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9일 금요일

[책 소개] 파운데이션




아이작 아시모프, 파운데이션, 황금가지(2013)

작년(2013년) 한해동안 읽었던 책 중에 가장 감명깊었던 책을 꼽으라면, 저는 파운데이션 7부작을 꼽고 싶습니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번역되어 있었던 것을 모아서 다시 번역하여 나왔기에 SF 소설을 나름 좋아한다고 했지만 들춰보기에는 너무 유명한 작품이었던 파운데이션 씨리즈를 독파해 보기로 마음먹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감명깊은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20대 초반일 당시 이영도 작가가 "드래곤라자"라는 소설로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의 서막을 열었을 때, 그가 이 소설을 참조했구나 하는 것을 거의 20년이 지나서나마  깨달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소설의 각 장을 "---사전"에서 인용하는 형식을 드래곤라자에서 처음 보았고 매우 맘에 들었었는데, 이런 형식은 이미 1960-1970년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에서 쓰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세계 자체를 통째로 창조해 내는 것, 창조해낸 세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발전상을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이를 통해서 우리가 살 미래는 어떨 수 있겠다고 예측해 보는 것(그리고 작가가 창조해 낸 것과 비교하는 것) 모두 이 책을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감흥들입니다.

6부의 아래 부분을 읽을 때는 소름이 돋았는데,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스포일러가 될테니 자제하겠습니다. SF 거장의 수십년에 걸친 창작의 결과물은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셀던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포옹했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그녀에게 가까지 가져갔다. 그녀가 외면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고 있었다. 
도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천천히. 부드럽게. 그러다가 아주 정렬적으로. 그러자 그녀의 팔이 갑자기 그를 꽉 끌어안았다.
그가 입술을 떼자 그녀는 미소를 머금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한 번 더 해주세요. 해리."

아이작 아시모프, 파운데이션의 서막(파운데이션 시리즈 6권), 6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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