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1일 수요일
변제자대위
대법원 이메일서비스(관련 포스팅)에서 날아온 판결(대법원 2014. 12. 18. 선고 2011다50233 판결)을 보고 변제자대위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채무자 대신에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권자를 대위한 자는 자기의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민법 제482조 제1항)는데, 이를 변제자대위라고 합니다. 대위변제가 있으면 채무자는 변제자에 변제에 의하여 채무를 면하지 못하고, 변제자를 새로운 채권자로 두게 됩니다. 민법은 이중 법정대위자(법에 의하여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는 사람)가 여럿일 때 그 상호간의 관계에 대하여 정하고 있습니다.
1. 보증인과 (담보목적물의) 제3취득자와의 관계(민법 제482조 제2항 제1호, 제2호)
보증인은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음(단, 미리 전세권, 저당권에 대위의 부기등기 필요)
제3취득자는 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음
2. 제3취득자 상호간(민법 제482조 제2항 제3호)
각 부동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다른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
3. 물상보증인 상호간(민법 제482조 제2항 제4호)
각 부동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다른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
4. 보증인과 물상보증인 상호간(민법 제482조 제2항 제5호)
그 인원수에 비례하여 채권자를 대위
그런데 물상보증인과 제3취득자와의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민법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았고, 종전 판례(대법원 1974. 12. 10. 선고 74다1419 판결)는 제3취득자가 "보증인에 대하여는 대위할 수 없으나 물상보증인과는 각 담보재산의 가액에 비례하여 대위를 인정"하고 있었는데,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4. 12. 18. 선고 2011다50233 판결)은 채무자로부터 담보부동산을 취득한 제3채무자는 "채무를 변제하거나 담보권의 실행으로 소유권을 잃더라도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다"고 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민법이 보증인과 제3채무자 사이에는 제3채무자가 보증인을 대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반면, 보증인과 물상보증인은 인원수에 비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도록 우열없이 취급하고 있는 만큼, 물상보증인과 제3취득자와의 관계에서 물상보증인은 보증인과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상보증인과 제3취득자와의 관계는 위 1.의 보증인과 제3취득자와의 관계의 경우와 같이 정리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물상보증인과 제3취득자와의 관계(민법 규정 없음)
물상보증인은 제3취득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음
제3채무자는 물상보증인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 없음
한해동안 블로그에 올라오는 신변잡기적 글들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가정에 평안과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4년 12월 30일 화요일
[책소개] 행복의 기원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심리학자 입장에서 행복(=쾌감)이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하는 책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식 관념론적 행복론보다는 다윈의 진화론적 행복론이 더 타당하다고 당당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매우 단순화시키면 타당한 결론이 될 수도 있겠다 또는 일면의 진실이라고는 충분히 말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글도 쉽게 쓰면서 비유도 적당해서 술술 읽히는 편입니다.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학문적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책으로서 추천합니다. 다음은 제게 인상적이었던 구절들입니다.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55면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골프는 뇌가 디자인된 원래 목적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86면.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98면.
지금 언급하고 싶은 것은, 빈곤을 벗어난 사회에서 돈은 더 이상 행복의 키워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08면.
객관적으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14면.
행복은 복권 같은 큰 사건으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초콜릿 같은 소소한 즐거움의 가랑비에 젖는 것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11-113면.
불행의 감소와 행복의 증가는 서로 다른 별개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16면.
쾌락은 생존을 위해 설계된 경험이고, 그것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본래 값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적응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생물학적 이유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23면.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오르고 싶어하는 산은 똑같다. 사람들이 즐겁게 모여있는 정상. 이 둘의 차이는 얼마나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오르냐다. 외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가볍지만, 내향적인 사람의 가방은 어색함, 스트레스, 두려움 등으로 무겁다.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44면.
To be happy, we must not be too concerned of others.
- 서은국,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2014), 169면.
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수사지휘전담검사
검찰 '수사지휘 전담팀' 20일부터 일제히 가동 법률신문, 2012. 2. 12.자 기사
2012년 2월의 기사이니 이미 2년도 넘은 제도이긴 한데,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수사지휘를 전담하는 검사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지휘검사가 수사지휘하는 사건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수사지휘를 한 검사가 모두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경찰에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되면 송치된 사건을 기소여부를 결정할 검사에게 재배당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 경우 고소인에게 "협의완료를 이유로 사건이 재배당"되었다는 통지가 발송됩니다.
이걸 확실히 알고 있지 못했었네요. 모르던 사실을 배워가는 하루하루입니다.
