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2일 금요일

2022 여름휴가-3 : 전주에 왔으니 한옥마을은 가봐야지

 


휴가 세째날은 원래 변산반도 해수욕장이나 채석강에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전주 한옥마을에 숙소를 잡아놓고 한옥마을 관광은 하지 않아도 되느냐? 는 의견이 있어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이틀동안 상당히 이동을 했었기 때문에 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인근에서 전주비빔밥으로 아점을 해결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가족회관 에서 비빔밥을 먹으려 했는데, 아직 개시를 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어서 인근의 성미당으로 다시 변경했습니다. 일요일 점심 전이라서 그런지 특별히 사람이 많지 않았고, 육회비빔밥과 전통비빔밥, 삼계탕을 시켜서 먹어보았습니다. 초복이라서 그랬는지 삼계탕 먹는 것도 괜찮은 선택 같았거든요. 식사후 한옥마을 공용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하고 한옥마을 관광을 하려 했는데... 아뿔사 한옥마을을 너무 얕봤습니다. 이미 공영주차장은 만차... 그래서 약 3km 떨어진 대성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로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왔습니다.



한옥마을 가운데 4층 정도 우뚝 솟은 전망 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눈에 띄어서 일단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미 정오에 34도를 넘는 기온이어서 걸어다니면서 관광을 하는 것 자체가 극기훈련이라 의기투합했다고나 할까요. 역시 에어컨 빵빵하고 한옥마을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어서 좋았습니다. 커피마시면서 역시 와이프와 첫째는 가전기구 토론 삼매경에 빠져 있었고, 그동안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치즈케익을 먹으면서 1시간을 버텼습니다. 


하지만 날이 덥다고 마냥 카페에 있다가 그냥 가는 것도 뭐해서 한옥마을 반대편 끝에 있는 전동성당은 찍고 가기로 했습니다. 전동성당 갔다오는 길에 경기전도 있고, 한옥마을의 큰 골목 2개 정도는 완주하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한옥마을 내부 길들은 걸어다니기 좋게 포장되어 있었고, 전동자전차(?) 같은 것을 빌려서 타고다닐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차없는 거리라서 숙박/영업을 위한 차량을 제외하고는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어서 걸어다니기 편한 평지입니다. 전동성당은 지난 겨울 수리를 했다는데 수리가 끝나서 멋진 모습이더군요. 실제로 미사도 열리고 안쪽에 들어가서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습니다. 옆에 고풍스러운 성당부속건물도 구경하고 관광은 클리어...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대성주차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근데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류장 의자 위에 버튼을 누르면 5분간 에어송풍기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와... 정류장에 선풍기가 달려있는 셈!!! 셔틀버스가 올때까지 10분 정도의 시간동안 정류장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앉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와.. 한옥마을 인프라 짱짱맨을 외치며 3km 떨어져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의 원격시동을 켰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차에 탑승하기 5분 정도 전에 미리 원격시동을 걸어서 에어컨을 가동시켜두어서 차를 타면 시원한 느낌이 들게 한 것이 여행을 꽤나 쾌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일년에 10번이나 쓸까 말까한 기능이긴 하지만 혹서기나 혹한기 여행에 적절히 사용하면 만족감 200%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전주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큰넘을 기숙사에 떨궈주기 위해서 대전으로 출발하기 전에 미리 보아두었던 전주에서 가장 싼 주유소(리터당 1735원)에서 기름을 가득채웠습니다. 전주에서 장성, 영암, 해남, 장흥, 화순을 거쳤지만 주유소는 전주가 가장 저렴하더군요.

대전에 도착한 시간은 4시경이었는데,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영화는 한산: 용의 출현 과 외계+인 1부 중선택하는 것이었는데, 저는 둘다 보았기 때문에 열심히 가족들을 설득해서 외계+1인 1부를 보았습니다. 대전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였는데, 대전롯데백화점 1층에 성심당이 엄청 크게 들어와 있더군요. 그러나 저녁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튀김소보루는 패스(아 아깝당...)

외계+인 1부를 본 첫째는 시간여행을 저렇게 밖에 활용하지 못하냐면서 슈타인즈게이트 를 보지 않은 눈을 사고 싶다는 얘기를 했지만... 한산: 용의 출현을 보았다면 더 심한 혹평을 하였을 것이라고 응수해 주었습니다.

