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3일 월요일

마시던 찻물을 상대방의 얼굴에 끼얹는 행위는 폭행


막장 드라마(시크릿가든이 막장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만..)에 클리셰처럼 나오는 장면 중에 맘에 안드는 며느리감에게 예비시어머니가 또는 불륜녀에게 본처가 커피숍에서 물컵에 담긴 물을 상대방에게 끼얹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크릿가든에서는 하지원이 이걸 살짝 피하긴 합니다만, 어쨌든 현실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나면 물을 끼얹은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마시던 찻물 상대방에게 끼얹는 행위는 폭행에 해당", 연합뉴스).

이유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폭행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형법상 폭행죄는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한다"라고 규정(형법 제260조 제1항)되어 있지만, 폭행의 범위는 학설과 판례에 의하여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념상으로는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은 "광의의 폭행"으로서 사람에 대한 직접, 간접의 유형력의 행사를 말하고, 폭행죄의 폭행은 "협의의 폭행"으로서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일응 구별이 가능합니다. 즉, 타인의 집 마당에 인분을 던지거나, 방문을 발로 차는 것만으로는 폭행죄의 폭행이 되지 않지만,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는 해당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라고 볼 수 있는 경우 즉 "사람에게 돌을 던지거나, 뺨을 때리거나, 침을 뱉거나, 손이나 옷을 잡아당기거나 미는 경우는 물론 모발이나 수염을 자르는 것"도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에 해당하게 됩니다.
- 이재상, 형법각론, 57-58면, 박영사(1998) 참조.

(사람에게) 침을 뱉는 것이 폭행에 해당된다면 마시던 찻물을 뿌리는 것 또한 폭행에 해당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겠지요. 특히, "시비가 붙어 멱살을 잡은 정도가 무슨 폭행이냐"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멱살을 잡아 폭행하였다는 이유로 50-100만원의 벌금이 선고되는 일은 흔한 일이니 다른 사람과의 시비는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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