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책 소개] 소설가의 일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사실 이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기 전까지 "김연수"라는 소설가를 알지 못했습니다. 이름만 들었다면 여성이라고 착각했을 이름을 가진 70년 개띠라는 이 소설가의 소설도 물론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지요.
제가 "소설가의 일"이라는 책을 집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이 책을 올해 읽을만한 책 베스트5로 뽑은 "문유석" 부장님의 추천글(페이스북 링크) 때문입니다. 같은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인 신뢰가 있기도 하지만(지난 주말 현재 반디앤루니스 고속터미널점 정치사회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는 판사유감(저의 책소개는 [책소개] 판사유감) 참조)의 저자이십니다) , 굳이 전공과 관련없는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으시다는 점, 영화를 고를 때에도 너무 많은 인기를 끄는 영화는 한템포 늦춰서 보는 반골기질이 있으시다는 점 등 의외로 저와도 비슷한 점이 있어서 더욱 호감이 가는 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는 페이스북 친구는 offline에서 인연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신청(또는 수락)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원칙을 깨고 온라인상에서 제가 먼저 친구신청을 한 몇 안되는 분들 중 한분이기도 합니다(이 자리를 빌어 친구수락 감사드립니다). 제가 친구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글도 소개합니다. - 죽은글쓰기 책을 고르는데 젬병이라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는 습관을 가진 제게는 양서를 골라주시는 분이 생겨서 너무 기쁘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문부장님이 재밌으셨다면 당연히 믿을만 하겠지 하며,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책쇼핑을 하면서 추천하신 책중 네권의 책을 샀습니다(그중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은 대형서점에도 재고가 없어서 사지 못하였네요). 그리고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까지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이라는 책을 다 읽어 버렸습니다. 손에 잡으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소위 "page-turner"입니다. 무엇보다 옆에서 이야기해주듯이 ㅋㅋ ㅜㅠ 곁들이며 쓴 글들에 키득키득하면서 즐거웠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짬이 나면 소설가 김연수의 소설책들을 한권씩 사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같이 어떤 문장, 또는 어떤 문단이 맘에 들어 인용해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한국작가를 발견해서 기쁜 마음 그지 없고, 문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 산문집에서 좋았던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실제로 서가를 마련해서 "김연수식"으로 책을 꽂아보는 것도 해보고 싶어지고 그랬습니다.
내 서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한 부분은 읽은 소설, 또 한 부분은 읽은 비소설, 나머지는 읽지 않은 책들이다. 읽은 책들은 내가 보기에 좋은 순서대로 꽂는다. 그러니까 제일 좋은 책이 맨 앞에 있고, 뒤를 이어서 그다음 좋은 순서대로 책들이 쭉 꽂힌다. 물론 판단은 주관적이다. 그렇게 해서 평생에 걸쳐서 소설 365권과 비소설 365권을 선정한 뒤 일흔 살이 지나면 매일 한권의 소설과 한권의 비소설을 읽으면서 지내고 싶다. 그러니 내 노후대책이라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730권의 책을 마련하는 것이랄까.
아직 나는 730권의 절반도 책꽂이에 꽂지 못했다. 신간을 보면 베스트 365에 들지 못하는 책이 태반이다. 펼쳤는데 베스트 365에 들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만 할까? 그냥 조용히 책장을 덮는 수밖에. 저자와 출판사에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 이 소설은 꽤 좋구나!" 그런 감탄이 드는 책을 읽고 나서도 막상 서가에 꽂으려고 보면, 앞쪽에는 정말이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들이 꽂혀 있어서 꽂을 자리가 없다. 고심 끝에 꽂아보면 대개 100위권 바깥이다. 내 소설을 과연 어디쯤 꽂힐까? 생각하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그러니 단숨에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책을 만나기란 한국노래가 빌보드차트 정상에 오르는 일만큼 드물다. 그러니 새롭게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책은 이제 읽을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68면.
이외에도 인상 깊었던 부분.
말이란 늘 캐릭터의 욕망을 배반하는 원치 않은 부산물이다. 그건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자주 서로를 오해하는데, 그건 대화를 통해 우리가 진짜 욕망이 아니라 가짜 욕망을 서로 교환하기 때문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28면.
마찬가지로 오직 살인하고 죽이기만 하는 소설을 우리가 싫어하는 까닭은 심성이 착해빠졌거나 그게 인간의 추잡한 일면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니라 서사적으로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살배기라도 악을 저지를 수 있듯이 한 번도 제대로 글을 안써본 사람이라도 살인하고 죽이기만 하는 소설은 쓸 수 있다. 서사적으로 보았을 때, 그런 이야기는 단순한 구조라 쓰기 쉽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58면.