휴가 마지막 저녁은 김형제 고기의 철학 대전엑스포점 에서 삼겹살을 구웠습니다. 이 고기집의 좋은 점은 고기를 옆에서 직원분이 구워주신다는 것입니다. 김치찌개 나 잔치국수 같은 사이드메뉴를 시켜서 함께 먹으면서 휴가 마지막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9시가 넘어서 큰넘을 기숙사에 내려주고 서울로 출발!!
서울까지 2시간 정도 중부고속도로는 막히는 구간 없이 잘 뚤리더군요. 그래서 12시 전에 귀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계획은 상당히 숭숭 비어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은근 많은 일정을 소화해낸 여름휴가 3일차 후기였습니다.

2022년 8월 11일 목요일

2022 여름휴가-2 : 암 여행은 역시 케이블카지



여름휴가 둘째날은 역시나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부모님께서 시골집에 계시다가 토요일 오전에 서울로 귀경하신다는 소식을 알게 되어서 시골집에 들러 부모님을 읍내에 모셔다드리고 여행일정을 소화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날 오전에는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영암의 독천식당에 아점(?) 먹으러 가는 것 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살짝 가족들의 기상시간을 두시간 정도 당겨서 장성의 시골집에 들렀습니다. 


부모님을 버스시간에 맞춰서 읍내에 모셔다 드리고나서 11시 반 정도에 영암으로 출발했습니다. 영암은 낚지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독천식당이 유명한데, 아예 독천식당이 있는 골목을 낙지거리로 조성해 버렸더군요. 




문제는 여름철에 낙지가 너무 작아서 낙지볶음 (중)을 시켜도 (소)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가격은 중자 가격). 수량도 부족하다네요. 어쨌든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 낙지볶음(중) 연포탕, 갈낙탕 하나씩 시켜서 먹었습니다. 낙지볶음은 양이 적었지만 뭐 양념에 밥비며먹으면 되는 것이고, 낙지의 씨알이 말도 안되게 작았지만 뭐 감수하기로 한 것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제철에 가까운 봄가을에는 좀더 낫다고 하니, 영암에 낙지 먹으러 온다면 다음부턴 봄가을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힘을 내서 오후 관광예정인 해남 두륜산케이블카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영암과 해남은 인접해 있어 1시간 정도만에 넉넉히 도착했습니다. 한낮기온이 34도 정도의 폭염에 케이블카 내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더웠지만, 케이블카 터미널과 전망대에는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견딜만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두륜산 정상에 도착해서 10여분 정도 목조 산책로를 오르면 해남 읍내로도, 저 멀리 바다쪽으로도 탁 트여있는 전망대에서 전망을 구경하게 됩니다(왕복 대인 11,000원). 전망대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20여분 정도, 날이 더워 인근의 사찰을 산책할 수 있었지만, 해남읍내에 가볼만한 커피집을 검색해서 1시간 정도 쉬었습니다. 첫째와 와이프는 로봇청소기가 어디 것이 좋은지, 샤오미의 로봇청소기 브랜드 중에서 뭐가 어떤지 삼매경에 빠져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더군요.


둘째날 저녁은 장흥의 취락식당입니다. 이미 2018년경에도 가족여행길에 와본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장흥읍내 전체가 고요하고 한적한 느낌이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물놀이축제를 한다면서 천변에 차량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고, 젊은이들이 이곳저곳에서 물놀이차림으로 걸어다니고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가장 놀랐던 것은 장흥에서 볼 수 없었던 고층건물이 들어서 있었던 것이었는데 거의 20층 높이 이상의 건물을 보고서 놀랐네요.




취락식당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주시는 고기의 양이 상당히 줄었더군요. 5년 전에는 4인분에 고기 한접시, 키조개 한접시 이렇게 주셨는데, 이번에는 같은 크기의 쟁반에 고기, 키조개, 버섯이 모아져 담겨져 있습니다. 양이 거의 1/3 수준으로 줄었달지...  아쉽긴 했지만 추가로 더시키지는 않고 마무리로 된장국에 공기밥 한공기로 배를 채우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주숙소로 돌아가는길... 장흥에서 나가는 도로가 엄청 넓은 고속국도로 바뀌었더군요. 20여년전 한창 장흥-서울 주말부부할 때 차를 몰고 다녔던 길이 이젠 많이 달라졌습니다. 가는 길에 커피보급해야 한다고 스타벅스 화순DT점에 들러서 커피 한사발 하고 길을 재촉했습니다.

광주부근에서 전주까지 가는 길도 호남고속도로가 아닌 다른 신규 고속도로가 생겼는데, 정말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고속도로에 가로등도 없어서 상향등을 켜고 한참을 달린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새로난 고속도로 달리기가 은근 재미있었던 여름휴가 둘째날 후기였습니다.






