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4일 목요일

에이전트 제도


대학교 다닐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했던 프로선수의 에이젼트라는 직업을 다룬 영화 "제리 맥과이어"가 유행하였었습니다. 운동에 전념하는 선수를 대신해서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는 일을 하는 직업인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없었습니다. 매년 연봉을 정할 때 프로선수의 아버지가 연봉을 백지위임했다는 것이 신문기사로 나오곤 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대학 동기 중 하나는 스포츠에 매우 관심있어 했었는데, 자신이 우리나라의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어보겠다고 이야기하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러던 중 오늘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날아온 이메일을 보고 우리나라에 스포츠에이전트 제도가 없었던 이유가 KBO 규약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관련기사, 프로야구 에이젼트 제도 조속시행 촉구).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권고가 꽤 오래 전에 있었는데 전혀 시정이 되지 않는 상태였네요. 그래서 이번에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KBO에 에이젼트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물론 이로 인하여 선수의 권익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지만 무엇보다 변호사가 독점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시장이 늘어나는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보험회사 등의 소송담당 직원을 지배인으로 선임하는 관행에 대하여 변호사업계에서 제동을 거는 것(관련기사, 국내 최대손보사 지배인 26명 해임... 이유는)도 비슷한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얼마 있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프로구단에 협상하러 들어가서 연봉을 백지위임하였다는 기사보다, 슈퍼 에이젼트가 이번엔 자신의 선수의 연봉을 얼마나 받아냈다고 회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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