현대 일본어의 '감사하다'라는 형용사는 '아리가타이, 즉 어원적으로 '(상대방의 호의 등이)있기 어렵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흔치 않다는 뜻에서 고맙다는 뜻으로 발전한 단어다. 해서 일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67면.
흔한 인생을 살았다더라도 흔치 않은 사람이 되자. 미문을 쓰겠다면 먼저 미문의 인생을 살자. 이 말은 평범함 일상에 늘 감사하는 사람이 되자는 말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미문의 인생이다. 소설 속의 인생 역시 마찬가지다. 추잡한 문장은 주인공을,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인생을 뻔한 것으로 묘사할 때 나온다. 사랑하지 않으면 뻔해지고, 뻔해지면 추잡해진다.
-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174면.
우리의 마음은 언어로는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우리가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건 오직 감각적인 것들 뿐이에요. 이 사실이 이해된다면, 앞으로 봄이 되면 무조건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사람과 특정한 꽃을 보러 다니고, 잊지 못할 음식을 먹고, 그날의 날씨와 눈에 띈 일들을 일기장에 적어놓으세요. 우리 인생은 그런 것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설도 마찬가지에요.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218면.
'왜 어떤 사람들은 죽을 줄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걸어가는가? 그 이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설가로 만든 건 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나보다 먼저 소설을 썼던 소설가들이 그들의 소설에 무수히 남겨놓은 바로 그 문장이었으니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그러니까 도스토옙스키가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의 맨 앞장에 인용한 요한복음 12장 24절의 그 말.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김연수, 소설가의 일, 문학동네(2014), 256-257면.
2014년 12월 24일 수요일
slowvideo와 timelapse
첫번째 동영상은 제주시 용두암 근처에서 날아오는 비행기를 슬로우비디오로 찍은 영상(앗!! 그런데 올리고 확인해 보니 첫번째 영상이 슬로우비디오 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동영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중간에 비행기가 머리 위를 지날 때 느려져서 천천히 날아가는 모습인데, 그냥 똑같은 속도로 날아가네요. 슬로비디오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에 슬로비디오 영상을 전송하더라도 그 스마트폰에서는 슬로비디오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합니다.)이고, 두번째 동영상은 제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밖에 보이는 풍경을 타임랩스로 찍은 영상입니다.
슬로우비디오는 어떤 장면이 빨리 지나갈 때를 천천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타임랩스는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는 장시간에 걸친 동영상을 짧은 시간 안에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정 반대의 목적을 가진 동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5에서 슬로우비디오 기능이, 아이폰5S(정확시는 IOS8)에서 타임랩스기능이 카메라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슬로우비디오기능을 골프스윙을 찍을 때 많이 사용합니다. 사실 그냥 동영상도 큰 무리는 없지만 임팩트순간 전후의 동작을 꽤 오랜시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걸 보고 자신의 스윙을 고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게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타임랩스기능은 사실 별로 써 본적도 없습니다. 오랜시간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진작가들처럼 멋있는 타임랩스 영상이 찍히는 자리가 흔치도 않기 때문이지요. 아이폰에 내장되어 있는 타임랩스 기능보다 인스타그램에서 나온 "하이퍼랩스"라는 앱은 손떨림 등을 조금더 보정해 준다고 합니다. 두번째 동영상은 하이퍼랩스로 찍은 것입니다.
혹시 아이폰5S 이상을 가지고 계신데 동영상만 찍고 있으셨다면 슬로우비디오와 타임랩스도 사용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의외로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2014년 12월 22일 월요일
MC몽과 통진당 해산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과 관련해서 신문에서도 페이스북에서도 시끌시끌합니다. 진보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 입장에서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게 된다"는 우려가 가장 큰 것 같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은 "남북한 대치의 특수상황하에서는 정당해산까지도 가능한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의 견해가 더 타당한 것인지 판단할 능력까지는 없지만서도 오늘 페이스북에서 본 포스팅(MC몽과 통진당)에 대해서는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주절주절대 보겠습니다.
