전-백합찜-백합탕-백합죽을 모두 먹었습니다. 
당시엔 그리 신기하지 않았는데, 은박지에 싸서 구운 백합구이는 은박지를 열면 조개가 입을 딱 벌려서 속을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리(?)하고 신기했습니다. 역시 백합죽까지 먹으니 많이 먹는 성인남성조차 배가 부를 만한 양입니다. 밑반찬인 파김치나 갓김치도 맛깔나서 다시 찾아와서 먹을만한 맛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온가족 모두 다시 오길 잘했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리고 숙소를 잡은 전주로 이동해서, 전주한옥마을 인근의 온돌방 숙소가 있는 호텔 다
빈에 숙박했습니다.


온돌방에 벽뷰(!)긴 했지만 잠만 잘거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잡은 숙소 치고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여름휴가의 동기가 된 계화회관 백합죽을 거의 완벽하게 클리어한 여름휴가 첫날 후기였습니다.





2022년 5월 11일 수요일

네이버 오픈캐스트 서비스 종료

 



처음 구글 블로거에 블로그를 개설한 2014년 당시-지금도 그렇지만-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국내 업체로는 네이버 와 다음, 글로벌 업체로는 구글의 블로거와 워드프레스 정도가 있었습니다.

이 네가지 업체에서 제공하는 무료 블로그 플랫폼 중에서 구글 블로거를 선택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네이버와 다음은 수익모델이 없었고, 워드프레스는 홈페이지 형식이라 단순히 글과 사진을 포스팅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구글검색을 통해서 접근이 가능하고 애드센스도 붙어서 수익창출도 가능한 구글블로거가 괜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구글블로거의 가장 큰 단점은 한글사용자의 검색을 통한 유입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 이론상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엔진에 구글블로거에서 만든 블로그를 등록함으로써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을 통해서 검색결과에 노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네이버와 다음은-특히 네이버는 네이버 외부에 존재하는 한글자료를 검색해서 활발하게 노출시켜줄 의향이 없는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네이버 블로그조차 존폐의 위기를 겪었는데, 네이버 검색엔진이 네이버 블로그에 검색우선권을 주지 않아서 외부 블로그들이 네이버 검색엔진으로 더 활발히 노출되기를 바라는 것이 순진한 생각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지금에 와선 듭니다.

저 순진한 생각을 했을 당시, 구글 블로거에 올리는 제 글들을 네이버에 잘 노출시키기 위해서 이용했던 서비스가 네이버의 오픈캐스트 라는 서비스입니다. 네이버 외부의 사이트나 정보를 링크형식으로 묶어서 소개하는 서비스인데, 고변의 신변잡법 블로그에 올라가는 글들이 4개가 될 때마다 네이버 오픈캐스트 에 올리면 네이버 검색엔진이 적어도 이 블로그의 글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검색결과에 포함시켜주지 않을까 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8년이라는 기간은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긴 시간이었고, 마침내 네이버로부터 오픈캐스트 서비스를 2022. 5. 30.부로 종료한다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무료서비스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은 프리챌 서비스 종료에서 뼈저리기 느끼기도 했고, 오픈캐스트 가 엄청난 효과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어쨌든 8년이라는 기간동안 규칙적으로 잘 사용하기도 한 서비스였으니, 여기에 그 종료소식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2022년 4월 25일 월요일

자동차관리법 위반 사건 무죄

 


2년 정도 끌었던 자동차관리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자동차검사업무를 하던 자동차검사원이 중고차의 성능점검을 하면 자동차성능점검표를 발행하게 되는데, 사고이력이 있는 차량을 점검하면서 사고이력이 없는 것으로 허위 점검을 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약식기소가 된 사건이었는데, 성능점검원인 피고인이 허위로 점검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많았기 때문에 맡았던 사건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피해자가 성능점검을 받은 지 3개월, 5,000킬로미터나 더 탄 후에 다른 성능점검장에서 성능점검을 받았는데, 피고인이 점검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서 피고인이 허위로 점검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는데, 피고인의 성능점검표와 다른 성능점검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피고인의 성능점검이 허위라는 것이 공소사실이었는데,

성능점검경력이 10년이 되는 피고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고소인과 수사기관이 제출한 사진과 블로그 등에서 출력해서 제출한 증거자료 등에 대해 반박을 하고, 외판 등에 통상적인 의미의 "사고"이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체가능한 부분의 교체나 용접은 성능점검상의 "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점, 설사 피고인에게 성능점검상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있어도 적극적으로 허위의 점검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만약 허위로 성능점검한 것이라고 수사기관이 확신한다면 벌금형 구형은 말도 안되는 사건인데, 자신없으니 구약식벌금을 한 사건이었고, 적극적으로 변호를 한 결과 무죄라는 결론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검사측에서도 왠일인지 항소를 하지 않아서 1심에서 무죄가 확정되는 보기 드문 사건이기도 했습니다(대부분의 검사는 1심 무죄시 십중팔구 항소를 하기 때문입니다).

