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6일 수요일

국제변호사?

신문기사에 법조인이 되려는 분들 중 자신의 꿈이 "국제변호사"가 되는 것이라고 밝히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국제변호사 라는 타이틀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추측건대,  국제변호사는 한국변호사 또는 외국변호사로서 국제통상 등이 문제가 되는 분쟁에서 국가를 대리하여 협상하고 교섭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국제변호사"라는 타이틀로 활동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굳이 나누자면 한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한국변호사와 미국 등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외국변호사"가 있다고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한국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에게 한국 법제에 대하여 외국어로 설명하거나 외국에 투자하려는 한국인이 외국에서의 인허가나 계약 협상 등을 진행하려할 때 의사소통이 되는 외국변호사가 있으면 매우 업무처리의 효율이 좋아지므로 외국변호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해 왔고, 실제로 대형로펌에는 한국변호사수의 1/5 정도 되는 숫자의 외국변호사가 고용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외국변호사는 그 변호사 자격을 부여한 외국에서는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있지만 한국 내에서는 한국변호사 자격이 없는 이상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국법자문사"로 등록을 한 외국변호사만이 당해 외국의 법률문제에 대해서 자문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법자문사법이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르면 외국에서 변호사로 3년 이상 실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외국변호사만이 한국에서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대형 국내로펌들에 고용되어 업무를 수행하는 외국변호사들은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외국에서 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바로 국내로펌에 채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외국법자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외국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실제 고객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되고 한국변호사의 자문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여야만 외국법자문사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로펌 중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하지 않은 외국변호사가 업무를 수행하게 한 로펌에 대하여 진정이 들어가서 징계절차까지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 외국변호사들도 힘들겠네요.


참조: 법률신문, 로펌 소속 '외국변호사' 업무 관련 첫 진정, 2014. 2. 2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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