우선 위 포스팅이 논리는
MC몽 고의발치-병역기피 사실은 심증은 가나 명백한 증거가 없으니 무죄가 난 것을 보면,
친북성향/이석기 삽질로 인하여 통진당=반민주적 정당이라는 사실 또한 심증은 가나 명백한 증거가 없으니 정당해산까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 논리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MC몽의 사건은 형사사건입니다. 형사재판은 개인의 인신을 구속하는 매우 강력한 국가적 제재가 부과되는 재판이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적용됩니다. 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들더라도 검사에 의하여 피고인의 유죄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피고인에게는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바로 "무죄추정의 원칙"의 결론입니다. MC몽 사건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엄격한 유죄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못했으므로 무죄가 선고되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사재판이 아닌 재판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통진당 사건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사건은 형사재판이 아닙니다. 헌법재판소법은 그 심판절차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도에서 민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합니다(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제1문). 예외가 있는데 바로 탄핵심판 사건의 경우에는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이 준용됩니다(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 제2문). 즉, 헌법재판 중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된다고 할만한 간접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탄핵심판일 뿐이며, 나머지 헌법재판에 대해서 무죄추정의 원칙은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특히 정당해산심판이 정당에게 형사벌을 과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물론, 정당이 해산되고 정당재산이 몰수되는 등 그 효과가 유사하긴 하나 적어도 이를 형사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정당해산심판하는데 정당이 민주적 정당이라고 추정하면서, 반민주적 정당이라고 주장하는 법무부에게 입증책임을 형사재판에서보다 더 가혹하게 요구할 근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정당해산심판을 하는 헌법재판관들은 제출된 증거에 의하여 통진당이 반민주적 정당임이 입증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정당해산을 선고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물론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의 논리가 비약이라는 비판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정당이 반민주적이라고 할 때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어떻게 확정을 하고 통진당이 그에 반하는 정당이라고 판단했는지에 대해서 엄청난 논의가 있을 수 있는데 단기간에 그것을 끝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는 비판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MC몽에게는 무죄를 선고하는 법원에 비추어 헌법재판소가 통진당을 해산한 것은 잘못된 재판을 한 것이라는 취지의 위 포스팅의 결론은 그닥 설득력이 없습니다. 솔직히 MC몽 사건의 경우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죄추정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 저부터도 회의적입니다. 그런 마당에 MC몽 사건의 결론을 가져와서 통진당 실드를 치려고 하는 것(또는 헌법재판소를 비판하려 하는 것)은 한숨만 나오는 일입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이 일반 법원보다 훨씬 더 정치적인 판단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기관입니다. 헌법과 관련된 재판들은 성질상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사인간 또는 사인과 정부간 분쟁보다 정치적인/정책적인 고려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사건들입니다. 그래서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입장 등이 그 결론에 투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미국에서도 사실상 헌법재판을 하는 연방대법관들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주로 다루는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재판들이 "바로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정한 법" 등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헌법의 추상적인 조항들이 어떤 의미인지 확정하는데 "정치적", "정책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하물며 정당해산심판에는 당연히 정치적, 정책적 판단이 그 고려요소가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기에 헌법재판소=법원 이라는 공식을 가져다가 일반화한 결론을 들이대는 것은 무리한 일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게 됩니다.
보수화된 헌법재판소를 바라보면서 진보적인 판결을 기대하고, 보수적인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서 민주주의가 사망했다고 탄식하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글쎄요. 소수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기는 하지만 존중하는 데에도 헌법에 선을 그어놓았고, 그 선을 판단하는 권한을 헌법재판소에 주었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를 그 권한을 행사하였을 뿐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사망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10년전 쯤에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석을 믿고 한나라당이 탄핵발의를 하고, 그에 동조하는 민주당 때문에 실제로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청구가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탄핵사유가 될 수 없는 사소한 법률위반으로 탄핵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서 엄청 흥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탄핵발의한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였을 뿐인 것이고, 그 덕분에 탄핵역풍으로 국회의 의석분포가 정반대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만약 국민들이 헌재의 판결 결과를 마뜩치 않게 생각한다면, 다음 정권을 바꿔서 헌재의 구성에 진보적인 인사를 넣으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여론조사결과 등을 보면 통진당 해산에 찬성하는 비율이 64%입니다(국민 10명 중 6명, '통진당 해산은 올바른 결정' ). 통진당은 보수파 뿐 아니라 중도파 국민들이 생각하는 "역린"을 건드렸다고 생각합니다(물론, 통진당측에서는 조작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적어도 제가 접한 언론에서의 보도내용만으로는 그 모임과 모임에서 나왔던 발언전체를 부정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분단을 직접 겪은 세대가 살아남아 있는 나라에서 공당의 국회의원이 "전쟁시 무기를 들고 시설을 점거하는 방식으로 체제전복하자는 논의"를 하였는데, 그 국회의원이 속한 당이 그 모임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해서 문제가 된 국회의원을 제명/축출하는 것이 아니라 감싸고 돈다면 그 당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진보들의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2014년 12월 19일 금요일