거의 2년에 걸친 재판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2년 3월 24일 목요일

[책 소개] 2022 제4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보미 외, 2022 제45회 이상문학상작품집, 문학사상(2022)

오랜만에 소설들을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냉혹한 현실을 그리는 소설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거부감이 옅어진 것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구나 하는 생각도 소설들을 다 읽고 난 짤막한 소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대상수상작의 문학적 성취에 공감 보다는 우수작들의 소재나 형식에서 느껴지는 새로움이 더 컸는데, 아무래도 기성세대가 갖게 되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건 올해들어 처음 한권의 책을 독파했는데, 갈수록 책을 안 읽는 사람이 되어가는 차에 그래도 일년에 한번 어쩌다 서점에 가면 집어들 만한 소설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상적인 구절들입니다(대상작에서는 인상적인 구절이 없다는 것도 특이하네요).

사람들은 기어코 사랑에 빠졌다. 상실한 이후의 고통을 조금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고 마는 데 나이를 먹는 일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209면.

아룬다티 로이의 소설 <작은 것들의 신> 이후 넉살의 <작은 것들의 신>이 있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이후 넉살의 <1Q87>이 있었으니, 외국문학과 넉살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 이후 화나의 <그날이 오면>이 있었고, 손창섭의 <잉여인간> 이후 화나의 <잉여인간>이 있었으니, 한국문학과 화나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버지니아 울프의 <3기니>와 원슈타인의 <3기니>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230면.

생각이 많고 양면성을 강조하고 사태의 복합적 측면을 고려하며 아우르려는 사람들이야말로 무기력하다는 것을 공은 알고 있었다.

-이장욱, 잠수종과 독, 317면

2022년 3월 15일 화요일

[득템] 중앙대학교 옥스포드 노트

 



둘째놈이 등교한지도 2주일 정도 지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것인지, 둘째놈이 특이한 것인지 나머지 수업들은 비대면이라며 화목 이틀 밖에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해서, 특별히 오전에 급한 일정이 없으면 출근하는 길에 데려다주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침에 데려다주고 오후일정이 근처에서 일찍 끝나서 둘째놈한테 집에 언제 가느냐고 물었더니 약 한시간 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10분 정도 거리라서 중앙대학교에 가서 둘째놈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아.. 둘째놈은 올해 3월부터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과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당히 고저차가 큰 지형에 건물들을 지어놓았다는 것인데, 가장 큰 건물이 가장 최근에 지은 것 같은 310동 백주년기념관이었습니다. 이 건물을 처음에는 위에서 봐서 얼마나 큰 것인지 몰랐는데, 건물 윗부분 입구에서 내려다본 축구장이 이 건물 아랫부분의 옥상(?) 부분에 지어졌을 정도로 큰 건물이었습니다.

언제나 대학교에 방문하면 그 대학에서만 판매하는 노트를 구하기 위해서 학생회관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학생회관에 기념품점과 서점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중앙대학교는 살짝 달랐습니다. 어쨌든 학교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곳인 310동에서 학생회관인 107동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범대, 법대 등이 하나의 큰 건물들로 자리잡고 있는 광장을 지나 학생회관이라고 짐작되는 곳에 왔는데... 갤러리와 행정 등을 위해 사용되는 건물이었고, 아랫쪽으로 한참 내려가야 학생회관인 107동으로 갈 수 있더군요. 상당한 내리막 계단을 내려가니 후문(?) 옆에 107동 학생회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생회관에 가봤더니, 모든 호실이 동아리방이고, 기대했던 기념품점과 서점은 없었습니다. 친절하게도 입구에 앉아계시던(아마도 동아리모집을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이 건너편 102동 지하에 서점이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102동으로 가는 길에 연못도 있고, 중대의 상징인 청룡동상도 있었습니다. 그 뒤로 대학본부로 보이는 건물이 있네요.


102동은 상당히 큰 건물이었습니다.



지하에 기념품점과 서점이 있었는데, 기념품점에서 파는 상품이 그리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학노트가 판매되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중대마크가 있는 옥스포드노트 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이것이라도 득템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고, 이제 상당히 내려왔는데 주차해 놓은 곳은 거의 꼭대기라서 올라갈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올라갔는데...



어엇!!! 올라가는 길은 야외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네요. 그래서 내려올 때보다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앙도서관 옆으로 돌아서 약간만 올라가면 바로 처음에 봤던 310동의 맨 아랫층으로 이어졌습니다.


아까 위에서 내려다보았던 축구장을 보면서 건물 1층으로 들어가면 에스컬레이터로 중단부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입체적인 건물이면서 길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더군요. 마침 둘째놈이 일정을 마쳤다고 해서 310동 로비에서 만나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중앙대학교 노트 득템을 위해서 1시간 정도 중앙대학교 교정도 구경을 할 수 있었네요. 다음번에 시간이 되면 학생식당에서 밥도 한번 먹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