2022년 8월 8일 월요일

2022 여름휴가 -1 : 백합죽은 여전히 맛있구나

 


2018년 여름에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2018년 5월경에 구례에서 지도교수님 환갑기념 세미나가 있어서 구례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구례 화엄사가 예뻐서 가족과 함께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급조한 여행이었지만 나름 괜찮은 기억이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기도 했고 해서 처음으로 아이들의 학원이 없는 여름방학이었는데, 둘째가 2018년 여행때 먹었던 부안 계화회관의 백합죽이 또 먹고 싶다고 해서 다시 전라도 여행을 2박 3일로 하기로 했습니다.

첫째가 대전 기숙사에 있어서 금요일 점심에 첫째를 픽업해서 여행을 시작하고, 마지막날 대전에 첫째를 내려주고 귀경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었는데, 여행이 시작되면서 시간은 유도리있게 변경되었습니다.

계획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2022 여름휴가일정


금요일 

9:30 서울출발

11:30 첫째픽업

12:00 점심(원갈치조림)

13:00 대전출발

14:30 진안 마이산 탑사 관광

16:30 진안출발

18:00 저녁(계화회관)

19:00 부안출발

20:00 숙소도착


토요일

10:00 전주출발

12:30 점심(영암 독천식당)

13:30 영암출발

14:40 해남 두륜산 케이블카

16:40 해남 출발

17:40 저녁(장흥 취락식당)

19:00 장흥 출발

21:30 숙소도착


일요일

10:00 전주출발

11:30 변산반도국립공원(채석강+해식동굴)

13:30 변산반도 인근 음식점(칼국수 등-추천 바람)

14:30 변산반도출발

16:30 영화관람(외계+인/비상선언/한산 중 택1)

19:00 저녁(김형제고기의철학)

20:00 대전출발

22:30 집도착


출발하면서 집근처에서 김밥도 인당 한줄씩 샀는데, 매일 먹어야 하는 약을 제가 챙기지 않은 통에 사무실에 들르느라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은 결국 11시 30분 ㅎㅎㅎ 점심시간을 예정보다 2시간이나 늦어서 먹게 되었는데, 대전에서 자주 가던 원갈치조림은 재료가 떨어졌다고 2시에 이미 브레이타임에 들어가셔서 첫째가 먹고 싶어하던 고등어조림은 못먹고 인근의 두부마을 이라는 식당에서 청국장과 콩국수를 먹었습니다. 계획은 계획일 뿐 항상 지켜지지는 못하는게 여행이죠.


진주식당 콩국수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어쨌든 콩국수를 클리어하고나서, 첫날 관광일정인 진안 마이산 탑사를 향해 출발합니다. 진안 마이산은 2015년경에 전주에 근무하시던 은사님을 뵈러 갔다가 등산하고 왔던 곳인데, 당시에 탑사가 너무 인상깊었었습니다.



이번엔 남쪽주차장에서 올라갔는데, 북쪽주차장에서는 등산코스지만 남쪽주차장에서는 산책코스더군요. 쉬엄쉬엄 올라가서 인증샷찍고 물한모금 마시고 바로 내려오니 1시간 안에 관광은 끝이 났습니다. 구경한 시간보다 차타고 이동한 시간이 몇배 이상되는 ㅎㅎㅎㅎ

그리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부안 계화회관에 백합코스요리를 맛보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당시에 다녀왔던 기록을 남겨두었었네요.







이번엔 4인이 정식코스(인당 3만원)로 시켜서 백합구이-파전-백합찜-백합탕-백합죽을 모두 먹었습니다. 
당시엔 그리 신기하지 않았는데, 은박지에 싸서 구운 백합구이는 은박지를 열면 조개가 입을 딱 벌려서 속을 바로 먹을 수 있어서 편리(?)하고 신기했습니다. 역시 백합죽까지 먹으니 많이 먹는 성인남성조차 배가 부를 만한 양입니다. 밑반찬인 파김치나 갓김치도 맛깔나서 다시 찾아와서 먹을만한 맛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온가족 모두 다시 오길 잘했다는 평가였습니다.

그리고 숙소를 잡은 전주로 이동해서, 전주한옥마을 인근의 온돌방 숙소가 있는 호텔 다
빈에 숙박했습니다.


온돌방에 벽뷰(!)긴 했지만 잠만 잘거라고 생각하고 급하게 잡은 숙소 치고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여름휴가의 동기가 된 계화회관 백합죽을 거의 완벽하게 클리어한 여름휴가 첫날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