지하철 유실물센터
아들놈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현장실습 가다가 가방을 지하철에 두고 내렸다고 합니다. 아침 8-9시쯤에 일어난 일을 지금에야 알린 것이 어처구니 없어서 "잃어버린게 9시경인데 지금에야 엄마아빠에게 이야기했느냐"부터 시작해서 싫은 소리를 늘어놓다가 저도 국민학교(제가 다닐 때는 국민학교였으니까요) 저학년 때부터 오락실에서 정신없이 오락 내지 구경하다가 신발주머니와 우산을 심심찮게 잃어버린(물론 가방 자체를 잃어버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경험자로서 너무 뭐라 할 일은 아닌 것 같아 일단 아빠가 찾아보겠다고 하였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4호선 지하철 유실물센터의 전화번호(지하철유실물센터 홈페이지)를 찾았습니다. 시청과 충무로에 각각 유실물센터가 있더군요. 아들놈이 아침에 탄 것이 4호선이므로 충무로역 유실물센터에 일단 전화를 했습니다. "검은색 나이키가방"은 들어온 것이 없다네요. 그러시면서 4호선은 사당역까지이므로 그 이후까지 운행되는 차량에 있던 유실물은 안산역 유실물센터에 알아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산역 유실물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내용물이 "장갑과 빼빼로"인 검은색 나이키 가방이 있다고 합니다. 내일 찾으러 간다고 하였습니다.
유실물센터에 가방이 있어서 다행이고, 현장학습 간다고 들뜬 마음에 가방도 지하철에 놓고 다니는 중1아들이 아직은 어린애이긴 한 모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막상 아빠 도움 필요없다고 하는 나이가 되어버리면 어쩐지 서운할 것도 같습니다.
2014년 12월 18일 목요일
두통
일을 하다가 보면 가끔씩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아플 때가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크게 두세가지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첫번째가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스트레스(집중을 하면 두통이 온다고 하니 선배 변호사님께서 그건 목근처 근육이 경직되어서 머리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시더군요), 두번째가 탁한 공기(또는 부족한 산소량) 정도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겨울이라 환기를 제대로 안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사진과 같은 온풍기로 온도조절을 하다보니 한두시간 집중해서 서면을 쓰고 나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보통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을 한두알 먹고 30분 정도 지나고 나면 두통은 가라앉는 편입니다. 물론 쓰던 서면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하게 산책을 하거나 하면서 두통이 가라앉기도 합니다.
항상 스트레스 없는 삶, 규칙적으로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장치 모두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100%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일 것입니다. 스트레스 없는 일상보다는 적당한 긴장이 부여되는 것이 사람사는 것 같을 것이므로 두통을 무릅쓰고 무리를 해서 서면을 써야 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겠죠. 차선책으로 온풍기를 끄고 종종 창문을 열어 10-20분이라도 환기를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도 강구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2014년 12월 15일 월요일
프리샷 루틴
점수도 줄이고 매너있게…프리 샷 루틴 방법
골프용어 중 프리샷루틴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골퍼들이 스윙을 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하는 동작을 말하는 것입니다. 골프장에 처음 가서 사람마다 약간씩 다른 프리샷루틴을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 중에 하나이지요. 사실 골프장에 처음 갔을 때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드라이버 스윙을 하려면 장갑, 골프공, 티 등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장갑을 끼고, 티잉 그라운드에 가서 티와 함께 공을 놓고, 빈스윙을 몇번 한 후 드라이버를 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처음 가서는 이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장갑도 항상 일정한 곳에 두고, 공도 미리 챙겨놓은 다음 자신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프리샷루틴에 따라 스윙을 하게 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니 프리샷루틴을 정해 놓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 생각을 하였었습니다. 물론 시간단축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골프장의 사정상 각 팀의 티오프 사이의 간격을 여유있게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골퍼가 샷을 하는데 시간을 끌게 되면 뒷팀이 금방 따라와서 눈치를 주고, 그 경우에 통상 아마추어 골퍼들은 동반자들 외에 갤러리가 생겨서 그렇지 않아도 자신없는 샷에 힘이 더 들어가기 일쑤여서 미스샷의 확률이 높아져서 당해 팀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프리샷루틴을 행함으로써 시간단축이 된다는 것은 프리샷루틴을 해야 하는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장에 왠만큼 나가본 지금에 와서 "프리샷루틴"에 대해서 드는 생각은 시간단축 뿐 아니라 프리샷루틴 그 자체로 샷의 일관성과 골퍼의 퍼포먼스에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떠한 행위를 반복할 경우에 그 행위가 있을 때마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를 하는 것보다 준비하는 예비동작을 습관으로 만들어 놓으면 그 행위 중에서도 핵심적인 동작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비단 골프 뿐 아니라 어떠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다른 운동에도 적용되고 나아가 일상생활에서도 프리샷루틴에 해당하는 습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아침에 집에서 나올때 항상 네개의 주머니에 네개의 물건을 넣고 그 물건이 들었는지 확인을 합니다. 왼쪽 양복주머니에는 지갑, 오른쪽 양복주머니에는 명함지갑, 왼쪽 바지주머니에는 자동차키, 오른쪽 바지주머니는 핸드폰이 그것입니다. 네군데를 확인해서 빠진 것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현관문을 나서게 되면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지갑을 놓고 왔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도 출근이라는 샷에 대한 프리샷루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써놓고 보니 일상생활도 골프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무엇인가 한가지의 취미에 몰두하는 것도 삶을 행복하게 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자기합리화해보고자 합니다.
