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3일 수요일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의 연재종료
2008년인지 2009년인지 쓸데없는 것을 집안에 쌓아놓는 것을 무지 싫어하는 아내의 완강한 반대를 뚫고 일주일 중 적어도 일요일 아침에는 신문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실천할 수 있게 해주는 "중앙선데이"를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평일 신문은 당연했지만 일요일에는 신문도 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아직도 많이 퍼져 있을 때인데, 인터넷 등을 통해서 외국 특히 미국(US Today)에서는 일요일판 신문이 내용도 풍부하고 심도깊은 기사를 다루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는 이야기를 듣던 터라 중앙선데이의 창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달에 4,000원 정도 하는 구독료는 큰 부담도 아니라는 생각에 과감히 구독을 시작하였지요. 구독을 시작해서 일요일 아침 빵집에서 사온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면서 한면 한면 훑어보던 것이 어느덧 5년도 더 지난 일이 되었네요.
구독 초기부터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칼럼(또는 꽁트)이 바로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였습니다. 저자가 결혼 정보회사의 기획부장으로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감정들을 잘 잡아내어서 반전과 함께 전달해주는 꽁트들은 일요일 아침의 분위기를 더욱더 아늑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김상득의 인생은 즐거워" 칼럼이 2014년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습니다(마지막 칼럼).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신문사나 저자나 사정이 있었겠지요. 마지막 칼럼에서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을 옮겨봅니다. 다른 매체, 다른 형식으로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 메일함에는 ‘마지막 인사’라는 폴더가 있다. 퇴사하는 동료들이 마지막으로 보내온 메일을 모아둔 것이다. 내가 그 메일들을 따로 보관하는 이유는 가끔 메일함을 정리할 때 그 메일들이 다른 메일과 함께 삭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메일들은 ‘마지막 인사’니까.
나는 체조경기, 가령 뜀틀경기에서 도약한 선수가 멋지게 공중회전을 한 다음 약간 불안정하게 착지했을 때, 그 때 자세를 가다듬어 양다리를 모으고 양팔을 펼쳐서 취하는 마무리 포즈를 좋아한다. 그 포즈에는 ‘착지가 다소 불안했지만 여전히 멋진 선수라는 사실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선수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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