2014년 12월 11일 목요일
IT 블로거 독거노인
블로깅을 하면서 미식 분야에서 저렇게 먹고 다닐 수 있으면 여한이 없겠다 순위로 따질때 팻투바하가 독보적이라고 한다면 IT 분야에서는 블로거 독거노인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 분의 블로그를 처음 찾아본것도 4-5년은 된 것 같네요.
독거노인 또한 네이버블로그(독거노인의 GOOD REVIEW)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이며, 꽤 오래전부터 오디오 평론가로 알려져 왔습니다. 현재는 라디오방송과 케이블 TV 등에 고정으로 나가고 계신 프로그램도 꽤 되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매거진(홈페이지 : 오디오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오디오와 IT 기기에 대한 최고급의 취향을 맘껏 과시할 수 있고 과시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 취향이 오디오 스피커 시스템을 갖출 정도로 고급은 아닌데, 이분을 통해서 PC 사용환경과 오디오시스템을 국내 최고급으로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지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에 가서 샤넬백을 살 것은 아니지만 얼마인지는 꼭 물어보거나 가격표를 확인하는 심뽀라고나 할까요. 물론 저는 막귀이므로 오디오시스템은 전혀 부럽지 않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맥북프로나 아이맥 등이 등장하면 바로바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이분의 행동력(을 가장한 재력!!!)입니다. 이번에도 아이맥 5K가 발표되자 마자 구입하셨다며 개봉기를 똭(5K 아이맥 오픈박스) 올리셔서 츄릅 군침만 흘렸습니다. ^^*
아이맥 2대를 병렬로 연결하여 총 4대의 모니터를 사용하고, 곳곳에 태블릿과 하드디스크가 난무하며 PC-Fi 오디오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진 이분의 작업공간(다음 포스팅 참조)을 한번 살펴보시면 잊혀졌던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나시면 찬찬히 이분의 블로그를 구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감히 IT 덕후에게 신세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14년 12월 10일 수요일
[골프] 잭 니클라우스
'빠른 백스윙을 하는 사람치고 플레이를 잘하는 사람 없다'
- 잭 니클라우스
웹서핑을 하던 중 이런 골프격언을 보았습니다. 스윙하는 것 자체만으로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 초보 때는 저런 격언이 별로 보이지도 않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요새는 백스윙을 빨리 하면 결과가 안좋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아서인지 대가의 말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실감하게 되네요.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를 모르는 사람조차도 익히 들은 바 있는 유명한 골퍼입니다. 선수로서도 성공적이었는데 골프장 설계자로서도 성공하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그의 이름을 딴 잭니클라우스 GC(홈페이지 : 잭니클라우스 GC), 잭 니클라우스가 각국에 설계한 골프장의 특징적인 홀을 가져와서 만들었다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GC(홈페이지 : 베어즈베스트 청라 GC)가 운영중이니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그의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자신을 소개한 글의 두 문단만 소개합니다. "세기의 골퍼"로 불리네요. 그 정도의 인지도를 쌓은 골퍼는 현재 "타이거 우즈"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No name is more synonymous with greatness in the sport of golf than the name Jack Nicklaus,
and no single person has changed the face of the sport more than Jack Nicklaus—the player, the
designer, the philanthropist, and the good-will ambassador.
Jack, 74, was named “Golfer of the Century” or “Golfer of the Millennium” by almost every
major golf publication in the world. He was also named Individual Male Athlete of the Century by
Sports Illustrated, and one of the 10 Greatest Athletes of the Century by ESPN.
2014년 12월 8일 월요일
크리스마스 카드와 우표
전화와 문자 그리고 이메일이 편지와 카드의 자리를 대체한지도 꽤나 된 것 같습니다. 더이상 친구나 친지들과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을 주고 받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고, 카톡 명절인사도 스팸취급당하는 걸 보며 섣불리 돌리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인듯 보이기도 합니다. 문자나 SNS 등으로 사람들은 더욱 가까워진 만큼 특별한 용건이 없을 때 소식을 전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무언가 모를 아쉬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말엔 둘째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 선생님께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라고 강요(!)하여 크리스마스카드와 우표를 사 주었습니다. 정말 우표는 몇십년만에 산 것 같네요. 요새 시내로 보내려면 300원짜리 우표를 붙이면 된다고 합니다. 저도 연말연시를 맞아 손글씨로 된 카드를 한번 보내볼까요. 과연 귀차니즘의 높은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합니다.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눈온 날 사무실
눈이 온 날이면 사무실 창 밖으로 사진을 찍곤 했는데 막상 찾으려니 몇 장 나오지가 않네요.
위의 두개의 사진은 전 회사 사무실(아마도 5층과 11층 정도였을 걸로 기억되네요)에서, 하나는 지금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무래도 지금 사무실은 건물 벽이 가로막혀 있어서 조망이 좋지는 않은데, 책상에 앉아 있으면 건물 옆으로 하늘이 보이기는 하는 정도입니다. 눈오고 나니 본격적인 겨울 시작입니다. 감기몸살 조심하시고 즐거운 연말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2014년 12월 4일 목요일
에이전트 제도
대학교 다닐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프로선수의 에이젼트라는 직업을 다룬 영화 "제리 맥과이어"가 유행하였었습니다. 운동에 전념하는 선수를 대신해서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는 일을 하는 직업인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없었습니다. 매년 연봉을 정할 때 프로선수의 아버지가 연봉을 백지위임했다는 것이 신문기사로 나오곤 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대학 동기 중 하나는 스포츠에 매우 관심있어 했었는데, 자신이 우리나라의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어보겠다고 이야기하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러던 중 오늘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날아온 이메일을 보고 우리나라에 스포츠에이전트 제도가 없었던 이유가 KBO 규약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관련기사, 프로야구 에이젼트 제도 조속시행 촉구).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권고가 꽤 오래 전에 있었는데 전혀 시정이 되지 않는 상태였네요. 그래서 이번에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KBO에 에이젼트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물론 이로 인하여 선수의 권익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무엇보다 변호사가 독점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시장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보험회사 등의 소송담당 직원을 지배인으로 선임하는 관행에 대하여 변호사업계에서 제동을 거는 것(관련기사, 국내 최대손보사 지배인 26명 해임... 이유는)도 비슷한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얼마 있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프로구단에 협상하러 들어가서 연봉을 백지위임하였다는 기사보다, 슈퍼 에이젼트가 이번엔 자신의 선수의 연봉을 얼마나 받아냈다고 회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4년 12월 3일 수요일
한라산 백록담 찍고 오기
올초 사촌동생들과 당일치기 무등산 서석대 찍고오기에 성공한 이후 반은 빈말로 "다음엔 한라산 백록담을 찍고 오자"고 했었는데, 등산한지도 꽤나 오래 되었고 사촌동생들도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싶고 해서 약 한달 전에 제주행 비행기 왕복편을 예약했습니다. 11월 말이면 잘하면 눈 내리는거 맞으면서 겨울산행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눈오기를 은근 기대도 했었지요. 어쨌든 비행기표 예약한 것 외에는 전혀 아무런 준비도 안하다가 금요일 오후 제주도로 출발했습니다.
통로측에 앉았기 때문에 야경은 창문으로만 감상.. 에어부산은 처음 타본 듯하네요.
광주에서 오기로 한 동생들과 공항에서 만나 일단 내일 등산하면서 먹을 물과 음료 등 먹거리, 무엇보다도 2014년 최고의 발명품 셀카봉을 사기 위해 이마트 신제주점으로 이동합니다.
셀카봉과 블루투스로 사진을 찍는 버튼을 함께 구입합니다. 셀카봉은 180센티미터 정도로 늘어나서 일반적인 사진과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일단 식량을 마련하였으니 배를 채우러 고고씽. 저녁메뉴는 제주오겹살입니다. 녹두장군님께서 점지해주신 이마트 신제주점 근처 "돈대표"로 낙찰(관련 포스팅 [제주/노형동] 돈대표 - 흑돼지 오겹살).
제주도에 오면 한라산을 마셔주는 센스 ㅎㅎ 두툼한 오겹살과 순두부찌개에 공기밥까지 배불리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숙박은 사촌동생이 이미 예약한 "그린데이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4인실 1인당 18,000원이었는데, 제주도를 소규모로 여행하는 젊은 친구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거실에서 정보도 교환하고 간단한 음식도 만들어 먹고 할 수 있는 "민박집"이더군요 ㅎㅎㅎ 씨리얼과 계란, 토스트, 쨈 등이 오전 7-10시까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하던데 저희는 7시 이전에 길을 나서야 되어서 맛보진 못했습니다. 도착시간도 소등시간(11시) 바로 직전이어서 젊은 친구들과의 교류는 다음으로 기약하고 간단히 씻고 취침에 들어갔습니다.
오전 6시에 기상해서 간단히 준비하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합니다. 근처에 "옆구리터진올레김밥"이 7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여 아침으로 라면과 김밥을 먹고 점심으로 먹을 김밥 4줄을 쌌습니다. 특이하게 멸치김밥메뉴가 있습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성판악행 780번 버스(운행간격 10분)를 탑승하여 30분 정도 가서 성판악 탐방로 입구에 도착 후 산행을 시작한 것이 오전 8:38. 1시간 정도 별다른 임팩트 없는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아침엔 날이 흐려서 안개/구름에 가려진 경치밖에는 구경할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속밭 대피소
속밭 대피소에서 진달래 대피소까지가 꽤 경사가 있는 길이어서 힘이 듭니다.
진달래 대피소는 컵라면(1,500원)을 팔기 때문에 싸온 김밥과 함께 먹는 계획이었지만, 11시경에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해서 아침에 먹은 김밥/라면이 소화도 안되었을 뿐더러 급경사에 너무 힘이 빠져 별로 점심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20분동안 앉아 쉬면서 물과 음료수만 들이키다가 천하장사 소세지와 에이비씨 초컬릿으로 당만 보충하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 날씨는 구름이 걷히면서 개기 시작합니다.
숲길을 30분 정도 더 걸어올라가면 시야가 확트인 공간이 펼쳐지는데, 산 아래로 제주시/바다/하늘이 한눈에 보이는 조망이 매우 시원합니다.
백록담을 800미터 정도 남겨둔 곳에서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드디어 백록담
"해가 기울어 가 보지 못하고, 산허리에서 옆으로 걸어 동쪽으로 석벽을 넘는데, 벼랑에 기미처럼 붙어서 5리쯤 내려갔다. 다시 산남으로부터 서지로 돌아들다가 안개속에서 우러러 보니, 깎은 듯이 하늘에 치솟아 있는데, 기괴하고 형형색색인 것이 석가여래가 가사와 장삼을 입은 형용이었다."
관음사코스 탐라계곡 대피소
1시 반 정도부터 하산을 시작하여 관음사 입구에 도착한 것은 4시 반경이었습니다. 돌산에 발바닥이 배겨 하산 막판 1시간은 곳통의 행군이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몸이 힘들어 경치는 out of 안중이었기 때문에 남아 있는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6시 비행기의 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바로 공항에 가서 탑승권을 발급 후 면세점 쇼핑할 기력도 없고 하여 오메기떡만 하나 사 봅니다.
이제 한라산 등산코스 네군데를 다녀왔으니, 혹시 한번 더 간다면 눈꽃이 핀 겨울산행, 진달래가 만발할 때의 봄산행 정도를 가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려오면서는 항상 욕을 한바가지씩 하면서 다녀오면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신기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라산 등산코스 짧은 정리
영실코스 : 영실휴게소-병풍바위-윗세오름-남벽분기점(5.8km) 윗세오름을 통해 돈내코코스와 만남/초보자-가족단위 산행에 적합
성판악 코스 : 성판악탐방안내소 - 속밭대피소 - 사라오름입구 - 진달래밭 - 백록담(9.6km) 백록담을 통해 관음사코스와 만남/비교적 완만한 코스
관음사 코스 : 관음사지구야영장 - 탐라계곡 - 개미등 - 삼각동 대피소 - 백록담(8.7km) 백록담을 통해 성판악코스와 만남/성판악 코스에 비해 급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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